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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 멘토링 - 10년의 국제기구 경험담과 GCF 유치과정 스토리
정홍상 지음 / 하다(HadA) / 2013년 6월
평점 :
10여년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저자의 이야기에는, 우리가 막연하게 그려온 국제기구의 이상적인 구호 대신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뛴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생생함이 가득했다. 국제기구에 관심이 있다면, 언젠가 세계를 무대로 일해보고 싶은 꿈을 품고 있다면... 현장에서 직접 겪고 느낀 이야기들로 꽉꽉 찬 이 책이 훌륭한 조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제기구의 문화, 환경, 사람들의 사고방식, 채용 및 평가, 실질적인 업무 등에 대해 저자가 경험한 여러 에피소드를 읽고 있으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말이 절로 실감이 났고,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내가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 책의 또다른 커다란 줄기인, 녹색기후기금(GCF) 한국 유치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무척 흥미진진했다. 우리나라가 GCF 유치에 성공하고 나자 일부 언론에서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이 이겼다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한다. 유치를 놓고 끝까지 경쟁을 벌였던 독일, 스위스와 비교하여 모든 면에서 엄청나게 불리한 여건이었는데 결국 해낸 것이다. 기본적으로 과거에 비해서 엄청나게 높아진 우리나라의 국격이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지만, 그 뒤에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이 없었다면 성취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정부 내의 각 부처, 많은 공무원, 또 여러 기관의 전문가들이 온 정성을 기울여 해낸 일이었고, 국제기구에서 다양한 배경의 직원들과 함께 일해본 저자는 그때의 경험이 유치과정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GCF 유치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개인 간의 관계에서도 꾸준히 오래 쌓아온 인간관계가 결정적일 때 빛을 발하듯, 국가 간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자기가 필요할 때에만 뭐든 다 해줄 듯이 접근하다가 긑나고 나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기 쉽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 또 국제사회에서 한번 한 약속은 가능하면 최대한 지키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실제 에피소드들을 통해 접하니 더욱 피부에 와 닿게 느껴졌다.
유치과정에서 우리나라는 CGF가 한국에 유치되면 사무국 내에 이슬람교도들이 기도할 수 있는 기도실 같은 공간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이런 작은 약속부터 착실히 잘 이행하여 다른 나라의 종교와 문화를 진정으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한국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을 덮고 신문을 읽다가 GCF 사무국이 첫 환경 분야 공적개발원조 사업으로 몽골 조림 사업을 지원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GCF의 항해가 시작되는가 보다. 부디, 많은 이들의 땀방울의 결과로 우리나라 최초로 유치에 성공한 국제기구 GCF가 국제사회에서 탄탄히 자기 역할을 해 나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