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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메이드쿡 - 우사기의 원플레이트 가정식
남은주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어렸을 때 부터 유난히 '요리'라는 것과는 아주 거리가 먼 나였다.
보통의 여자들을 보면 집에서 아주 간단한 요리라도 한두가지씩은 해보기 마련인데,
유난히 주방 출입을 못하게 했던 엄마의 영향인지 나이를 먹어서도 라면 물도 겨우 맞추는 정도.
부끄러운 얘기지만 라면 한 개는 워낙 자주 끓이다보니 물을 맞출 수 있지만,
라면 두 개를 끓일라치면 물 양을 못맞춰서 혼란에 빠지곤 했었다.
그런 나에게 요리와의 정면 대결이 다가온 순간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결혼'이었다.
현재 신혼 6개월차.
내가 해 본 요리의 갯수는 손에 꼽을 정도이지만 나름 많은 발전이라 생각한다.
한 때는 내가 한 음식의 맛을 보고는 좌절한 적도 있었고 너무 맛있어서 신기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점점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핑크빛 예쁜 표지에 간단한 레시피들이 담겨있는 이 책은 당연히 관심 1순위.
특히 신랑이 출근한 뒤에 혼자 먹게되는 아침과 점심을 대충대충 차려먹는 나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다.
이 책에서는 아침, 브런치, 점심, 티타임, 저녁에 내놓을 만한 레시피들을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알기 쉽게 정리해놓았다.
특히 중간중간 나오는 '부엌이야기'에서는 초보 주부인 나로썬 생각하지 못했던
그릇이나 식기들 그리고 테이블 코디에 관한 글들이 있어서 마치 신세계를 만난듯한 기분이었다.
혼자 먹는 식사일수록 예쁘게 차려놓고 먹어야 한다는 작가의 글에 내심 뜨끔하기도 했다.
사실 요리 왕 초보인 나에게는 생소한 재료나 소스의 이름들이 많았다.
그도 그럴것이 음식들이 한식 위주가 아닌 일본식과 서양식 위주였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작가분이 유학생활을 하고 일본에 거주하기 때문이지 않은가 싶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것은 그냥 레시피들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요리 하나 하나에 이야기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다.
책을 읽으며 이 작가분이 다음엔 요리를 소재로 한 소설이나 에세이를 쓰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만큼 조근조근한 그 글들이 참 좋았다.
요리를 하며 행복해 하는 그 마음에 내 마음까지 물들것만 같았다.
참 부럽고 참 닮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