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탑의 살인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리탑의 살인

읽은 사람들마다 역대급 걸작이라며 극찬을 하는데, 읽어 보니 진짜 걸작이 맞긴 맞다. 그러나..

냉정히 봐서 밀실 트릭 설정이나 캐릭터 들은 솔직히 최고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애거서 크리스티 식의 전개와 엘러리 퀸 식의 추리 과정이 좋았고, 특히 영미 고전 추리작품들과 일본 추리 소설들을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하며 추리에 응용하는 등의 서술이 훌륭했다.

작가가 추리 쟝르를 진심으로 열렬히 사랑한다는 게 그대로 느껴진다. 추리 입문자들에게는 살짝 진입 장벽이 될 수도 있겠으나, 나름 꽤 읽어 보신 분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될 듯하다.

추리물의 꽃은 역시 막판 반전인데, 이 작품도 이중반전으로 마무리를 해서 완성도가 올라갔다. 살짝 반전을 위한 반전으로 좀 억지스럽다는 느낌은 주지만, 너그럽게 봐줘도 된다.

이 작품에서 명탐정(?)으로 나오는 추리소설 오다쿠 아가씨인 아오이 츠키요는 초반에 산만함과 논조가 산으로 가는 지나친 장광설로 상당히 거슬리는 느낌을 주는데, 읽다 보니 매우 익숙한 캐릭터가 연상되었다.

다름 아닌 우영우. 

그래서 츠키요 양의 이미지에 우영우를 덮어 씌운 채로 읽기 시작하니 적응이 잘 되었다. 마초 형사 카가미는 마동석, 화자인 이치조 유마는 여진구, 하는 식으로 덮어 씌워서 읽으면 재미가 배가된다. 

추리소설 자체만으로는 아주 뛰어나다고 하긴 살짝 부족하지만, 소설 위의 소설 내지 동서양 추리 소설 역사의 총 집대성 내지 종설로서는 소장가치가 꽤 높다고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