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는 일본여자들처럼 - 매일 채소를 찾게 되는 놀라운 변화
강한나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옛부터 세계적 장수 국가로 꼽히고 있는 일본. 그런 일본인들의 장수 비결로 꼽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가정식 밥상'이라고 한다. 소박한 일본인들의 밥상에는 기본적으로 몇 가지 채소 반찬을 중심으로 채소를 이용한 음식이 참 많은 것 같다. 이 책은 일본 현지에서 생활하며 채소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는 저자가 담담하게 풀어내는, '채소 에세이'다.

 

채소가 우리 몸에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밥상을 살펴보면 아무래도 채소는 주인공이 아닌 조연이나 엑스트라에 가깝지 않나 싶다. 주로 육류나 생선요리를 싸 먹는 쌈채소로나, 주 요리에 곁들여지는 반찬 정도로만 상에 올려지는 것이 보통이니까 말이다.

그에 비해 이 책을 통해 만난 일본인의 밥상에서, 채소는 훨씬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것 같다. 일본 정부에서도 채소에 대한 연구를 많이 진행하고 있고 있고 국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 등 다채로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일본 후생성에서는 채소의 섭취 권장량을 하루 350g으로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꼼꼼한 일본인들답게, 이 350g의 양도 녹황색 채소 120g, 붉은색 채소 및 해조류,버섯류 230g 이런 식으로 세부적으로 나눈 '채소식단'을 꼼꼼히 짜는 가정들도 많다고 한다.

나도 채소를 좋아하고 나름대로 즐겨 먹는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 나온 '100g 기준의 채소량'을 토대로 계산해보니 하루 350g에는 한참 못 미친다. 또 여러 색깔의 채소를 골고루 식단에 포함시키는 것도 불합격이고... 건강한 식습관은 결코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의 꾸준한 실천이 쌓여야 가능하다는 것을 새삼 되새겨본다.

 

소탈하고 정갈한 일본인의 밥상머리에 기분좋게 앉아있는 듯한 따뜻한 느낌을 준 책. 순한 양념으로 채소 본연의 맛을 잘 살린 그 밥상에는 건강을 위한 정성어린 마음과 자연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저자가 직접 만나 인터뷰한, 채소에 조예가 깊은 7명의 일본 여성들과 나눈 이야기도 좋았다. 채소를 사랑하며, 채소와 늘 함께하는 여성들과 나눈 이야기가 채소처럼 담백하다. 그들이 공개한 채소요리 레시피를 보는 것만으로도 개운해지는 듯한 기분. 소개된 레시피 중에서는 그린 스무디나 채소 카레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도 있었지만, 두유 그라탕이나 바냐 카우다, 가스파초처럼 생소하고 특별한 채소 요리들도 만날 수 있어 기뻤다.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기 쉬운 계절, 신선한 생채소를 먹기좋게 썰어 퐁듀처럼 따뜻한 소스에 찍어먹는 이탈리아 채소요리 '바냐 카우다'를 식탁에 올리고 싶다. 또 '마시는 샐러드'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몸에 좋은, 차가운 채소 수프 가스파초도, 녹색 채소를 이용한 디톡스 효소 시럽도 꼭 만들어보고 싶고, 일본 전역을 뒤흔들 만큼의 신 채소혁명을 일으켰다는 '채소 50도 세척법'도 당장 실천해봐야겠다(뜨거운 물에 넣으면 채소가 축 처질 것 같은데 오히려 채소의 수분이 높아지고 농약 등 오염물질이 떨어져 나간다니 신기할 따름!).

채소를 맛있고 건강하게 채소를 챙겨먹는 일본인들의 생활 습관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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