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문 완성 ver 3.0 - 1001개의 영문으로 고난도 구문 독해 실력 완성
김기훈 외 지음 / 쎄듀(CEDU)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천일문 완성 1차 완독 그리고 영어 공부에 대한 사견.=

*소감 요약: 정말, 정말 좋은 영어 교재로 공부한 보람찬 경험이었다.

요즘 고교생들은 우리 때보다 훨씬 좋은 영어 교재로 공부하고 있었구나. 


*계기: 영문 논문 심사를 매일 하다 보니, 내가 제대로 독해를 하긴 하는가 하는 반성이 들었음. 그래서 'Back to the basics' 즉, '나는 성문 종합영어를 마악 공부 시작한 고교생이다'라는 자기 암시를 주면서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원래는 서가에 처박혀 있는 성문종합영어를 복습해 볼까 했는데, 나를 힘들게 했던 옛 친구를 다시 만나는 게 괜히 꺼려졌다. 뭐, 그렇다고 해서 그 책을 폄하하는 건 아니다. 그나마 그 책으로 공부했으니 나름 영어 실력의 잔뼈가 굵은 것이니까. 영어를 못하면 교재 탓이 아니고 내 탓이다.

요즘 고교생들이 설마 30여년전 교재를 사용할리는 없을 것이고, 현재는 뭘 주로 보나 하고 찾아보다가 이 교재가 걸려들었다.


*천일문은 제목 그대로 1001개의 독해문장들로 이뤄진 구문 및 독해 교재다.

난 학창 시절의 일본 대학입시 번역서인 영문해석 1200제, 일명 암호 풀이 책의 아류인가 하고 솔직히 좀 쫄았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난이도: 고3 입장에선 시리즈물 중에서 최고 난이도라고 한다. 

질리도록 영어 문장의 바다에서 헤엄치던 내 입장에서는 글쎄... 그 정도까지 무서운 수준은 아니었다.

그냥... 해리슨 내과 교과서 수준?

하긴 해리슨도 어렵다고 앙알대는 친구들도 숱하니까..


*구성: 아, 정말 좋다. 독해 교재를 표방하지만, 문법에 충실하게 chapter 를 잘 분류해 놓고, 각 chapter 당 딱 적절한 문장들이 나열되어 있다. 

문장들도 내 학창 시절 일본식 참고서에서 보던 20세기 초 예문들이 아니고, 현 시대에 맞게 잘 만들어진 모범 문장들이다. 


*공부 과정: 맘 같아선 후다닥 완독하고 싶었지만, 내가 영어만 공부하는 수험생도 아니니 그럴 수야 없지. 아침, 저녁 40여분씩 붙잡고 꾸준히 공부했다. 

소리내어 읽기도 했지만, 주로 펜으로 문장을 차근차근 종이에 적어가면서 공부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영작까지 의식했기 때문이고, 나머지 하나는 천천히 음미하며 '정확하게' 해석하기 위함이었다.

평소에는 논문 조차도 속독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서, 섭렵은 빨리, 그리고 많이 할 지는 몰라도 부정확한 해석은 필연이었을 것이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이런게 쌓이면 영어 실력에 버그가 생기게 마련이다. 앞서 언급했던 back to the basics 의 필요성을 느낀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이렇게 2021년 08월 01일에 시작해서 2021년 08월15일에 완독했다.

책 소개에 보면, 수험생의 경우는 대략 40-50일 정도 소요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미 영어에 쩔어 있는 분들이라면 나처럼 대략 보름 정도 걸릴 것이라 추산한다.


*완독하고 나니: 사실 성취감 외엔 현재 뭔가 크게 달라진 것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내공 다지기의 결과가 어디 그렇게 금방 나타나는가?  Back to the basics 원칙으로 계속 정진하다보면 뭔가 미묘한 부분에서 분명 개선이 있었을 것이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영어 공부에 대한 사견: 영어 공부를 왜 하는가? 영미 본토 사람처럼 영어를 모국어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하면 좋겠지만, 현재 자신이 처한 처지가 어떤지에 따라 목표를 차별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당장 미국으로 이민가서 생존경쟁을 할 것이 아니라면 굳이 민병철 혹은 조화유 생활영어를 붙들고 달달 외울 이유가 없는 것이다.

현재 내 처지는 이렇다: 읽고 이해하는게 거의 80% 비중이다. 쓰는 것 (심사평 쓰기, 논문 작성)은 대략 15% 정도? 그리고 5% 정도가 국제학회에서 쏼라쏼라다. 

그래서 난 독해에 8할, 영작에 2할을 투자하기로 이미 결정했다. 

혹시 회화가 8할을 차지해야 하는 처지라면 당연히 이 교재는 부적합하다.

그러나, 무엇에 비중을 두건, 한 가지 변치 않을 대원칙은, 언어는 정확하게 구사해야 한다는 사실이라 생각한다.

해석을 하건, 영작을 하건, 말을 하건 모두 마찬가지다. 

그래서 일본식 영어니, 죽은 영어니 하는 부정적인 인식을 받고 있더라도 문법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또 다른 고교 참고서인 '맨투맨 종합영어' 3권 셋트도 추천한다. 틈날 때마다 찾아보곤 하는데, 내가 본 중에 가장 자세하게 잘 설명되어 있다. 양이 너무 많아서 좀 지루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나의 보완점: 확실히 책 하나를 완전히 아작내고 보니, 내 영어 실력의 어느 부분이 취약점인지 확실히 재확인할 수 있었고 그게 이번 완독의 성과였다.

나는 - 비교와 부분 부정에 취약했고, 완료 시제에 대한 이해가 불완전했으며, 분사구문, 동명사, 부정사 활용의 능숙도가 형편 없었다. 특히 후자는 영작에 있어서 진짜 중요하다.

이 모든 문제가 그동안 대충대충, 부정확하게 해석을 해 온 원흉이었다.

내 자신이 뭐가 부족한지를 처음으로 파악했으니 당분간은 이 급소들을 보완하는 데에 집중하련다.


*나이가 들수록 근력은 떨어진다. 그래서 틈나는대로 역기 등의 근력 운동을 꾸준해 해야 한다. 힘이 없는 비실비실 배삼룡이라서 아령을 드나? 아니면, 에브리바디 아놀드 슈와제네거가 되려고 역기를 드나? 떨어지는 근력을 보완하고 근 긴장도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우리가 영문을 제대로 읽는다고 해서 영어 공부를 소홀히 하면 안되는 이치도 이와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공부나 아령이나 원리는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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