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위하여 - 암, 호스피스, 웰다잉 아빠와 함께한 마지막 1년의 기록
석동연 지음, 김선영 감수 / 북로그컴퍼니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네이버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카페를 알게 된 것은 KBS다큐멘터리의 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사연들 앞에서 함께 눈물을 흘렸는데, 올해 7월 갑자기 암환우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평소 건강하나는 자신이 있었고, 매주 산행을 즐기시던 아버님께서 6월에 신장에 물혹이 있다는 소견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가 시술 후에도 열이 잡히지 않았고, 많은 검사 끝에 "암" 진단을 받으시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조직검사를 하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오히려 담담했습니다. 요즈음 체중이 많이 빠지고 옆구리쪽이 많이 아프시다고 하셨는데, 하면서 '치료를 받으면 되겠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과에서 바로 종영내과로 가라고 해서 종영내과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교수님 말씀이 "원발부위를 알 수 없는 간전이암입니다. 암이라는 것이 원발이 분명한 암인데, 이 암은 어디서 부터 시작이 되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원발부위를 먼저 찾아야합니다. 제일 빈도가 많은 폐,위,대장 순으로 찾을 텐데 찾는데만 시간을 보낼 수가 없으니 찾으면서 치료 계획도 세워야 합니다. 원발부위 불명암인 경우 몇%는 부검을 해도 안 나올 수 있으니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조직검사 결과를 보려 간 병원에서 들은 얘기는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원발부위 불명암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한 암이 아버님 몸속에 있는데 정확하게 원발부위를 찾을 수도 없을 거라는 얘기에 모든 가족들이 집단 패닉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당장 입원을 해서 원발부위를 찾아야 한다는 교수님의 말씀에 아버님을 병실에 두고 집에 와서 인터넷 사이트를 다 뒤졌습니다. "원발부위 불명암"이라는 단어로 검색을 해서 읽을 수 있는 내용을 다 읽어보았습니다.그리고 "아름다운 동행" 카페에 가입을 했습니다. 그 다음 날 출근을 했는데, 시어머니께서 다급한 소리로 병원에서 환우 직계가족 포함 모든 가족들을 병원으로 오라고 했다며 오열을 하셨고, 큰아버지,작은아버지포함 모든 가족들이 병원에 모였습니다. 의료진은 아버님의 팻시티를 보여주며 이런 경우 고식적인 항암을 할 수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최종 진단을 받은 아버님은 말없이 화장실로 가셔서 한참을 나오지 않으셨고, 한참 만에 나오셨습니다. 의사의 오진이길 간절히 바랬지만, 걸어서 입원을 하셨던 아버님은 항암 주사 한 번 맞고 집으로 오신 다음 날부터 전혀 걸으실 수가 없었고 결국 집에 오신 지 3일만에 다시 병원 응급실을 가시고 다시 집으로 오시고 싶어하셨지만 끝내 오시지 못하시고 일주일 병원에 계시다가 소천을 하셨습니다. 병원에서 이번 주가 고비라고 한 다음 날 아침부터 아버님 상태는 좋지 못했고, 결국 아가씨 얼굴을 보고 나서 급격히 나빠지시더니 결국 숨을 거두셨습니다.

 

책을 보면서 순간 순간 아버님의 상황이 떠올라서 감정이 복받쳤습니다. 만화라서 유쾌한 부분도 많아 웃음코드도 많았지만, 모든 순간순간을 다 겪고 난 후에 보는 책이라 웃을 수 만은 없었습니다.

'만약에 아버님도 초기가 암을 발견을 해서 수술을 하고 항암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 이겨낼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우린 처음 안 그 순간부터 한달도 안된 시간 밖에 허락되지 않아 당황하고 어떻게 하는 순간 모든 게임이 다 끝나버렸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되었습니다. 암을 초기에 알았던, 말기에 알았던 암환우가 되고 그 가족이 되고 떠날 준비&떠나 보낼 준비를 하는 과정들이 길다고 혹은 짧다고 해서 그 아픔과 고통이 다르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그 과정을 다 겪으면서 의료진이 결코 줄 수 없는 "마음"을 가족들은 줄 수 있으니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암환우들에 대한 세세한 정보가 들어있어서 "왜 이런거에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되나요?" 라고 의료진에게 물었을 때, 시원한 답을 얻지 못했을 때 이 책을 보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저도 이 책을 보며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의료진들은 많은 환자를 봐야되기 때문에 일일이 보호자들이 원하는 대답을 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카페 등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저도 많이 봤습니다.

 

 

 

카페들을 보면, 병기를 묻거나 자신의 병기에 대해 올린 글들을 간 혹 봤는데, 이 책을 보고 병기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13년 전 자궁암 수술을 받으셨던 시어머니께서도 암주변 림프절전이가 보인다고 해서 모든 장기를 다 드러내고 주변 임파선을 다 뜯어내고 다시 장기들을 넣

는 대수술을 받으셨지만, 수술 후 항암 없이 5년 후 완치판정을 받으셨습니다.

만화로 설명이 되어 있고, 모든 말들이 알아 듣기 쉽게 되어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의료진들의 말은 자신들이 아는 용어들로 얘기를 하기 때문에 되 묻기를 여러 번 해야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었는데, 이 책의 설명들을 만화와 더불어 자세하고 쉽게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암투병기와 임종까지 기록들을 만화로 그리면서 작가님이 흘리셨을 눈물을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이 책을 통해 암환우들과 그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었음 좋겠습니다. 아빠를 위하여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아름다운 동행 분들과 4컷 만화가 석동연 님 그리고 북로그컴퍼니에 감사를 드리며 서평을 마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