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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 혁명 30일 - 미국 최고의 웰빙 리조트 "캐년 랜치"의 30일 뇌 개선 프로젝트
리차드 카모나 지음, 이선경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인생에서 꼭 필요한 변화를 만들고 건강을 유지할 힘은 전적으로 당신에게 있다.'(22쪽)
'두뇌 건강을 지키는 것이 잘 나이듦에 첫 번째 조건'이라는 책 표지의 추천사가 눈에 콕 박힌다. 그렇다. 고령화사회에 빠르게 접어들면서, 우리는 너나없이 '건강하게 나이들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며 살고 있다(물론 생각처럼 안 될 때도 적지 않다^^;). 그러나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더라도 갑작스럽게 뇌에 이상이 생기거나 인지능력이 저하되어, 평범했던 일상이 한순간 무너지고 가족들까지 고통받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건강한 뇌가 없이는 건강해질 수 없다'는 저자의 명쾌한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여본다.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1부를 가장 흥미진진했다. 뇌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해 뇌 신경 화학의 내용까지 등장한다. 와, 뉴런, 시냅스, 미엘린초... 이 얼마만에 만나보는 이름들인지.^^; 그래도 이해하기 쉽게 차근차근 잘 설명해준다. 또한 노화되는 뇌가 어떻게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지, 치매와 알츠하이머의 차이는 무엇인지, 뇌의 노화를 부르는 위험요소들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읽었다. 또한 현대인의 고질병인 스트레스가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2부 '두뇌혁명 30일'에서는 본격적으로 30일 뇌 건강 프로그램이 나온다. 뇌 건강을 위한 음식, 뇌 건강을 개선시키는 운동법, 그리고 명상을 통한 '영적인 뇌 만들기'가 소개된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2부가 이 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는데, 뭐랄까 1부에 비해 다소 시들하게 느껴졌다. 약간 배가 덜 찰 때까지 먹기, 천천히 먹고 꼭꼭 씹으며 먹기, 규칙적으로 먹는 습관 들이기, 정제된 곡물을 피하고 통곡물 위주의 식단 선택하기(근데 섬유질 많은 쿠스쿠스가 왜 '정제된 곡물'로 분류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익숙해져 있는, 특별히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 내용이라서 그런가.
3부에서는 뇌 기능을 발전시킬 수 있는 대체요법들, 학습을 통한 뇌의 개선 등에 대한 이야기다. 31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학습이 뇌의 개선에 필수적이긴 하지만 '모든 학습이 인지적 저장소를 늘려주는 것은 아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뭔가 새로운 정보를 얻는 것만을 학습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신경가소성의 새로운 뉴런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데 적합한 학습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 즉 무언가를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한다. 예전엔 몰랐던 컴퓨터 프로그램, 춤 스텝, 새로운 운동, 공예 활동 등등.
'뇌 건강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수준의 학습을 하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중략)... 가장 쓸모 없는 활동이 기계적 암기나 어렵기만 한 기억력 운동이다. 정보의 일부분만 기계적으로 외우는 것은 친구 사이에서 지식을 뽐내거나 시사 상식 퀴즈에나 유용하지, 실질적인 행동기능 개선과는 연관관계가 없다.'(295쪽)
지금의 건강이 뇌를 좌우한다는 것, 뇌는 잠을 통해 힘을 얻으니 충분한 휴식이 중요하다는 것, 끊임없는 학습을 통해 뇌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 사실 미국 최고의 건강 전문 리조트 캐년 랜치에서 제공하는 뇌 건강 프로그램의 내용은, 우리가 미처 몰랐던 것이라기 보다는 '알면서도 등한시해왔던 것'이 아닐까 싶다. 다만 그것을 꾸준히 매일매일 실천에 옮기는가 아닌가가 차이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디지털 치매'라는 말을 주변에서도 자주 듣게 되는 요즘이다. 생활의 편리를 위하여, 더 많은 것을 저장하고 활용하기 위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그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우리의 뇌 기능이 저하되고 있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시대일수록, 건강한 뇌를 위한 올바른 습관을 갖는 것이 '인생 전반에 걸쳐 계속 지속되어야 할 건강한 삶의 표본'(328쪽)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뇌가 행복해하는 좋은 습관을 내가 얼마만큼 가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그 습관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것인지, 버리거나 바꾸어야 할 습관은 어떤 것이 있는지 점검해볼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