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뜻대로 되는 게 아니란다 - 옥스퍼드 써니 할머니의 유쾌한 인생조언
김성희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간혹 기존과 다른 새로운 일을 벌여야만 설렘을 느낄 수 있다고 착각한다.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일에 쉽사리 싫증을 느끼고, 숨막히는 수레바퀴의 삶이 아니냐며 한심하게 바라보기도 한다. 하지만 매일 똑같아 보이는, 반복되는 일상에도 ‘나’는 분명히 존재한다. 성공도, 행복도, 야망도, 성장도 바로 그곳에 나와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236~237쪽)

 

처음에는 책날개에 써 있는 저자의 화려한 이력에 뭔가 주눅(?)이 들면서 책을 폈다. 오십이라는 나이에 영국 유학을 떠나 옥스퍼드에서 아들딸 같은 친구들과 공부하며 석,박사학위를 받고, 옥스퍼드를 떠난 후에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전하고자 지식 공유 프로그램인 '보이스 프롬 옥스퍼드'의 대표를 맡아 세계 이곳저곳을 누비며 바쁘게 살고 있다니... 뭐랄까, 나와 처음부터 다른 종류의 세계에 속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런데 책장을 넘기다보니 처음의 예상과는 달리, 무척 유쾌하고 재미있다. 그러면서 한편 따뜻하게, 힘차게 격려받는 기분이다. '써니 할머니'의 이글이글 태양같은 에너지에 전염된 것일까, 가슴이 뜨거워진다. 소위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사람이 한 수(?) 전해주겠다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 사랑하는 손자손녀가 후회없이 삶을 즐기기를 바라는 다정한 할머니의 마음이 전해져온다. "Life is wonderful!"을 외치며 인생은 살 만한 것이라고 말해주는 할머니, 노상 버킷리스트만 찾기보다(앗, 찔려라...^^;) 지금 내가 하는 일을 버킷리스트로 만든다면 더더욱 인생은 살 만해진다고 전해주는 '써니 할머니', 멋져요!

 

"나이가 들어 인생을 굽이굽이 돌아보며 무슨 일이든 안 될 건 없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다만 내가 안 했을 뿐이다. 내가 놓쳐버린 선택지들은, 내가 가지 못한 길들은 단지 내가 택하지 않았을 뿐이고, 가보려고 용기 내지 못했을 뿐이다. 이제 더 이상 놓쳐버린 것과 가지 못한 길에 미련을 갖진 말자. 어차피 다 가질 수 없는 게 인생이고, 모든 길을 갈 수 없는 게 우리 삶이니까. 대신 가진 것과 가본 길에 더 큰 애정을 쏟자. 내가 가본 길이, 지금 내가 걷는 길이 더 아름답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247쪽)

 

'나도 나이 들어서 이런 모습이 되고 싶어', 이런 바람을 진심으로 게 해 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얼마나 행운인가. 써니 할머니는 많은 이들이 가지 못한 길만을 동경하고, 가려 하는 길 앞에서는 망설이는 것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한다. 내일은 허상이며 중요한 건 바로 지금 이 순간인 것을, 자신의 삶의 여정과 옥스퍼드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통해 말해준다.

'단언컨대, 가본 길이 아름답다'는 것, 매일매일이 새로운 날이고 인생의 특별한 기회는 평범한 하루에서 시작된다는 것, 평범한 하루를 소중히 받아들이고 특별하게 만들려는 노력 앞에서 인생은 특별하게 흘러간다는 것... 사실 모르고 있던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평범한 내 하루의 가치를 평가절하(?)해왔던 거다. 가지 못한 길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자꾸 곁눈질하던 버릇, 기억 속에 꽉꽉 새겨놓았던 '놓쳐버린 기회의 장면'을 계속해서 리플레이하던 일들도 이젠 훌훌 놓아줘야겠다. 써니 할머니의 이야기대로, 시간이란 놈은 내가 어루만지고 가까이 두어야 내 것이 되는 거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을 아껴두기만 해선 안 된다고, 시작할 게 있으면 지금 시작하라는 할머니의 진심어린 조언을 꼭꼭 기억해야겠다. 즐겨야 할 우리의 인생은 앞으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써니 할머니, 고마워요. 앞으로도 열정적으로 전세계에 지식을 전하고, 멋지게 춤추시며 '어제보다 나은, 어제보다 예쁜 오늘'을 사시기를. 그래서 그 따뜻한 에너지를 마음껏 나눠주세요. 저도 오늘처럼, 기꺼이 그 에너지에 신나게 전염되어 제 오늘을 소중하게, 행복하게 채워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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