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롱 박사 - 서울시교육청도서관 추천도서,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12
김하늬 지음, 장준영 그림 / 책고래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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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첫페이지를 보면, 딱 드는 생각이 "장난끼 넘치는 주인공때문에 일어나게 되는 에피소드들" 이런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 장난끼 많은 남학생때문에 다른 학생들이 불편을 겪게 되거나 친구들을 놀리기만 했던 아이가 친구들의 불편함을 알고 자신의 행동을 바꿨다는 이야기 등등 보통의 책들을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마무리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책 또한 그런 내용이 아닐까?'

 하지만 책의 첫장을 넘기는 순간 이 책은 앞에 내가 말한 모든 내용의 반대가 되는 책이었다. 겉의 표지만 보고 내 맘대로 생각한 것이 주인공 에게 미안할 정도였다.

 

 이 책의 작가는, 김하늬 선생님이시다. 1987년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석사과 정을 졸업했고, 훌쩍 육지를 떠나 제주라는 섬에서 4년째 여행중이에요. 무지갯 빛 산호초와 인사하고, 말에게 당근도 주면서요. 제주도 내 여러 도서관과 학교에서 문학 강사로 활동하며 다양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어요. 어린이 독자를 위한 글을 씁니다.

 

 작가의 소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린이 독자를 위한 글을 쓰는 작가이다. 어린 독자의 눈높이에서 책을 쓰니 어린 독자들이 더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글이 흘려가야 독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잘 알고 쓴 글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작가의 말을 보면, 작가가 왜 "메롱박사"라는 책을 썼는지 알 수 있어요. 작가는 메롱박사 찬호를 통해, 메롱 덕분에 친구들과 어떻게 싸우고 화해했는지, 곤경에 처한 친구를 어떻게 도와주었는지 말하고 있어요. 찬호의 이야기를 써 나가다 보니 이렇게 책으로 여러분을 만나게 되었어요. 작가도 고민이 생기거나 힘들 때 마다 메롱을 하나씩 골라 써먹고 있거든요. 다음번에는 나에게 필요한 메롱을 직접 만들어 볼 생각이에요. 찬호만 메롱 박사인가요? 우리도 메롱 박사가 될 수 있잖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메롱 하나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며 엉뚱한 사차원 둘째 아들을 위해 "엉뚱한 4차원 메롱"을 하나 만들어 봤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는 아마도 엉뚱한 4차원 둘째 아들이 제일 잘 알 거 같다.)

 

이 책은 총5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문제의 핵심이 되는 메롱수첩이 사라지고 아이들은 메롱 수첩의 행방을 찾는 한편 찬호는 메롱이 필요한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메롱을 선물하고 메롱 수첩의 행방을 찾는 아이들은 찬호가 하자는 대로 해서 메롱수첩을 되찾는 이야기이다.

(어른들의 눈으로 봤을 때는 아이들 장난같은 수첩에 적혀있는 것을 가지고 잃어버렸네, 찾았네 그러는 것이 별거 아닐 것 같지만, 이 나이의 아이들에게 자신들만의 보물과도 같은 수첩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엄청난 일일 것이다. 방학이 하기 전에 큰아이가 학교 반 친구들과 어떤 조직을 만들었는데 그 조직의 규칙이나 진행되는 방향들이 적혀있는 쪽지를 잃어버렸다고 자기 방을 초토화시켜서 찾았던 적이 있다. 결국 그 쪽지는 학교에 있었다. 이 나이때 아이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책이어서 우리 아이들의 호감도가 굉장히 높았다.)

 

찬호가 사물함을 다 뒤지고 머리를 쥐어 뜯었다. 이유는 단 하나, 메롱수첩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클린다 선생님은 메롱을 금지시키고 메롱이라는 단어만 나와도 벌점을 줬다. 처음 찬호의 메롱수첩은 찬호만의 비밀수첩이었다. 어느 날 그 수첩을 현아가 보고 "메롱수첩"에 대해서 물어봤다. 찬호는 끈질지게 물어보는 현아에게 메롱수첨에 나와있는 "킹콩 메롱"을 알려줬다. 현아는 작은키 때문에 아이들에게 "땅콩"이라고 놀림을 받아 속상해하고 있었는데, 찬호가 알려준 "킹콩메롱"을 하자 반 친구들이 더이상 현아를 "땅콩"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현아에게 메롱수첩의 존재를 알려주고, "킹콩 메롱"까지 알려준 찬호는 수첩이 없어지자, 현아를 의심했다. 그러자 현아는 자기가 수첩을 가지고 간 사람이 누군지 안다고 했다. 바로 "박서준"이라고 말했다. 현아는 "좀전에 보니까, 박서준이 거울 보면서 혼자 우끼끼 메롱 연습하던데?"

뭐? 사실 찬호는 며칠 전 교실에서 친구들에게 팔꿈치를 핥을 수 있는 사람에게 메롱 하나를 선물을 한다고 했고, 서준이는 팔꿈치를 핥았다. 찬호는 서준이에게 "우끼끼 메롱"을 알려주려고 했지만, 서준이는 자신의 귀가 원숭이처럼 쫑긋 선 모양이어서 찬호가 놀리는 줄 알고 화를 냈던 것이었다. 서준이의 이야기를 다 들은 찬호는 서준이에게 "우끼끼 메롱"을 알려줬다.

자신감이 생긴 서준이는, 덥수룩한 옆머리를 위로 올렸다. 크고 동그란 귀가 드러났다. 서준이가 얼굴에 힘을 주자 두 귀가 까딱까딱 움직였다. "우끼끼,우끼끼!" 서준이만의 특기가 더해진 우끼끼 매롱은 진짜 멋있었다. "이야, 박서준 짱이다!" 

(찬호는 서준이의 컴플렉스까지 완벽하게 이기게 도와준 것이다.)

 

아이들은 서준이의 "우끼끼 메롱"을 보며 환호를 지르며 좋아했지만, 딱 한 사람은 선생님을 대신해서 사랑 주걱을 흔들어 대며 "벌점 벌점"을 외쳤다. 바로 반장 김보나 였다. 아이들은 김보나가 선생님께 잘 이른다고 "김꼬나"라고 불렀다. 찬호를 그런 보나가 얄미워 "도둑메롱"을 만들어서 보나 뒤에서 했다.

그리고 드디어 "메롱수첩"의 행방을 찾았다. 그건 바로 클란다 선생님이셨다.

선생님께서 "메롱수첩"을 훔쳐가신 것이다.

 

찬호는 친구들에게 "범인을 찾았어"라고 말을 했다. 그리고 아이들과 "메롱작전"을 펼쳤다. 교실에는 보나 한 명 만 있고 나머지 아이들은 모두 운동장에 있었다. 선생님을 아이들에게 교실로 들어오라고 했지만, 아이들은 교실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 때 찬호가 "메롱 작전 개시!!" 하며 쾅,쾅,쾅 발을 세 번 굴렀다. 운동장이 온통 3학년 3반 아이들의 메롱으로 가득찼다. 시간이 지나자 소리를 듣고 다른 반 아이들까지 너도나도 운동장으로 뛰쳐나왔다.

 

 클란다 선생님은 찬호에게 수첩은 자기가 압수를 한 것이라고 했고, 찬호는 말도 안하고 가지고 간 것은 훔친것이라고 했다. 선생님은 매롱은 하는 것이 나쁘다고 했다. "메롱은 서로 놀리는 거잖아! 자꾸 싸우고, 시끄럽게 하고! 메롱은 나빠!" 그 말에 현아가 나섰다.

"아니에요! 메롱은 놀리고 싸우는 게 아니에요! 제가 킹콩 메롱을 한 뒤로 아무도 슈퍼 땅콩이라고 안 해요" "공기놀이, 술래잡기 처럼 메롱도 그냥 놀이에요" 서준이도 거들었다. 아이들의 요구에도 선생님을 계속 메롱이 나쁘다고만 이야기 했다. 구세주 교장선생님 등장이다.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이 모여 있으니 당연히 시끄럽다고 그리고 교무실도 시끄럽다고 하면서 아이들 편을 들어주셨다.찬호는  "만세"를 외쳤다.

 

다른 아이들은 다 기뻐하는데, 보나는 왠지 불쌍해보였다. 찬호는 보나에게도 메롱을 하나 만들어 주기로 했다. 보나는 혀가 짧아서 메롱을 싫어하는 거였다. 그런 보나를 위한 맞춤형 "따발총 메롱"

 

  선생님은 교탁에서 찬호의 수첩을 돌려주며 진심으로 사과를 했고, 서준이는 찬호에게 선생님에게도 메롱을 만들어주자고 제안을 했다. 선생님에게 어울리는 메롱은 과연 무얼까?? 바로바로 "스네이크 메롱" 혀를 3단으로 접어야 하기에 엄청 어려운 메롱이다.

아이들은 제각기 자신들만의 메롱을 하고 3학년 3반은 떠나갈 듯했다. 시끄럽다고 호통을 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선생님은 메롱박사 찬호의 메롱이 뭐냐고 물어봤다. 찬호는 혀를 삐죽 내밀며 "이건 아무도 따라할 수 없어요" 박사 메롱이거든요.

 

 이렇게 이야기는 끝이 난다. 완전 해피엔딩으로...

 

 아이들의 놀이를 아이들의 눈높이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선입견이 많은 어른들에게는 노력이 엄청나게 필요한 부분이다. 이 책의 클란다 선생님은 처음에는 메롱을 아주 싫어했다. 놀리고 싸우고 시끄럽다고 표현을 하셨을 정도다. 하지만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메롱이 놀이라는 것을 알고 인정을 해주셨다. 이런 선생님이 과연 현실에는 몇분이나 계실까?? 희망사항이라도 이런 선생님이 교실에 많이 계셨음 좋겠다. 그럼 일부러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아이들도 소통이 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4차원 둘째에게 "엉뚱한 4차원 메롱"이라는 것을 만들어 봤다. 앉아 있는 시간보다 서 있는 것을 더 좋아하는 우리 둘째는 날라다니면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 "점프를 하며 혀를 내미는 것" 둘째에게 딱 맞는 "엉뚱한 4차원 메롱"이다.

 

 항상 바른 행동을 가르치는 것이 몸에 베어 있는 선생님이라는 직업때문에 우리집 아이들의 행동에 대한 규제도 많고, 습관에 대한 간섭도 많은 나다. '오늘은 좀 풀어줘야지' 마음을 먹어도 아이들의 행동을 보면 먼저 지적이 먼저 나온다. '나도 저 나이때는 저랬겠지' 하면서도 아이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보다는 행동수정을 먼저 하고 있는 나를 볼 때가 더 많다.

"반성의 기회"로 삼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메롱박사"는 통해 육아에 대한 또다른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행복한 기회를 주신 허니에듀와 책고래 감사함을 드리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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