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개들의 왕 - 제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12
마윤제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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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검은개는 인간의 욕심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동물이었다. 마치 프랑켄슈타인처럼 괴물로 태어난 검은개는 철창에 갇혀 인간들에게 잡아먹힐 날을 기다리는 처지였다. 그러다 투견으로 변신했고 끝내 주인의 손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불현듯 언젠가 또 다른 검은개와 맞닺뜨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지금 내 앞에 죽어 있는 검은개는 앞으로 만나게 될 수많은 개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다. 지금 이 순간 세상 어딘가에서는 검은개의 외피를 뒤집어쓴 수많은 괴물들이 발아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시기가 도래하면 검은개들의 왕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검은개들의 왕은 내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나를 지옥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지 모른다. 나는 검은개들의 왕에게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릴지, 아니면 맞서 싸울지 선택해야 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

 

책 속의 세주인공의 캐릭터가 재미있다. 갑자기 도망자 신세가 된 아버지때문에 삼촌집에 얹혀살게된 나,똥쟁이 이면서 자신의 장애 손가락을 고쳐줄수 있는 귀신이 있다고 믿는 홍두, 춤선생 엄마와 함께사는 못된 아저씨에게 맨날 맞고 사는 쌈꾼  동치 이 셋은 단짝이다. 이들 주변에 미친 금속경찰이 나타나고 울긋불긋 천조각이 가득든 보따리를 껴안고 밤마실을 돌아다니는 귀신할머니가 나타나고 무조건 공격만을 학습한 검은개의 왕이 나타난다. 이야기 막바지에 검은개가 이들의 정신적 지주 귀신할머니를 공격해 죽게한 사실을 알게되고 이들은 그들이  직접 검은왕을 처단하기로 한다. 동치의 엄마를 만나러 갔다가 어이없이 실패하고 귀신을 만나러 간다고 엉뚱한 짓을 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이런 치밀한 계획이 나왔는지.. 어쩌면 먼저 태양이 아홉개인 천국에 가 계신 귀신할머니가 이들을 도왔는지, 동네깡패 춘삼과 정육점 노처녀의 싸움까지 치밀하게 계획에 넣은 이들의 엉뚱발랄한 계획이 결국 검은개들과 맞딱뜨리고 검은개에게 먹잇감이 될 절체절명의 순간에 똥쟁이 홍두의 기지로 모든 난관을 극복한다.

불량가족 레시피로 이미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에 기대를 걸고 있던 나로서는 정말 기다린 보람이 있다. 그리고 계속 기대하게 하는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작품이다.

 

읽는 내내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그들의 순수함과 엉뚱함, 발랄함으로 이야기속에 푹 빠지게 한다.

 

이마에 서늘한 감촉이 닿았다. 손을 대자 달빛이 한 손 가득 잡혔다. 손을 펴 보니 푸른 달빛이 물처럼 주르륵 흘러내렸다.

나는 그 푸른 달빛을 오랫동안 들여다 보았다.

           ==== 본문 중에서===

 

이들 세 주인공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검은개를 잡으러 가기위해 모이기로 한 갯가에서 주인공 내가 다른 친구를 기다리다 달빛에 잠시 빠져드는 장면이다.

 

이장면이 좋다.

 

이 장면 뒤에 마대자로에 미끼로 사용할 훔친 돼지다리를 울러매고 세친구들이 모여서 생애 처음으로 담배를 한모금씩 나눠 피우는 장면도 의미심장하다.

 

순간 순간의 장면들이 모두 감명적이다.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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