어른으로 산다는 것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저자의 책 중 세번째로 보게 된 이 책은 최근에 본 '하이힐 신고 독서하기'에서도 거론이 되었었고, 메일로도 받게 된 이 책의 글귀를 보면서 봐야겠다 싶어 마침내 보게 되었다.

사실 어른으로 산다는 것에 쉽지 않음을 느낀지는 최근 일이년 사이에 심경의 변화가 많으면서 나 스스로 많이 생각해 본 문제였다. 모든 건 생각대로 되고 맘만 먹으면 뜻대로 이뤄진다는 믿음과 자신감으로 똘똘뭉쳤던 내게 세상일은 때론 내 맘대로 안될때가 있다는 걸 경험하면서 냉소와 자포자기로 변해가는 내 모습을 보며 생기가 없어진다는 걸 느끼곤했다.

내 맘대로 되는 일이 없다해서 좌절할 필요도 없고, 뜻대로 이뤄지기만 했던 지난 날들을 회상만 한다해서 현실에서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이 책에선 각종 소설과 시를 빗대어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았는데, 피터팬 신드롬의 몇 가지 증상을 열거한 것을 보니 내게도 어느정도 피터팬 신드롬이 있었다는 걸 느꼈다.

나이듦이 싫고 언제까지나 보호받고 뭐든 내 뜻대로 될 수 있는 나만의 네버랜드를 꿈꾸고 있던 난 나이는 먹었어도 마음과 모습은 성장을 멈춰버린 피터팬과 다를 바가 없었다.

나이가 먹으면서 지혜와 덕을 갖춘 성인이 되어가는게 아니라

점점 더 내 뜻대로 안되는 현실을 비관만했던 난 마음은 노인보다 못한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고, 세상일에 이렇다할 흥미도 사는 의미도 못 느끼는 감정이 메말라가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 두려우면서도 나이듦이라 그런가보다 했는데, 이 책을 보니 그것도 병이었다.


모든것에 시큰둥하게 되면 권태라고 한다.

인생에 대해 중년도 아닌 한창 활발할 나이에 권태를 느끼며 산다는건 생명이 없는 삶과도 같다. 그래서 다시 삶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하고 싶던 일, 나의 꿈,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하나씩 재미를 붙여가며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보내려 하고 있다.

친구들이 변했다며 언제까지나 내 얘기에 귀 기울여 줄거라 믿던 마음도 어린 마음에서 였다는것도 알았다.

무작정 서운하기만 했건만, 친구들도 각자의 가정을 꾸리며 삶을 살아가고 있는것을, 그래도 나의 친구들로 그 자리에 있는데도 난 예전과 같지 않음에 혼자 서운해하고 상처받고 세상에 혼자인 것만 같고, 나만 변하지 않은것처럼 울적해하곤 했었다.

이젠 어느정도 그러한 생활에 익숙해졌지만, 이 책을 통해 울적했던 이유를 알았다. 난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통을 앓던 것이다.

그래서 전과 다른 내 모습, 환경, 사람들에 대한 서운함과 의견차이 등등에 대해 나와 다르면 배척하던 예전의 나완 다르게 이젠 다양성을 인정하게 된다. 단지 나와 어떤 부분에 대해 생각이 달랐을 뿐...또한, 다름으로 인해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것도 많았단 걸 깨달으며...

 어른이 되어간다는 건 내게 좋은것과 필요한 것만 경험하는 것이 아니며, 남일로만 느끼던 일도 겪어가며 인생에 한 올 한 올 색실로 짜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최근 몇 년 사이 알게 되었다.

그 동안 누려왔던 행복과 기쁨이 언제나 내 것만은 아닐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아픔도 나의 아픔이 될 수 있는 현실과 맞서며, 그 사람들의 경험이 언젠가 나의 고통이 될지 모르는 삶에 예행연습이 되는 것임을 이젠 안다. 그래서 다양하고 폭넓은 인간관계가 도움이 되는 건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행복한 사람들끼리만 있으면 남의 고통은 모를 수 있고, 너무 불행한 사람들끼리만 있어도 우울해서 삶은 작은 것에서도 행복을 찾는 거란걸 모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나이든다는건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포용력과 폭넓은 사고가 생기는 장점도 있으니까...

요즘들어 부쩍 주변 사람들이 누가 어떻고 일이 어떻고란 얘기를 해오면 그러려니해~ 그건 니 생각이고~라는 말을 자꾸 하게 된다.

인간관계, 인생에 답이 없다. 내가 내린 답은...누구나 그냥 그 사람은 그러려니 생각하면 그만이고, 인생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니 아둥바둥 다른 사람 의식하면서 나 자신을 피곤하게 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모든 걸 포기한 듯이 살지 말고, 작은 것에도 기쁨을 느끼며 현재의 나 자신에 만족하며 행복해지자고 다짐했다.

변화의 과도기에 있는 내게 이 책은 어른이 되어가는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해준 것 같다.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나 중년에 인생이 허무하다 느껴지는 사람들도 보면 좋을 책같다.

어른이 된다는 걸 두려워말고 독립적이고 깊이 있는 사고를 갖고

세상을 의미있게 바라보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이고, 그 인생에 책임질 사람도 나란 걸 잊지말고 하루하루 주어진 내 일에 감사하며 즐거움을 찾자...

그러다 보면 아무리 세상이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해도 나의 꿈과 의지를 꺾지는 못해서 어느새 난 목표에 도달해 있을거라 생각한다.   


얼마 전 방송에서 한비야 님이 그랬다. 가슴뛰는 일을 하라고...

정말 내 열정과 가슴이 뛰는 일을 하려면 지금 현실에 최선을 다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고 격려해야 할 사람은 오직 나 뿐이다.


다시 세상 모든 일에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하루를 시작해야겠다.


사소한 것에서도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성숙한 어른으로서 마음의 여유를 찾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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