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R. R. 마틴 걸작선 : 꿈의 노래 2 - 하이브리드와 호러 조지 R. R. 마틴 걸작선 : 꿈의 노래 2
조지 R. R. 마틴 지음, 김상훈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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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플라이어와 샌드킹*

조지 RR 마틴은 1999년에 '왕좌의 게임'으로 만나기 몇 년 전에 이미 나에겐 구면이었다. 1995년에 '토탈 호러'라는 중편집에서 '샌드 킹'으로 먼저 만났었다. 그 작품을 읽고 난 후의 몸서리 처짐을 난 아직도 잊지 못 한다. 그 때는 토요일이었고 실험실에서 아침부터 Bacterial DNA 추출 작업을 하루 종일하고 있었다. 지금이야 키트를 써서 몇 시간 내로 완료하겠지만, 그 당시엔 모든 과정을 일일이 가내 수공업 수준으로 하던 시절이었다. 대략 오후 4-5시는 돼야 순수 DNA를 정제할 수 있고 전기 영동을 걸고 나면 저녁 먹고 와서 거의 자정 가까운 시각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럼 뭐 하고 기다릴까? 그래서 그 소설책을 집어들었고, '샌드 킹'을 만났다. 젠장... 그 당시 토요일의 여의도 성모병원 실험실은 나 혼자 밖에 없었고, 내 실험실 외에는 불이 다 꺼져 있어서 어두컴컴... 그런 가운데 읽는 '샌드 킹'은 또 얼마나 재미 있던지... 그러나 마지막 결말에 가서 엄청나게 소름이 끼쳤다. 책을 덮고 나니 주위는 온통 새까맣고.. 내 살다살다 영상 매체도 아니고 글로 접한 내용에 공포심을 느낀 건 처음이었다. 또한 진짜 천재 작가를 만났다는 쾌감도 동시에 공존하는 묘한 감정도 가졌었다.  그렇게 강렬한 첫 만남을 가졌고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왕좌의 게임' 작가가 동일인이라는 걸 알고 얼마나 반갑던지.

최근 그의 중단편 전집 4권짜리를 발견하고 옛 친구를 다시 만난 기쁨에 '샌드 킹'이 수록된 것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만난 '나이트 플라이어.'  아, 진짜 조지 RR 마틴은 천재다. '왕좌의 게임'에서 이미 검증되었지만 새삼 또 느낀다. SF를 가장한 공포 영화 '이벤트 호라이즌'이 따로 없다. 모처럼 즐거운 SF 호러 판타지물을 만난 것 같아 너무 좋다. 아예 4권 전집 다 사서 읽어 보려 한다. 

사족: '나이트 플라이어'는 드라마로도 만들어져서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다고 한다. 나중에 시간 나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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