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에 가면 시간을 걷는 이야기 1
황보연 지음 / 키위북스(어린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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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사진은 서울대병원에서 내려다본 창경궁의 모습이고, 오른쪽 사진은 큰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한 후 가족끼리 창경궁에 갔을 때 "홍화문"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까지 서울 4대문 안에 궁궐이 있어 아이들과 궁궐나들이 할 수 있어 참 좋다.

 

"창경궁에 가면" 책은 황보 연 작가가 평소에 자신의 어머니께서 좋아하던 궁. 하지만 엄마와는 한번도 가지 못한 창경궁을 하늘에 있는 엄마와 소풍을 간다고 생각하면서 쓴 책이다. 그러고 보니 나도 친정엄마와 아직 창경궁 나들이를 못해본 것 같다. 다음기회에 꼭 창경궁에 함께 가야겠다.

 책 첫장은 넘기면, "엄마, 우리 창경궁으로 소풍가자."라는 멘트와 함께 홍화문이 보인다. 이제부터 창경궁으로의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작가는 책 장 한 장 한 장마다 엄마와 대화를 하듯이 써 내려가고 있다. "엄마, 바위니까 조심해." "엄마 여기는 엄청 높다" 등 엄마와 대화를 하면서 창경궁을 "자박자박 사뿐사뿐" 다니고 있다.

작가의 말처럼, "자박자박 사뿐사뿐"이 가장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서두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느릿느릿도 아닌 "자박자박 사뿐사뿐" 표현을 너무 잘했다.

 

 

"홍화문"으로 들어가면, 명정전이 있는데, 조선시대 임금님은 세발짝 이상은 꼭 가마를 타고 다녔다고 해서 "옛날엔 이 계단에 새겨진 봉황위로 임금님 엉덩이가 지나갔대"라고 표현을 했다. 봉황 옆에 계단이 가마꾼들이 다녔던 계단일 것이다.

 

 

용상과 일월오악도 "왕이 앉았던 의자인 용상과 뒤에 있는 병풍" 실물과 책에 있는 그림을 비교해보니

책의 표현이 섬세하고 잘 표현되어 있는 것 같다. 작가는 의자가 무지무지 크고 화려하다고 하면서도, 조금 딱딱하고 불편해 보인다고 표현했다. 사실적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창경궁은 예약 없이 그냥 들어갈 수 있지만, 후원은 따로 예약을 해서 들어가야되는 곳. 하지만 예약을 하고 들어가볼 만큼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궁궐 이야기 해주시는 분의 말에 의하면, 왕들이 휴식을 취하고 왕비&후궁들 과 지금으로 말하면 데이트를 즐기던 곳이라 풍경도 좋고 숲도 많고 나무도 많아서 공기도 정말 좋다. 꼭 '숲속여행을 하는 느낌이 드는 곳이라고 하면 믿을까?' 후원에는 나도 한번 밖에 가보지 못했지만,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것은 경치가 너무 아름다웠고, 숲속 깊은 곳으로 들어온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궁궐 이야기를 해주시는 분이 조선시대에는 숲속에 호랑이도 살았고, 숲이 너무 깊어서 잘못 들어가면 못 나올 수도 있으니, 가이드 하시는 분을 잘 따라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 연못은 이름이 "춘당지"다.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아래쪽의 큰 연못은 원래 왕이 궁궐 안에서 직접 농사를 짓던 논이었고, 위쪽의 작은 연못이 원래의 춘당지 였다고 한다.

 후원은 따로 엄청난 관리를 한 탓에 너무 아름답게 보전이 되어있었다.

 

 

후원까지 다 둘러보고 나서, 지은이는 풀밭에 누워 엄마를 생각하며,
"파아란 하늘에 엄마 얼굴을 그려 보고 있어. 오늘 어땠어? 다리 안 아파?"

나는 엄마가 살아계시는 데도 이 대목을 읽으면서 눈물이 났다. 바쁘다는 핑계로 엄마와 제대로 된 나들이를 해본 것이 언제인지 너무 까마득하다. 문뜩 '이제는 우리 엄마도 많이 늙었구나' 생각이 들 때가 간 혹 있는데 엄마와의 추억을 더 많이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이 책을 읽는 분 중에 엄마가 돌아가신 분이 읽는 다면, 정말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이제 이 책의 마지막 장이다. " 안녕, 엄마. 안녕, 창경궁"

작가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은 "안녕"이라는 단어로 표현을 했다. "안녕"이라는 두 글자이지만, "안녕" 글을 읽는데 왜 그리 슬픈지.. 작가는 "엄마와 안녕" 이라는 인사를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안녕"이라는 인사를 하게 된 작가가 이 책을 집필하면서도 얼마나 슬펐을까? "안녕"이라는 글자에서 작가가 엄마와의 이별을 얼마나 슬퍼하고 엄마는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

 

책의 에필로그에는, 창경궁에 담긴 역사와 의미 & 창경궁과 사람들 & 창경궁에 가면 만날 수 있어요

창경궁에 대한 정보를 담아 놓았다.

 

 [창경궁과 사람들]에는 왕실 가족의 생활공간이었던 창경궁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인현왕후와 장희빈 이야기. 19대 임금 숙종의 사랑을 받던 장희빈은 숙종의 마음이 변하자 불만을 품고 통명전 주변에 인현왕후의 모습을 본뜬 나누 인형과 동물을 시체를 등어 두고, 얼마 후 인현왕후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취선당에서 사약을 받고 죽게 되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영조의 아들이자 정조의 아버지였던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불쌍한 죽음을 맞았던 곳이 문정전 앞뜰. 영조는 아들 사도세자를 못마땅하게 여기게 됐다. 권력을 잡고 있던 신하들의 이간질때문이었지만, 영조는 문정전 앞뜰에서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고, 뒤주에서 8일동안 버티다가 사도세자는 목숨을 잃게 되었다.

[창경궁에 가면 만날 수 있어요!]는 창경궁 나들이를 할 때, 한 번 찾아보면 좋을 듯한 것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백송"은 예전에 창경궁을 갔을 때 봤는데, 너무너무 신기했다. 어릴 때는 초록색이 들어간 푸른빛이었다가 나이가 먹으면서 차츰 흰 얼룩이 많아 진다고 했는데, 가서 봤을 때는 그냥 흰 소나무 였다.

"대온실" 너무 궁금했는데, 갔을 때는 보수공사를 한참 하고 있어서, 볼 수가 없었다. 다음에 가면 꼭 "대온실"을 보고 싶다.

 

황보연 작가님 덕분에 창경궁 구경을 너무 잘했다. 그리움을 표현하면서도 그 속에서 엄마와의 절절한 사랑을 표현하는 작가님 덕에 감수성이 한결 풍부해졌다.

궁궐여행을 할 수 있게 도와준 허니에듀와 키위북스에 감사함을 드리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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