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꺼내기 연습 - 성공하는 직장인의 문제 해결 사고법
야스다 요시오 지음, 정선우 옮김 / 라이온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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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니 처음 들어오는 글귀인 “‘생각은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혁명적인 창조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덧, 자기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오히려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의 발달로 편리함을 얻었지만, ‘검색병에 걸린 우리에게 독창적인 사고에 몰두할 수 있는 가능성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 아닐까.

이렇게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면서 흥미가 없는 정보를 차단하면서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저자가 내리는 진단은 명쾌하다. 그렇게 계속 입맛 당기는정보만을 취하고 나머지들을 차단하면, 우리의 뇌를 자극하는 정보와 만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관심을 두지 않는 평범한 일상 속에 실은 아무도 느끼지 못하는 새로운 발견이 숨어 있으므로, 누구나 무시하면서 사는 사실들을 가끔 깊이 있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은 귀 기울일 가치가 있다.

계속 변화하는 세상은 보다 창조적인 생각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고, 사람마다 정도는 다르겠지만 저마다 나름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저자는, 우리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되어야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답을 손에 넣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법을 손에 넣기 위해생각하기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생각의 물꼬를 트는 연습, 낯선 것을 고민하는 연습, 깊이 파고들어 생각하는 연습 등으로 분류해 생각의 용량을 늘리는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해 준다.

책 곳곳에 깊이 공감이 느껴지는 생각들이 참 많았다. 이를테면, “새로운 물건을 창조하는 아이디어는 한순간에 떠오른 생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나는 한순간에 떠오르는 생각이 아니라, 끊임없는 생각 끝에 얻은 발견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디어란 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있지만 아무도 감지하지 못한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p.15)라는 대목을 읽으면서 고개를 크게 끄덕거렸다. 우리는 흔히, 평범한 사람들과 본질적으로 다른 이들의 갑작스러운 영감에서 특별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거라고 생각해버리기 쉽지만 그것은 얼마나 안일한 생각인지저자의 말대로 반사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꾸준히 아이디어가 자랄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는 연습,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더욱 절실한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 책 마지막 에필로그에 내가 좋아하는 폴 발레리의 말이 나온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고. , 발레리는 생각하는 대로 실천에 옮기는 용기에 대해 말한 거니까 이 책의 요지인 온전히 내 머리로 생각하기와는 거리가 좀 느껴지긴 하지만. 기존의 자기 계발서와는 다른 점들이 느껴지는, 좋은 책이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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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핸드북 4 : 로즈업 마술 & 착시 마술 니콜라스 아인혼의 마술 핸드북 시리즈 4
니콜라스 아인혼 지음, 정지현 옮김 / 삼호미디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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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내 꿈의 목록 중 하나이다. 마술을 익혀서 가족이나 친구들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에게 마술을 선보여 즐거움을 주는 홍익인간(!)의 삶을 실현하겠다는 나의 야망은, 안타깝게도 그동안 실현될 기미가 별로 보이지 않았다. 어느 날 버스를 타고 가다가 마술학원이란 간판이 눈에 띄기에 부리나케 상담전화를 넣어봤더니 30만원이 넘는 수강료에 각종 재료비 별도라고 해서 고민하다 돌아섰고, 마술도구세트랑 당신도 마술사!’라는 DVD도 사 봤는데 아이들 장난감 같은 것들이어서 실망했던 기억도 있다.

이 책은 무엇보다 큰돈이 들지 않는 도구를 이용한 마술이라는 점이 좋았다.^^; 대부분 동전, 카드, , 손수건, 컵처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으로 별다른 준비 없이 시연할 수 있는 마술들이다. 간단한 손기술을 이용하는 마술에서부터 약간의 기술만 익히면 시연이 가능한 마술 등이 다양하게 실려 있다. 책을 통해서 마술을 배우는 일이 얼마나 흥미로운 지 알 수 있게 되었다.

클로즈업 마술과 착시마술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마술의 기본 입문서 <마술핸드북 4>덕분에 다시 마술에 대한 애정이 불타오르고 있는 중이다. 간단한 기술이라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상세한 가이드가 필요한데, 이 책은 마술 시연마다 단계별로 하나하나, 사진과 함께 친절한 설명이 잘 나와 있다. 아주 간단한 트릭이라도 대충 넘어가거나 하지 않고 상세하게 설명해주어서 어린이라도 쉽게 따라할 수 있게 되어 있을 것 같다. 특히 사진과 함께 설명하는 본문 중 <secret view>가 있는데, 이것은 마술사의 트릭을 담은 사진으로 관객에게는 보이지 않는 장면이다. 섬세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각 마술을 설명하는 아래에 있는 팁도 마술을 배우는 재미를 쏠쏠하게 만들어준다. 관객 앞에서 직접 시연하는 마술이니만큼 어떻게 자연스럽게 연출을 해야 하는지, 어떤 단계에서 적절한 코멘트를 던지면 관객들이 긴장을 풀고 있다가 속아 넘어가는지를 가르쳐주는 팁들이다. ‘녹아 없어지는 동전을 시연하고 이어서 털실 뭉치에 든 동전을 시연하면 관객들의 반응이 더 좋다든지, 전처리(?)를 해 놓은 지폐를 관객이 확인하고 싶어할 때를 대비해서 똑같이 접어 놓은 다른 지폐를 준비해 넣어두라든지 하는 팁들은 실제 마술을 시연할 때 요긴하게 쓰일 것 같다

간단하게 보이는 마술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감명을 줄 수 있는지를 느끼게 해 주는 책, 지은이는 마술의 방법을 익힌 후에는 특별한 동작을 기억하려 애쓰지 말고, 성공 여부에 대해 걱정하지도 말고 최대한 즐겁게 시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라라고 조언한다. 맞다. 중요한 것은 즐겁게 하는 것이다. 마술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까. 지금 나는 손수건에서 사라지는 동전줄을 빠져나가는 구슬을 멋지게 해 내어 딸아이의 박수를 받은 것에 도취되어 연습이 필요하다는 중력 제로 물병에 도전하고 있는 중이다. 이 책 덕분에 소중한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줄 수 있을 것 같고, 내 일상이 더욱 풍요로워 질 것 같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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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일 것 없네 당장 부처로 살게나 - 도법 스님의 화엄경 보현행원품 강의
도법 스님 지음 / 불광출판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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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실상사, 나에게는 예쁘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곳이다. 도법 스님이 작년 한 해 동안 실상사에서 대중법회한 것을 녹취하여 정리한 이 책을 읽으며 그 때의 시간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즐거웠다. 불교의 교리에 대해선 아는 게 별로 없는 나지만, 편안한 구어체로 된 이 책은 이해하기 쉽게 잘 읽혔고, 단순한 이야기들임에도 울림이 깊게 와 닿았다. 본래 어떤 이야기든, 누구든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고수인 셈이다. 스님은 꽤 유머감각이 있으시기도 하다. 웃으면서 말씀하시지만 그 속엔 많은 생각들이 담겨 있다.

온 천지에 부처 아닌 존재가 없습니다. 발에 차이는 게 모두 부처님입니다.’(p.100)

모두들 생일을 맞은 소원은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기 소원만 해결해 달라고 매달리지요. 아마도 부처님한테는 제일 골치 아픈 날이 사월초파일일 것 같습니다.‘(p.105)

그럼 부처님의 소원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바로 부처니까 스스로는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살고, 상대를 지극정성을 다해서 예경하고 공양하는 것이라고 한다. 절에 와서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라고.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인생의 화두에 대해, 부처님이 인생이란 나에게 주어진 도깨비 방망이나 여의주와 같다라고 말씀하셨다는 점이었다. 즉 우리 인생은 우리가 의도한 대로, 우리가 뜻한 대로 삶이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웃는 인생을 살겠다고 마음먹고 그런 행위를 하면 저절로 웃는 인생이 된다는 구절을 읽으며, 이 단순한 진실을 실천하는데 우리는 얼마나 많은 핑계와 자기합리화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도법 스님은, 인간이란 대단히 주체적이며 창조적인 존재인데 불행하게도 인생의 진면목을 잘 모르다보니 나에게 주어진 내 인생을 제대로 못 살고 있다고 말씀하신다. 부처님께서는 스스로에게 주어진 인생을 중생이 되도록 쓰지 말고 부처가 되도록 쓰라고 하셨다고 한다. “지금 당장 작심하고 부처님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것을 당부하는 스님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는다.

한자에 약한 나는 강의 중간 중간에 나오는 사자성어 비슷한 불교용어들은 사뿐히(!) 건너뛰고 읽었는데, 뭐 중요한 것은 그 용어를 익히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 ‘보현행원이라는 말이 특히 기억에 남는데, “나의 행동과 삶이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게 사는 것이라고 한다. 이렇듯 복잡하고 어렵고 애매모호하지 않고, 단순명료한 깨달음을 주는 책이었다. “본인이 어떤 의도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그 삶이 창조된다. 본인이 도둑질하면 도둑인생 되고 부처짓 하면 부처인생 된다는 단순명료한 부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살고 싶다.  

강의 마지막에 스님이 말씀하신 것도 기억에 남는다. 누구나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는 순간에는 그렇게 살아야지, 하고 결심하지만 또 일상으로 나가면 쉽게 잊어버리고 관성에 빠지는 것이 인간이다. 스님은 그렇지만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말라고, 진심으로 이해하고 깊이 공감하는 것을 되풀이하면 그것이 내 사상과 정신이 되어간다고, “콩나무시루에 물을 부으면 물이 다 새 나가는 것 같지만, 그래도 콩나물이 자라나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신다. 나도 끊임없이, 나의 마음 시루에 맑은 물을 부으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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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단 한가지 방법
다치바나 아키라 지음, 서수지 옮김 / 도어즈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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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통쾌한 책을 만났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그동안 수없이 만나왔던 자기계발의 거룩한 신탁을 서슴없이 집어던진다. 아무리 하면 된다라고 외쳐도, 해도 안 되는 일은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다는 저자의 말은 파격적으로 들린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내심 해도 안 되는 일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애써 인정하려 들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그걸 인정하는 순간, 나는 게으르고 가능성 없는 루저라고 인증되는 것 같아서.

저자는 시종일관 확신에 찬 어조로, “할 수 있다라고 하는 자기계발로는 이 잔혹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고 말하며, 필요한 것은 해도 할 수 없다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행복을 손에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성공철학이라고 말하고 있다.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는 게 당연한데, “물을 마시고 싶어 하지 않을 권리를 인정하라라는 사람이 나타나면 누구나 당혹스러울 것이다.’(p.30)

저자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은 물을 마시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우물을 팔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용감해지라는 것이 아닐까. ‘한 우물을 파려고 서로 밟고 밟히는 경쟁에 귀한 청춘을 허비하지 말고, 쳇 그 우물만 물이냐! 하고 돌아서서 다른 땅을 배짱 좋게 팔 줄 알아야 한다는 것. 굉장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이다.

물론 저자의 배짱 좋은 주장 중에서는 분명히 논란의 여지가 있는(혹은 심할) 것들도 있다. 지능과 성격은 운명과 같은 것으로 노력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것, 아이의 성장에 부모는 필요하지 않다는 것, 인종에 따라 선천적인 능력이 차이가 난다는 것과 같은 주장 말이다. 나는 사실 지능과 성격도, 꾸준한 노력에 따라 (엄청나게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 과학적인 근거보다는, 그렇게 믿는 쪽이 내가 살아가는데 힘을 주기 때문이다. 뭐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저자가 그렇게 바꿀 수 없다고 체념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자기계발 이데올로기가 판을 치고 무한경쟁으로 모두들 내몰리는 시대에 행복하게 생존하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책이었고, 현실의 문제점을 냉정하게 짚어내는 대목들에서 무척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특히 2080의 사회, 라이시가 예언한 양극화 사회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어떻게 부각되었는가에 대한 저자의 분석이 날카롭다. 그의 은근히 조소하는 어조까지, 압권이다!

잘사는 나라의 노동자가 창조적 전문가가 되고, 못사는 나라의 노동자가 단순노동을 담당하면 비교 우위의 교환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풍요롭고 행복해질 것이 틀림이 없다. 그래서 라이시 이후 양극화 사회를 논하는 사람들은 교육이 전부라고 입을 모아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왜냐하면 그것이 도덕적으로 타당한 유일한 선택지이기 때문이다.”(p.61)

또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취미를 일로 삼는 잔인한 세상이라는 장이었다. 국제화된 능력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는 능력에 따라 창조적 전문가와 맥잡으로 양극화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능력이 없으면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진다는 불안에 편승해 자기계발을 주창하는 사람들은, 능력이 노력에 의해 개발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를 지배하는 자아실현 신화는 능력주의에 적응하지 못하는 길 잃은 어린 양들에게 보다 강력한 신화를 제시한다.’(p.84)

그 강력한 신화란, 다름 아닌 좋아하는 일 또는 취미를 직업으로 삼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의 표현대로 이는 현대사회 최강의 이데올로기로, 반론은 물론 야유조차 용납되지 않는것일 테다. 신화가 우리를 매료시키는 까닭은 능력주의의 잔혹한 덫에서 빠져나오는 길을 제시해 주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도, 저자는 특유의 삐딱하고 냉정한 통찰을 잃지 않는다. 저자가 예로 든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혹사당하는 퀵서비스 배달원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이 처한 불합리한 구조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이유로 모든 모순을 자기 책임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구조를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일과 취미를 양립시킬 수 있는 것은 고도의 능력을 갖춘 사람들뿐이다.’(p.87)라는 이야기는 아프지만 진실이다.

그렇다면 고도의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 따위 어디에도 없는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생물이 자신에게 적합한 틈새(생태 지위)를 찾아내 가혹한 진화의 역사에서 살아남았듯이, 70억의 사람들이 엮어내는 세상에서 가람을 버리고 시장으로 나아가라고 말한다. 그곳에선 분명히 당신에게 어울리는 틈새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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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의 모험 이야기, 새의 나라
권준형 지음 / 푸른향기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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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책장을 휘익 둘러보니, 어른이지만 내 책장에는 판타지로 분류되는 동화나 소설들이 꽤 많은 것 같다. 현실 너머에 있는 환상동화는 판타지적 감수성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때로는 차가운 현실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한다. 판타지는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주위 사람들과 격렬한 토론 끝에 판타지의 필요성을 주입(?)시켰던 기억도 있다.^^;;

그렇게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던 <잭의 모험 이야기 새의 나라>, 시집을 펴냈던 작가답게 장면들에 대한 묘사가 서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화책 속에서 나온 나무새가 슬프게 울자, 나무가 건네는 나뭇잎 날개를 잭이 나무새에게 달아주고 별이 빛나는 밤하늘 위로 날려 보내는 장면... 아름다운 상상을 할 수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할까, 장면 묘사에 너무 공을 들인 나머지 문장 자체가 지나치게 길어져서 지루함이 느껴진다. 특히 이 책이 아동이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로 분류되니까 더더욱.

결론적으로 말하면 캐릭터의 매력과 스토리에 비해 전체적인 책의 만듦새가 아쉽기만 한 책이다. 책의 두께에 대해 놀랐다는 평이 많은 것 같은데, 사실 이 책보다 얇은 판타지 소설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아동만 대상으로 한 판타지를 제외하고). 판타지는 상상만으로 다른 세계를 창조해내는 것이니 양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운명(?) 아닌가 싶은데, 하여튼 그 양을 떠나 활자 크기와 전체 본문 배치가 전체적으로 너무 빽빽하게 느껴져 책에 집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차라리 1,2권 두 권으로 내더라도 활자를 좀 더 여유있게 배치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또 공들인 장면들의 묘사 사이사이에 자연스러운 대화체들을 좀 더 많이 넣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중간 중간 대화체들이 자연스럽게 섞여있는 부분에 비해, 캐릭터들의 상황과 심리를 작가가 계속 서술해주는 부분들은 몰입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너무 세세하게 설명해주니까 오히려 상상의 여지가 줄어드는 느낌이랄까.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인류의 위대한 유산으로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런 본격 판타지 소설을 만드는 데 작가가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런 아쉬움들이 남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일곱 살 소년 잭이 친구들과 함께 떠난 모험의 마지막, 자신이 특별한 전사임을 깨닫게 된 잭이 마녀로 인해 위험에 빠진 페테이논 왕국을 구하게 된 그 뭉클한 장면으로 이 책을 기억하고 싶다. 판타지의 세계에서 주인공의 성장과 세계의 구원은, 변치 않을 아름다운 공식이니까.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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