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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 박범신 장편소설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아픈 감정이 가슴에 쌓였을 때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이야기한다. 지난 길은 힘든 길이었지만, 시간이 지나 묵묵히 가던 길을 걸으면 언젠가는 빛이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지나고 나서 돌아본다면 견딜만한 길이었다고 하더라도, 지나는 도중에는 말할 수 없이 힘든 것이 우리네 인생길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아버지’에게도, 걸어온 인생이 빛이 보이는 길이라 이야기 할 수 있을까?
21세기는 묵묵하게 가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 올바른 아버지 상이라고 말하는 사회다. 암묵적인 사회 분위기에 아버지의 길을 빛은커녕 더욱 어둡기만 하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아버지’라는 의무를 부여하는 시대에서, 가족의 사랑이라는 말은 아버지를 그저 돈 벌어오는 기계로 전락시킨다. 아버지에게 있어 사랑한다던 아내는 억척스러운 아줌마가 되었다. 어린 자식이 자신을 보고 웃던 모습은 잠시 스쳐지나간 채, 지금은 언제 봤냐는 듯 차갑기만 하다. 아버지라는 자리는 그렇게 의무만 남기고 무너졌다.
박범신의 소설 <소금>은 사회가 아버지에게 부여한 의무를 잠시 벗어난다. ‘그저 돈 벌어오는 기계’로 살 수 밖에 없었던, 그래서 ‘가출 할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위치에 대해 이야기 한다. 아버지는 무엇을 꿈꾸며 사는가. 아버지라는 이름을 단 순간, 자식들을 위해 의무 아닌 의무를 지니고 살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삶을 투영한다. 그리고 그 삶은 아버지를 미워하는 것으로 남기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모습과 삶을 되돌아보게 해준다.
<소금>에서 아버지의 삶은 처참하다.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당연했다. 작가 박범신은 소금에도 달고, 시고, 짠맛이 있다고 했다. 소금으로 비유된 아버지의 맛은 독자에게 각각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 본인을 녹여야 하는 아픔은 공통으로 다가온다. <소금>은 가출할 수 밖에 없었던 초라한 아버지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다른 가족구성원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의무의 가족이 아닌 진짜 가족이라는 것을 상기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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