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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입은 늑대 ㅣ 팬티 입은 늑대 1
윌프리드 루파노 지음, 마야나 이토이즈 그림, 김미선 옮김, 폴 코에 도움 / 키위북스(어린이) / 2018년 8월
평점 :
"팬티 입은 늑대" 정말 상상력이 어마어마하다고 생각을 했다. 늑대가 팬티를 입다니.. 무슨 사연으로 늑대가 팬티를 입었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책을 빨리 열어보고 싶었다.
이 책의 작가는, 윌프리드 루파노 이름에서 풍기는 것이 프랑스사람? 오~~ 맞았다.
1971년 프랑스 낭트에서 태어났어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보던 신문 연재만화에 푹 빠져 지냈다고 해요. 지금은 만화 시나리오 작가가 되어 자유로운 상상력이 잘 드러나는 재미있는 작품을 쓰고 있지요. <하틀 수영장의 원숭이>로 2013년 만화 도서관상과 블루아 역사관 슈비니 성 상을 받았고, 2014년에는 <사랑의 바다>로 BD FNAC상과 <늙은 얼간이들>시리즈로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 대중문화상을 받았어요. 그 밖에도 많은 작품들이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어요.
(어쩐지 글에서 만화스런 캐릭터와 구성이 보였다고 했더니, 역시 만화시나리오 작가님이셨네요^^)
이 책의 그림은, 마야나 이토이즈로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어요. 프랑스 보자르 미술대학교에서 그림 공부를 했고, 지금은 일러스트 작업을 하면서 학생들도 가르치고 있어요.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그림을 다양하게 그려요. 그린 책으로는 <명작동화 속 숨은 그림찾기> <팬티 입은 늑대> 시리즈가 있어요.
이 책은 특히하게 도움을 주신 분에 대한 것도 적혀있어요. 폴 코에.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땡땡이의 모험>,<아스테릭스>,<블레이크와 모티머> 등의 만화에 빠져 지냈어요. 2003년 글 작가 기욤과 함께 작업한 <아스터>를 출간하며 만화 작가로 등단했어요. 월프리드 루파노와는 2010년 <제롬의 명예>를 함께 작업을 하여 출간했고,2014년에 다시 만나 <늙은 얼간이들>시리즈를 네 번째 이야기까지 함께 펴냈어요. 월프리드 루파노와의 우정으로 <팬티 입은 늑대> 작업에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해요.
옮긴이는 김미선. 어린 시절, 동화책을 읽으며 나만의 세상을 꿈꾸었어요. 어른이 되어서도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일이 가장 즐거워요. 대학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했고, 지금도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했던 생각이 현실로 이루어져 온라인 서점에서 일하고 있어요. 옮긴 책중에 그림을 그린 작가의 작품 <명작동와 속 숨은 그림찾기>도 있어요.
책의 내용도 반전이 있고 독특하지만, 구성또한 만화처럼 되어 있는 부분이 있어 신기했는데, 작가가 만화 시나리오 작가이고 그림을 그린 이가 일러스트를 그리는 사람이라는 사전지식을 알고 나니 이해가 되었다.
이제부터 책 이야기를 해보자고 한다.
늑대 책에 단골 멘트가 여기서도 등장을 한다.
"깊은 산속, 산꼭대기에 늑대 한마리가 살았어요. 울음소리는 멀리서 들어도 온몸이 얼어붙을 듯 살벌하고 눈빛도 무시무시한 늑대였어요"
(여기까지는 보통 늑대 이야기와 거의 비슷하다. 무서운 늑대가 살고 있고, 그 늑대때문에 숲 속 동물들이 무서움에 떨고 있는 이야기)

숲속 동물들은 늑대에게서 자신들의 보호하기 위해서 늑대 경보기, 늑대 올가미, 늑대 울타리, 늑대에게 살아남기 위한 태권도 수업,늑대 범죄소설, 늑대가 무서우신 분? 견과류를 드세요 등등 다양한 아이템들을 팔기 시작한다.

늑대 잡는 부대까지 등장을 해서,
"우리는 늑대 잡는 용감한 군인! 편안히 잠드세요!! 우리가 깨어 있어요!"
누군가의 "늑대가 나타났다!!"라는 소리에 숲속동물들은 모두 얼음이 되어 있는 상태....
정말 늑대가 나타났어요. 그런데 늑대는 줄무늬 팬티를 입고 등장을 했어요. 동물들은 늑대를 보고 늑대가 아니라며 인정을 하지 않아요.
답답한 늑대가 말을 합니다. "아이고, 답답해!! 나 늑대 맞다고요!!" 숲속동물들은 팬티를 입고 나타난 늑대를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귀여운 팬티와 나쁜 늑대가 어울리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서요
(참.. 늑대는 왜 나쁜 늑대여야 하는지 귀여운 팬티를 입으면 늑대라고 할 수 없는지 모순 투성이 입니다. )
늑대는 "위기에서 나를 구해 준 소중한 팬티"라고 자신의 팬티를 소개합니다.

늑대는 "나는 추위를 아주 많이 타요. 부끄럼지만 특히 엉덩이가 시린 건 딱 질색이지요. 그런데 어느 날, 집 앞마당에 있는 바위에 앉았는데... 세상에나!! 바위가 얼음장 같아서 너무 놀란 나머지 아울~~~~"하고 큰 소리로 울었어요.
(이 소리에 숲속동물들을 긴장을 했을 텐데.. 실은 엉덩이가 너무 시러워서 울었던 거네요 ^^)
늑대가 너무 춥다고 엉엉 울자, 부엉이는 손수 짠 팬티를 선물을 했어요.
동물 친구들은 나쁜 늑대에서 선물을 준 부엉이를 비난을 해요ㅜㅜ 부엉이는 당당하게
"왜? 늑대한테 팬티줬다고 잡아가게?" (부엉이 멋져요!!)

숲속 동물들을 여전히 늑대가 나쁘다고 합니다. 숲속 동물들을 질질 끌고 가서 잔인하게 뜯어 먹었다고 말이에요. 늑대는 반대편 숲에 있는 정육점에서 파는 고기만 사먹는다고 말합니다. 남은 고기를 팬티에 있는 비밀 주머니에 보관을 한다고..
그 얘기를 들은 숲속 동물들 모두는 집단 멘붕에 빠집니다. "큰일났다!!"

늑대를 피하기 위해 준비한 물건들을 팔 수 없다 되어서 큰일났다고 합니다. 그런 동물들을 향해 늑대는 핵사이다를 날립니다.
"잠깐!! 그동안 내가 무서워서 힘들었던 거 아니야? 내가 무섭지 않다는 걸 알았는데도 왠지 더 힘들어 보인다? 도대체 왜 사는 거야? 두려움이 삶의 이유야? "
"나는 산책이나 마저 해야겠어. 그렇게 계속 걱정이나 하며 살아!"
(늑대의 말을 듣는 순간 황당하면서도 '맞다 맞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 상황이 종료가 되면, 앞으로 닥칠 일들을 생각하기 보다는 종료된 상황을 기뻐해야 하는데, 미리 앞선 걱정들로 제대로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숲속 동물들은 "삶의 이유"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됩니다. 늑대를 탓하는 동물도 있고, 늑대가 말한 두려움에 대해 생각하는 동물도 있습니다. 그리고 "삶의 이유를 찾고 싶으세요? 견과류에 답이 있습니다." 라며 늑대에 대한 무서움을 떨치기 위해서 팔았던 견과류를 이제는 "삶의 이유"를 찾기 위한 견과류라고 해서 판매를 하는 다람쥐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견과류를 사기위해 긴 줄을 서고 있는 동물들이 있어요.

책은 여기서 끝이 납니다. 다람쥐는 적극적인 삶의 이유를 찾는 동물로 묘사되는 반면, 돼지 삼형제 실종사건의 주범일지도 모른다는 퀴즈 같은 끝맺음이 인상에 많이 남는다.
늑대가 강한 동물이 아닐 수도 있고, 다람쥐가 약한 동물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정을 보여준다.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전제를 잘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두려움이 생겼을 때" 뭔가를 하거나 뭔가를 먹는다고 그 두려움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마주하는 태도에 따라 두려움이 두려움으로 남는지 아니면 그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아이들에게도 "팬티 입는 늑대"이야기를 통해 늑대가 팬티를 입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또하나 약해 보일 지 모르는 사람도 약하지 않다는 것을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다고 얘기하고 싶다.
팬티 입은 늑대를 통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준 허니에듀와 키위북스에 감사함을 드리며 서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