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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당신도 깨닫게 될 이야기 - 내 인생을 바꾼 성찰의 순간들
엘리자베스 길버트 외 119명 지음, 래리 스미스 엮음, 박지니.이지연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부제는 '내 인생을 바꾼 성찰의 순간들'... 무척 마음에 와 닿는 말이다. '순간'이 때로는 인생을 바꾸기도 하고 인생에 잊혀지지 않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는 것, 그리고 그런 소중한 순간순간이 모여 한 사람의 인생이 된다는 것... 그런 생각을 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120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인생의 전환점이 된 순간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종군 사진기자, 작가, 영화배우, 음악가, 기업가, 법률가, 사회 활동가... 다채로운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진솔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삶의 조각들의 이야기... 읽으며 마음이 참 따사로워졌다. 뭐랄까, 성공학 책이나 자기계발서들을 읽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인생의 깊이있는 성찰와 삶의 다양성을 맛본 기분이다.
책은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각각 '지금'의 철학, '유머'의 가치, '성숙'의 시간, '이별'의 준비, '가족'의 가치, 행복을 선택할 '용기'와 '순간'의 미학을 주제로 한 글들로 엮어져 있다. 이 책은 처음부터 순서대로 각 주제들을 한꺼번에 읽는 것보다, 랜덤으로 펼쳐들어 여러주제들의 이야기들을 섞어가며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렇게 읽으니까 정말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중에서 특히 마음을 두드린 이야기들을 몇 편 고르라는 것이 참 쉽지가 않다. 우리가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가족이나 친구와의 추억을 떠올릴 때 종종 그렇듯이, 많은 이야기들이 내 안에서 실타래를 만들고 있다.
말기 폐암인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떨리는 필체로 써 남긴, 장미 정원에 비료를 주는 법에 대한 설명서. 뇌졸증을 겪고 알츠하이머가 심해진 상태의 엄마를 위해 준비한 특별한 선물 은색 하모니카. 입양아의 손에 들려 있는, 봉인되어 있던 자신의 출생증명서와 친모의 사망증명서와 그녀의 손으로 쓴 편지가 담겨있는 노란색 마닐라직 봉투. 자신의 실수로 감옥에서 십여 년을 보내야 했던 한 남자의 용서를 받고, 그 남자와 함께 사법 개혁을 위해 일하고 있는 한 여성. 한 풋내기 작가지망생에게 보낸, 존 업다이크의 칭찬을 담은 편지 한 통. 실험실의 오류로 받은 에이즈 양성판정과 진실을 가르쳐 준 전화 한 통. 엄마의 신성(?)한 의무인 저녁식사 차리기를 늦추면서까지 붙잡고 계셨던 책 한 권. 뱃속의 아이를 잃고 우울증에 빠져있던 한 여성에게 희망이 되어 준 조깅... 색색의 실타래들이 들려주고 있는 삶의 진실들. 그 풍성한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이면서 내가 더 넓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너무나 좋아하고 존경하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남긴 말을 떠올리게 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기적이란 없다고 믿고 사는 것과 어디에나 기적이 존재한다고 믿고 사는 것.' 그는 덧붙인다. '나는 후자의 삶을 선택하기로 했다.'
'어디에나 기적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해주는 120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나도 내 내 삶의 기적들을 더 소중히 일궈가야겠다는 다짐을 새로이 해 본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