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밤
임선우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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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독파 엠버서더 10기 활동의 일환으로, 출판사에게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지상의 밤] 은 '잔여물'에 관한 이야기다. 흘러가버리고, 남아버린 것들에 대한 이야기. 시간이 흐른 뒤, 내 몸에 남은 노화라는 잔여물. 이별이 지난 후, 내 가슴에 남아버린 상대의 잔여물. 사랑이 끝나고, 변해버린 감정의 잔여물. 과거가 흘러가고, 남아버린 현재와 미래라는 잔여물. 소설은 여러 단편들을 통하여 이 잔여물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해 묻는다. 흘러가고 남은 것을 끌어 안고, 그저 그 자리에 머물 것인지. 잔여물을 따라 흘려 보내고 계속 나아갈 것인지. 이 책이 특히 좋았던 건, 어떤 선택이 옳고 틀렸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멈춰진 이들은 어떤 삶을 살고, 따라 흘러간 이들은 어떤 삶을 사는지 담담한 문체로 보여줄 뿐이다. 삶에 정답이란 없다고. 그저 이런 선택지도 있다고 말해줄 뿐이다. 어떤 선택을 해도 좋으니, 그 꽉 쥔 주먹을 풀라고. 바다를 떠다니는 해파리로 살아도 좋고, 늙어버린 몸으로 살아도 좋고, 헤어진 연인을 붙잡고 늘어져도 좋으니. 그 모든 삶이 정답이니 그저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면 된다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이 소설을 추천했을 때, 진작 읽지 않은 게 후회가 될 정도였다. 나는 임선우 작가님이 보여주는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세계를 사랑한다. 거창한 위로가 아닌, 덤덤하지만 따뜻한 위로. 삶이 지칠 때, 언제든 돌아와 폭 안길 수 있는 포근한 침대 같은 소설이었다. '만약, 해파리가 되어 바다를 유영할 수 있다면, 난 계속 인간으로 살까? 아니면 해파리가 될까?' 글쎄.. 나도 한참 고민할 것 같다. (다음 생에는 고래로 태어나 마음껏 바다를 누비는 게 꿈인지라.) 그렇지만, 난 지금의 삶을 살아보고 싶다.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얼마나 더 망가질지, 그리고 얼마나 더 행복할지. 그 끝을 보고 싶다. 삶은 계속 나를 주저 앉힐 것이고, 그 상처가 남긴 잔여물들은 끝도 없이 쌓이겠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나아갈 수 있다. 그것들을 다 흘려보내든, 끌어안든 상관 없이. 계속 나아갈 수 있다. 삶은 계속 이어지기에 그 자체로 축복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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