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실수 - 성공을 위한 숨은 조력자 와튼스쿨 비즈니스 시리즈
폴 J. H. 슈메이커 지음, 김인수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문제는 너무 '많은' 실수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너무 '적은' 실수들이 일어나는 것이야말로 진짜 문제다. 나이든 사람들에게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후회되느냐는 질문을 해 보라. 그들은 대부분 실수할 기회를 놓친 게 후회된다고 답할 것이다."(13쪽)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야기다. 과거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했던 것보다는 주저하다가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더 미련과 후회가 남는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는 뭔가 새롭게 도전할 때마다 어김없이 실수를 저지를까봐 두려워한다. 일상생활에서도, 크고 작은 실수를 할 때마다 그것을 달가워하는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실수는 두려워하거나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실수는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이고, 새로운 발견으로 가는 관문이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실수에 대한 오해를 걷어치우고, 성공을 위한 숨은 조력자인 '빛나는 실수'를 오히려 의도적으로 저지르고 활용하는 법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해준다.

 

비틀즈가 무명의 밴드였던 시절, 레코드 회사의 능숙한 임원들이 내린 결정을 뒤집고 비틀즈와 계약을 맺었던 젊은 간부 조지 마틴의 이야기로 이 책은 시작된다. 더 명망 있고 음악에 더욱 정통한 여러 레코드 회사의 임원들이 이미 '불합격' 판정을 내린 밴드와의 계약을 결정한 마틴의 결정은 통상적인 상식을 무시했던 것이었고, 그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실수라 여겼다. 하지만 그의 결정 덕분에 비틀즈를 발굴한 EMI는 레코드 비즈니스의 지배적인 사업가가 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남들이 보기에는 실수 같았지만 결국 음악 산업의 지형을 변화시켰던 마틴의 결정처럼, 관습적인 지혜의 좁은 한계를 넘어서서 배움을 촉진하고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 바로 '빛나는 실수'라고 한다.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용어 중 하나가 '실수를 허용하는 생태계'라는 표현이었다. 개인 차원을 넘어서서 조직, 사회의 차원에서 실수를 허용하는 생태계를 창조해야 빛나는 실수를 촉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어렸을 때부터 '최소한의 실수'를 모토로 '정답 찾는 기계'로 길러지는 교육환경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생태계라는 생각이 들기도.-_-;;

조직 차원에서 실수의 미덕을 인정하기 위해 '골든 에그(Golden Egg)'같은 상을 제정한 사례도 무척 흥미진진했다. 실수를 가치 있는 자산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조직이 실수로부터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배우기를 원해서 만든 상인 '골든 에그'는 그 달의 베스트 실수를 선정해서 주는 상이라고 한다. 실수로부터 배운 것을 남들과 공유하는 용기를 낸 관리자들에게 질책 대신 트로피를 안겨주는 회사, 그런 회사의 분위기는 어떨 것인지 상상해본다. 실수를 숨기기 급급하기보다는 실수를 당당히 드러내고 그것을 통한 배움을 격려하는 문화, 그런 문화가 우리의 학교와 회사, 사회 전반의 분위기에 흐른다면 우리 사회는 좀 더 살만한 곳이 되지 않을까.

 

"... 우리가 어떤 실수들은 축복으로 봐야 한다고 믿는다.(중략) 성공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예상치 못한 불운한 결과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접근방식도 변화할 것이다. 불완전을 더 잘 받아들일 것이며, 인간의 오류로부터 더 많은 혜택을 볼 것이다. 또 건강하지 못한 후회에 빠져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그 보상은 새로운 통찰과 새로운 힘, 새로운 발견이 될 것이다."(1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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