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오지 않으면 만나러 가야지 - 루앙프라방에서 만난 산책과 위로의 시간들, 개정판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나에게 당장 가고 싶은 여행지를 꼽으라면 1위 인도 2위 라오스를 꼽을것이다.

사실 배낭여행이라는 것을 하기 전까지는 라오스라는 나라가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었다.

라오스를 다녀온 누군가의 말을 듣고부터 관심이 생기기 시작해서,

라오스 여행기를 읽고 사진을 보면서부터는 꼭 가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묻는다.

왜 하필 인도였냐고.

글쎄..그들에게선 우리와는 다른 어떤 순수함이 느껴져서 좋았다고 말한다.

인도를 떠올리면 흙냄새가 느껴진다.

그리고 라오스 역시..나에겐 흙냄새가 느껴지는 고향같은 느낌이다.

 

이 책의 본문 소개 글을 보면서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루앙프라방'이라는 사랑스러운 이름처럼 소근소근 속삭여주는 듯한 글들이 참 좋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스타일의 글이었다.

여행에세이를 읽다보면 대체로 그 여행지의 정보를 많이 알게되는 책이 있기도하고,

그 여행지의 냄새와 공기과 소리를 느낄 수 있는 책이 있기도한데

바로 이 책이 그런 책이었다.

작가가 느끼는 그 순간 순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라오스의 시골 마을에서 하늘 가득히 수놓은 별들과 반딧불이를 보는 장면에서는

읽고 있는 나마저도 행복해지는 것 같았다.

몇번이고 곱씹어 읽고 싶은 글들,

가만히 바라보고 싶은 사진들.

아직 가보지는 못했지만 라오스는 분명히 나와 아주 잘 맞는 나라일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 생의 어느 한때라도 이토록 간절한 기도의 순간이 있었던가.

 

나는 다만 당신의 식은 사랑을 걱정했고

갚아야 할 것으로만 이루어진 혹독한 인생을 탓했고

지난밤에 꾼 나쁜 꿈만 두려워했다.

대책 없이 맨발로 걷는 삶만을 꿈꾸었고

내가 손에 쥘 수 없는 것들만 부러워했다.

내게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들만을 열렬히 그리워했다.

 

걱정하지 말고, 탓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부러워하지 말고

그리워하지 말도록 해보자.

보고 싶어도 조금 참고

선뜻 손 내밀지 말고

그저 손가락을 만지작거려보는 일.

당신이 그저 잘 있기를 덤덤하게 바라는 일.

당신 쪽으로 슬며시 마음 한쪽을 밀어두는 일.

그런 것들이 가슴에 쌓이고 쌓이면 탑이 되거나

벽에 그려진 애틋한 무늬가 되기도 하니까.

 

-p.280


 


 
마음의 위안이 필요할 때,

어딘가로 문득 떠나버리고 싶을 때,

한 템포 여유를 갖고 싶을 때,

하지만 떠날 수 없을 때.

그런 때가 생기면 이 책을 다시 한 번 차근 차근 읽어보고 싶다.

자꾸만 훌훌 털고 떠나버리라고 유혹하는 내 마음의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어찌됐든 책을 읽고 있는 순간 순간 그곳에 가 있는 듯한 기분이라도 느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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