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은 왜 바다로 갔을까? - 청소년, 인문학에 질문을 던지다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5
최재천 외 7인 지음 / 꿈결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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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필요한 시대라고 다들 말한다. 지금처럼 급변하는 시대일수록 더욱 인문학이 절실한 이유는 뭘까? 세상을 '잘' 살기 위해서는 무조건 '열심히' 사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가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나 자신을 제대로 알고, 인간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고, 인간을 둘러싼 대상들과 세계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 인문학이다. 인문학을 통해 우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고, 그 과정에서 통찰력과 상상력이 탄탄한 뿌리를 내릴 것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에게 이 인문학의 내공을 전달해주려면 무엇보다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 첫째 조건이 아닐까. 아무리 의미있는 이야기를 한다 해도 지루해서 다들 귀를 막아버린다면 소용이 없으니까. 인문학이 무미건조하고 하품나는 얘기가 아니라, 다채로운 이야깃거리들이 가득 차 있고 생각하는 재미가 솔솔 생기게 하는 요술램프 같이 느껴지는 이 책이 그래서 참 반갑다.

펭귄은 왜 바다로 갔을까, 세종대왕을 질투하라, 괴테 할아버지가 소개해 준 내 친구 베르터, 누구의 몸이 더 아름다울까... 목차만 읽어봐도 무슨 얘길까 호기심이 생긴다. 환경, 역사, 고전문학, 사회, 과학, 동양철학, 문학, 예술 8가지 주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마치 직접 강연을 듣고 있는 듯 자연스럽게 이야기들이 물 흐르듯 흘러가서 책장이 너무 빨리 넘어가버려 내심 아쉬웠을 정도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면 굶어 죽는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1만 시간만 투자하면 누구나 도가 트이고 반드시 할 일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에게 방황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 방황은 아름다운 방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제일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하면서 살면 가장 신나고 멋질지를 찾아야 합니다. 무기력하게 앉아만 있지 말고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과학자 최재천의 강연 '알면 사랑한다' 중에서, 179쪽)

 

청소년들을 위해 연 인문학 강연을 엮은 책이라, 윗 글에서처럼 청소년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힘찬 격려가 느껴지는 점도 좋았다. 사실 청소년기는 가능성과 희망으로 가득한 시기이면서도, 또 어둠 속을 헤매는 것처럼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 시기이기도 하므로 무엇보다 애정어린 격려가 필요하니까.

청소년들이 무엇을 꿈꾸고 희망해야 하는지, 어떻게 참된 자신이 되어야 하는지를 스스로 잘 찾아가기를 바라는 진심이 강연자들마다의 이야기에서 느껴졌다. 청소년으로 살아가기 참 팍팍한 이 시대지만, 부디 이 강연과 책을 만난 청소년들에게 그 마음이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 청소년기를 한참 지난 나도 그 격려를 덤으로(^^;) 함께 받으면서 새 힘을 얻고 방향키를 다시 점검해본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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