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단편부터 쉽지가 않다.몇 페이지를 채 넘기지 못했는데 가슴이 두방마이질 친다. 어려운 문장도 없는데 마음이 무거워 자꾸만 읽는 속도가 늘어진다.엄마의 자리가 주어진 후론 이런 이야기가 아무리 픽션이라 해도 쉬 받아들이기 어렵다. 누군가에겐 자신의 실제 이야기이기도 하거니와 14년의 그 해 봄날을 겪은 뒤론 더더욱. 각 단편 도처에 깔린 그들의 아픔과 상처에 젖어들어 한참을 서성이고, 머뭇거리며 천천히 읽었다.내게 가장 취약한 부분을 건드려 몹시 가라앉게 만든 두 세편의 작품을 어렵게 읽어내고, 그 슬픔 속에 바짝 엎드려 한참을 허우적거리다'여전히 갈 곳 모르는 이들'로부터 천천히 빠져나왔다.서로 다른 상처를 품고 사는 나와 당신이감히,누군가의 아픔을 안다고, 그 슬픔의 농도를 이해한다고 말할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