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의 선물 - 인생의 전환점에서 만난 필생의 가르침
에릭 시노웨이 & 메릴 미도우 지음, 김명철.유지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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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나는 이제 남은 내 인생을 세상에 대한,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선물처럼 살아갈 생각이야."(276쪽)

어느날 교정을 걷다가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쓰러지고 기적적으로 소생했던 한 노교수가 제자에게 건네는 이 말이 마음 깊이 남는다. 이 말처럼 하워드 교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삶과 경험, 생각들로 그들에게 성찰과 지혜를 선물한다. 그리고 나도, 그의 귀한 선물을 받고 힘찬 격려를 얻는다. 새 힘이 솟는다.

 

저승 문턱까지 갔다가 다시 살아난 하워드 교수와 제자 에릭이 3년동안 나누었던 대화들의 기록을 읽으며 여러번 가슴이 뜨거워졌다. 주로 산책을 하며 나누는 그들의 다채로운 대화는 "만족스러운 삶과 필생의 일을 어떻게 설계해 나갈 것인가?"라는 큰 틀에서 촘촘한 가지를 뻗어간다. 그리고 그렇게 뻗어간 대화의 주제들에서마다 여러 사람들이 차례차례 등장한다.

회사에서 10년 가까이 열심히 일했으나 의지하던 상사가 직장을 떠나고 난 후 부서가 없어질 위기에 처해 있는 미셸, 맨해튼의 고급 보석 회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몸'만 회사를 다니는 채로 또다시 실패할까 봐 두려워하고 있는 루디, 직장생활 10년이 넘은 시점에서 자신의 역량과 자신의 일이 맞지 않다는 걸 인식하고 갈등하는 제임스, 너무 경직되고 꽉 짜인 조직문화에서 바라는 능력이 자신이 가진 능력과 맞지 않아 송별회의 주인공이 되고 만 버트... 주로 에릭이 물어다(?) 주는 인물들이고, 제임스처럼 10년 만에 찾아온 하워드 교수의 옛 제자도 있다.

어쨌든 하워드 교수는 그들이 '인생의 전환점'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이야기를 듣고, 에릭과 함께 대화하며 진지하게 그들의 상황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성찰한다. 그 전환점에서의 선택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대처해 기회로 만들 것,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과 필요한 것 사이에서 강력한 조합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무엇보다 자기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것, 끊임없이 전진해 나갈 수 있도록 '저글링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지 항상 점검'해 갈 것...

 

무엇보다 하워드 교수가 전해주는 삶의 지혜는 딱딱한 권위와 근엄한 표정 대신, 유머와 인간적인 매력으로 가득하다. 에릭과의 대화 중 에릭이 핵심을 잘 짚어내면 "빙고!"를 외치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고, 상으로 '별 스티커'를 주겠다고 농담하고, 배고픈 제자를 위해 직접 샌드위치를 만들어주고 허겁지겁 먹는 모습에 좋아한다. 그리고 그의 설명에는 쉽고 인상적인 비유들이 풍성하다. 어떤 선택이 내가 추구하는 '자아'와 '차원'에 제대로 연결되는지 설명하기 위해 하워드 교수는 칠판에 저울을 그린다.

"자, 여기에 금 1온스와 납 1온스가 있지? 둘 다 무게는 같지만 본질적 가치는 엄청나게 다르잖아? 마찬가지로 딸에게 책을 읽어주는 1시간과 친구들이랑 포커를 치는 1시간은 본질적으로 다른 가치를 지닐 수밖에 없어."(139쪽)

 

앞으로 살면서 전환점을 만나 막막해질 때, 혹은 도망치고 싶을 때, '결국 나는 누구이고, 어디로 갈 것이며 어떻게 도달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완전하고 다차원적인 그림을 가지고 있어야만 해(227쪽)'이라고 말한 하워드의 목소리를 기억할 것이다. 또한 '삶의 마지막 장면에서 나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완성되고 싶은가?'(62쪽)라고 했던 것도. 하워드의 조언대로, 나의 미래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인생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려본다. 부디 그가 준 귀한 선물을 값어치 있게 쓰면서 살 수 있기를 & 그를 살린 휴대용 제세동기에게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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