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잠깐 울고 나서
선우 지음 / 이다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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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을이면 으레 허허로워지는 마음을 달래줄 반가운 에세이를 만났네요. 깊어지는 이 계절에 가만가만히 읽어가니 마음이 충만해지는 기분이에요. 선우님 앞으로도 이런 감성글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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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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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소설을 읽어갈수록 살인자라는 잔혹한 소재와는 별개로 주인공 김병수에게 서서히 측은함이 든다.
죄책감 따윈 없었다고 했지만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은 입양딸 '은희'를 박주태로부터 필사적으로 지키려고 했던 망상은 그 죄책감의 발로가 아니었나 싶다. 소설엔 생략된 내용이지만 모든 피해자들의 시신은 대나무숲에 있었으나 세살짜리 은희의 유골은 마당에서 발견된 것도 미심쩍다.  교통사고후 극심한 섬망 중 꾸게 된 꿈 속에서 자신이 평범한 세 아이의 아빠로 살던 어느날 갑자기 체포되며 느끼는 상실감과 안도감같은 것도 그것의 반증이 아닐까 .

'섬망이 지나간 후,  그 꿈을 떠올릴 때마다 나는 어떤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과연 무엇으로부터의 상실이었을까. 잠깐이나마 경험했던 평범한 삶으로부터 추방된 것? 아내와 아이들을 잃은 것?  실제로 갖지도 않았던 것에 대해서 느끼는 이 상실감은 기묘하다.'(p.113)

이 부분이 특히나 가슴 아팠던건 덤덤하고 무심하게 서술돼있지만, 그의 무의식에는 정상적인 관계맺음이 존재하지 못했던 인생을, 한편으론 벗어나고싶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철저히 오독한 것일지 모르나 열여섯에 살인자가 돼야했던 인간에게 느낀 연민은 소설을 읽는 내내, 내 감정을 지배했다.

속독에 젬병인 내가 두시간동안 다 읽었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흡입력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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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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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파란만장하고 지난한 삶을 살다간 금복과 춘희. 이들과 얽히고 설킨 신스틸러 조연들까지 대서사적인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다.
나비효과처럼 금복의 작은 날개짓 하나가 불러온 엄청난 파장과 흥망성쇠 안에 인간의 욕망과 열정, 증오, 삶의 비의, 허무함, 인간애 등을 녹여낸 작가의 기발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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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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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러분들 지금부터 이 기가막힌 이야기 한번 들어보소.
아 글쎄~'
라며 시작하는 어느 만담꾼의 이야기같다.
가끔 무슨 판소리를 듣는 착각이 들 정도로 문장의 운율이 느껴져 흥을 돋우고, 과거와 현재, 인물과 배경을 넘나드는 신선한 서술 방법으로 이야기도중 도저히 책을 덮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적인 소설.

드라마, 에로, 신파, 범죄, 판타지 등 하나로 규정지을 수 없는 여러 장르가 신나게 버무려져 있다.
너무나 파란만장하고 지난한 삶을 살다간 금복과 춘희. 이들과 얽히고 설킨 신스틸러 조연들까지 대서사적인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다.
나비효과처럼 금복의 작은 날개짓 하나가 불러온 엄청난 파장과 흥망성쇠 안에 인간의 욕망과 열정, 증오, 삶의 비의, 허무함, 인간애 등을 녹여낸 작가의 기발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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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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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단편부터 쉽지가 않다.
몇 페이지를 채 넘기지 못했는데 가슴이 두방마이질 친다. 어려운 문장도 없는데 마음이 무거워 자꾸만 읽는 속도가 늘어진다.
엄마의 자리가 주어진 후론 이런 이야기가 아무리 픽션이라 해도 쉬 받아들이기 어렵다. 누군가에겐 자신의 실제 이야기이기도 하거니와 14년의 그 해 봄날을 겪은 뒤론 더더욱.
각 단편 도처에 깔린 그들의 아픔과 상처에 젖어들어 한참을 서성이고, 머뭇거리며 천천히 읽었다.

내게 가장 취약한 부분을 건드려 몹시 가라앉게 만든 두 세편의 작품을 어렵게 읽어내고, 그 슬픔 속에 바짝 엎드려 한참을 허우적거리다
'여전히 갈 곳 모르는 이들'로부터
천천히 빠져나왔다.

서로 다른 상처를 품고 사는 나와 당신이
감히,
누군가의 아픔을 안다고, 그 슬픔의 농도를 이해한다고 말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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