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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나의 멘토 - 현장에서 삶을 배우는 UNGO 활동가들
UNGO아카데미 강사진 엮음 / 책마루 / 2012년 11월
평점 :
'현장에서 삶을 배우는 UNGO 활동가들'이라는 부제를 읽고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이 책은 올해 여름 개최되었다는, 14개의 NGO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14명의 젊은 활동가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 아카데미의 내용을 정리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 UN과 NGO, 하면 여러가지 멋진 이미지들이 떠오르는데 사실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없었기에 반가운 마음이 컸다. 책에서도 한비야씨의 이야기가 언급되는데, 사실 국제구호 NGO 활동가를 꿈꾸는 사람들은 롤 모델로 한비야 씨를 바라보지만 사실 그렇게 사회적인 명성을 얻는 경우는 아주 특별한 케이스라는 것, NGO 활동가는 철저히 현장 지향적이고 어깨가 낮아져야 하는 자리라는 것-'이름도 빛도 없이 살 수 있는가?(330쪽)'-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한국 월드비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유엔난민기구, 한국국제협력단, 대한민국교육봉사단, 에코프론티어, 푸른아시아, 평화누리, 기아대책... 너무나 친숙한 이름부터 낯설게 느껴지는 이름까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각자의 역할들을 치열하게 수행하고 있는 NGO 현장을 발로 뛰고 있는 젊은이들. 어떻게 보면 쉽지 않은 선택을 한 용기있는 그들의 삶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참 귀한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혼자만 앞서 나가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위해 많은 것을 감수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 하는 생각도 새삼스럽게 들었고.
옛날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날의 NGO와 NGO활동가들에 대한 인식과 사회적 대우는 열악하다. 이런 현실에서, '혼자 꾸는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213쪽)'는 말을 머리로서가 아니라 가슴으로, 발로 뛰며 실천하는 삶을 택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존경심이 일었다. 일반 기업체에 비해 급여는 넉넉하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NGO활동가가 존경받는 직업군으로 널리 인식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책에서 대한민국교육봉사단에서 일하는 활동가가 소개해 준, 미국의 명문대를 졸업하고 금융가에 취직하면 2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젊은이들이, 미국의 낙후지역 공립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NGO인 TFA에서 연봉 2~3만 달러를 받고 일하려고 수만명씩 지원한다는 이야기를 읽고 감명받았다. 우리나라도 몇 년 후, 몇십년 후에는 그런 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물론 젊은이들만의 인식변화만이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을 선택하고서도 사회적인 안전망이 탄탄하게 확보되어있는 인프라 구축이 먼저가 되어야겠지만).
이상이 아닌, 현실의 눈으로 NGO활동가들의 무대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