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 손정의의 '자기가 원하는 인생' 특강
소프트뱅크 신규채용 라이브 편찬위원회 엮음, 정은영 옮김 / 마리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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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손정의라는 사람에 대해서 알게 되었던 때가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나는 한 소년잡지의 열혈 애독자였는데, 그때 손정의의 삶에 대해 짤막하게 다루었던 기사를 읽었고 큰 충격을 받았다. 밀항선을 타고 일본에 건너가 광산노동자로 일했던 할아버지, 생선 행상으로 겨우 생계를 꾸려가던 한국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조센징이라는 놀림을 수없이 받고 자랐지만 '고래 꿈'을 품은 그는 좌절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향한 길을 꿋꿋이 나아갔다는 이야기는 가슴에 오래오래 남았다.

그 후에도 간간이 손정의의 소식(?)이 들릴 때마다, 나는 그가 혹독한 현실 속에서도 품었던 그 큰 꿈을 떠올렸다. 가끔 내 인생의 고비(지금 생각하니 그리 대단했던 것은 아니었다해도)가 찾아왔을 때도, 뭔가를 하고 싶은데 주변의 몰이해에 부딪쳤을 때도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혼자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열 여섯살의 당찬 소년을 생각하며 용기를 얻곤 했다.

 

이 책은 소프트뱅크 그룹이 매년 신규채용을 위해 실시하는 '소프트뱅크 신규채용 라이브'에서 손정의 회장이 젊은이들에게 던진 메시지 중 핵심내용을 담아낸 것이다. 회사의 신규채용 라이브 편찬위원회에서 펴낸 책이라, 혹시 '회장님의 위대한 업적에 대한 칭송 일색'이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살짝 있었지만 그것은 기우였다(물론 칭송은 있다-아니 많다. 하지만 그것이 목적은 아닌 글들이라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 읽으면서 그의 강한 에너지와 열정에 나도 전염되는 기분이 들었고, 뭐랄까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의 삶을 개척해 온 거인이 철썩! 내 등을 두드려 주며 '뭘 꾸물거리고 있나? 자네도 얼른 해 보게!'하고 나를 일으켜세워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건 개인의 취향일 수도 있겠지만, 말랑말랑한 위로보다는 힘찬 격려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손정의 회장이 전해주는 강렬한 메시지가 묵직하게 와 닿았다.

그가 젊은이들에게 던져주는 화두는 다음 두 가지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내 인생을 걸고 무엇을 이루어낸 것인가?'(6쪽)

 

얼핏 단순하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이다. 하지만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손정의는 이 화두를 말하며 '오를 산'을 결정한다는 비유를 든다. '일자리 찾는 것에 급급해하지 말고 인생 전반에 걸쳐 무엇을 추구할지 머리가 터질 정도로 깊이 생각해서 '오를 산'을 결정해보라'(17쪽)고 이야기한다. 열 다섯살 때 한 권의 책을 읽고 자신의 인생을 걸고 추구할 무언가를 찾아낸 소년은, 자신이 오를 산으로 '정보혁명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일'을 결심했고 그 혁명에 말 그대로 목숨을 걸었다.

 

자신의 영웅을 만들고 그를 닮기 위해 나를 끊임없이 담금질하는 일. 그리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내가 도전할 산을 정하는 일. 그리고 목표를 정했으면 이 산과 저 산을 저울질하지 않고, 배회하지 않고 거기에 오롯이 나 자신을 던지는 일...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삶에 대한 이정표를 진지하게 다시 정리해보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더 담대한 내가 되고 싶다는 그런 열망도 들었다(아, 그런데 워낙 괴물(?)같은 사람이다보니, 담대해지기는커녕 더욱 내가 쪼그라든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손정의가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절, '하루 5분씩'을 쪼개서 하루에 한 가지 무언가를 발명하는 일에 썼다는 에피소드는 요즘 아이디어를 짜느라 물같이 시간을 쓰고있는 나를 절망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다.-_-;; 공부가 아닌 다른 일에 시간을 내어준다는 것은 사치였다면서, 하루 5분이라는 시간에 이제까지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한 것을 한 가지씩 발명해보며 머리를 단련시켰단다. 그래서 그 5분씩이 모여 1년간 250개의 발명을 했고 그 중 하나가 세계 최초의 풀 키보드 포켓 컴퓨터가 되었단다. 괴물...^^;).

 

한 번 뿐인 인생, 내가 오르고 싶은 산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볼 계기가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뜻깊은 손 회장과의 만남이었다. 내 인생을 무엇에 걸고 싶은지 마음속에 굳게 정하는 것. 뜻은 붕새처럼 크게 품고 생활은 개미처럼 부지런해질 것. 가슴이 벅차다.

 

"오늘은 인생에서 가장 멋진 날이 될 것이다. 매일 아침 그러한 생각을 한다면 자신이 바라는 일이 더욱 소중해질 것이다."(1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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