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처럼 돌개바람 40
정이립 지음, 신지영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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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처음 보는 순간 든 생각이 '혹시~' 였는데, 슬픈 예감은 언제나 적중이라는 말처럼 60페이지도 안되는 짧은 내용의 동화책이지만, 어찌나 슬픈지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며칠 전, 큰 아이가 많이 아팠다. 밤새 열이 나고 토하고 설사하고 정말 밤새도록 아팠다. 아침이 되어 겨우 밥 1-2숟가락을 먹인 다음에, 병원으로 갔다. 병원에서도 아이는 너무 힘들어 했지만, 직장에 가야하기에 아픈 아이를 겨우겨우 학교로 보냈다. 학교 교문을 지나 교실로 올라가라고 하고 뒤돌아서 직장을 갔다. 아이는 계속 내게 '엄마, 너무 힘들어요 쉬고 싶어요' 라는 애처로운 눈빛을 보냈지만, 애써 무시를 하고 출근을 했다. 출근을 해서도 아이 걱정에 일이 손에 안 잡혔는데, 학교를 보낸 지, 1시간도 안되어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열이 너무 심하고 몸도 제대로 못 가눌 정도로 아프니 집에 가야될 거 같다"는 연락이었다. 집에 다행히 아이의 할머니께서 계셨지만, 아이는 해열제를 먹어도 열이 잡히지 않았고, 결국 나까지 조퇴를 해서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가야했다.

"생쥐처럼" 책 표지 : 주인공 여자 아이가 생쥐 흉내를 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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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서 자식 생각하며 일하셨을 어머니, 아버지께" 이 문구가 가슴에 ̾~~ 박혀버렸다. 일터에 있으면서도 아이들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데 잠시 바쁠 때는 잊어버렸다가 문뜩문뜩 생각을 나고, 어쩔 때는 마음이 아프고 어쩔 때는 강해져야 된다고 내 자신을 다독일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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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은, 다윤이다. 다윤이는 매주 월요일 아침이 제일 싫다. 그건 바로 "주말 지낸 이야기" 때문이다. 다윤이네 부모님은 편의점에서 일을 하시기 때문에 쉬는 날도 따로 없고, 엄마&아빠가 교대로 근무를 하시기 때문에 친구들처럼 놀러가거나 체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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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윤이의 주말 지낸 이야기는 놀이터에 가고 아이스크림을 먹는 이야기가 다였다. 친구들은 웃었고, 다윤이는 뭔가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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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너무 바쁜 엄마는 다윤이가 놀이공원에 가고 싶어해도 그 소원을 들어줄 수가 없었다. 다윤이는 혼자서 울다 지쳐서 잠이 들었다.

요즈음 집에 오면 집안일에 아이들 챙기기 바쁜 나머지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거나 아이들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나중에, 조금 있다가"하면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 못했는데, 다윤이가 웅크리고 자는 모습을 보니 왠지 아이들 생각이 나서 눈물이 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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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윤이는 생각만으로 놀이공원 이야기를 쓰고, 엄마에게 거짓으로 썼다고 야단을 맞았다. 놀이공원에 다녀 온 다음에 써야 된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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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윤이는 또 주말지낸 이야기를 하며 자랑을 하는 친구들때문에 속이 상하고, 집에 와서는 "아빠 피곤하니까 조용히 해. 깨우지 마!" 라는 말을 듣는다. 다윤이는 '난 언제나 조용한데? 찍 소리도 안 내고 말이야"라고 혼자서 말을 한다. "찍-, 찍찍-, 찍찍찍." 다윤이는 생쥐처럼 흉내를 내는 것을 재미있어 한다. 아빠는 잠자는 곰이고요. 이 때부터 다윤이의 생쥐처럼 놀이를 시작을 한다. 생쥐처럼 앉고, 생쥐 머리띠를 하고 주방에 가서 생쥐처럼 행동을 하고 이불장에 들어가서 이불과 베개로 쥐구멍도 만든다. 다윤이의 놀이가 한창일 때, 아빠가 다윤이를 부른다. 생쥐처럼 흉내를 내고 있는 다윤이를 번쩍 안아서 "뭐야, 아빠가 우리 생쥐 잡았네?"했다. 다윤이는 도망을 치고 아빠는 으르렁대며 다윤이를 쫓아갔다. 다윤이에게도 드디어 특별한 일이 생긴 것이다. 월요일 아침 다윤이는 "생쥐처럼 놀았던 일"을 친구들과 선생님 앞에서 이야기를 한다. 너무 좋아서 발표가 끝났는데도 한참 동안 가슴이 콩닥거렸고요. 이렇게 동화책는 끝이 난다.

이 책을 쓴 작가의 마음은 "작가의 말"에서 알 수 있어요. 어린이 여러분께 다윤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엄마 아빠가 바빠도 씩씩하게 지내는 여러분을 응원하고 싶었거든요. 부모님이 일터에서든 어디에서든 언제나 여러분을 지지해 주고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생쥐처럼 놀 줄 아는 다윤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어린이들을 만나게 해 준 '바람의 아이들'에 또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맺음을 하시고 있어요.

아이들에게는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고, 아이들의 부모님에게는 응원의 메세지를 주고 싶어 하는 것 같았어요.

몇 페이지 안돼서 저학년들이 읽기에 딱 좋은 책이에요. 하지만 내용이 깊어 고학년들에게 생각의 거리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워킹맘들은 항상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도 집에 있을 학교에 있을 학원에 있을 아이들 생각을 잠시도 안하는 순간이 없을 거에요. 하지만 매어 있는 몸이다보니 아이들이 원할 때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것들을 해줄 수 없을 때가 훨씬 더 많아요. 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아이들이 1%만 알아준다면 워킹맘들은 내일도 우리 아이들을 위해 힘내서 일할 수 있을 거에요.

워킹맘에게 다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허니에듀&바람의 아이들 출판사에 감사함을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바람의 아이들이 퍼내는 저학년 책 소개를 하며 서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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