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비 셀레브리티 - 꿈을 잊고 달려온 나를 위한 첫걸음
김경은 지음 / 글라이더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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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브리티'라는, 영어 단어를 별 고민없이 그대로 가져와 쓰면서 세대 차이를 만들어내는 말을 나는 사실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프롤로그를 읽어보면서 이 책의 저자가 이 단어를 쓴 이유를, 그 미묘한 뉘앙스의 느낌에 애정을 갖는 이유를 이해할 수는 있었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위인이 타고난 위대한 기질과 윤리의식으로 인해 이룩된 거대하고 성스러운 인물인 것에 반해 셀레브리티는 여러모로 노력하다 보면 어쩌면 도달할 수 있는 위치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인물들이라고 한다. 즉 위인들에게는 존경심과 경외심을 품을 수 있지만 셀레브리티들에게는 좀 더 인간적인 친밀감과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도 그들처럼' 살 수 있다는 것, '그들과 닮은'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믿고 그 꿈을 향해 용기있게 나아가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힐러리 클린턴, 오프라 윈프리, 아웅 산 수 치, 마리아 칼라스, 마거릿 대처, 오드리 헵번... 책에서 소개된 25명의 여성들의 이름은 대부분 무척 낯이 익다. 보헤미안 룩에 이름을 붙인 최초의 패션에디터라고 소개된 다이애나 브랠랜드 한 사람을 제외하면 모두 친숙한 이름들이다. 워낙 자기 분야에서 이름을 뚜렷하게 남긴 유명한 여성들이라 평전이나 자서전, 일생을 그린 영화 혹은 여러 인물들을 편집한 형식의 책에서도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희망, 노력, 재능, 의지, 긍정의 키워드로 총 5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각 챕터당 다섯 명의 여성의 삶을 소개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키워드로 인물들을 분류하는 방식은 이런 종류의 책에서는 흔한 구성인데, 읽으면서 뭐랄까 좀 ‘이 사람이 왜 꼭 여기에?’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욕망과 아름다움은 여자의 무기다’라는 소제목으로 엮은 에바 페론의 삶의 키워드가 ‘재능’인 것에도 갸웃(아름다움이 여자의 '재능'이란거냐?), ‘자신가 타인의 인생을 변화시킨 희망의 셀러브리티’에 정치인 박근혜의 이름이 들어있는 것에도 갸웃(왜 유일하게 들어있는 한국 여성이 하필... 그것도 이런 시기에!). 뭐 한 가지 키워드 안에만 넣어 정의하기에는 한 인물의 파란만장한 삶이라는 것이 복잡 미묘하기도 하고, 보는 시각에도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스물 다섯 사람의 셀레브리티의 삶을 큰 스케일로 굵직굵직하게 잘 정리해 놓아서 책은 술술 잘 읽힌다. 짧은 분량에 압축해서 인물들의 삶을 정리하면서도 의미있는 에피소드나 인터뷰 내용들을 나름대로 충실하게 실으려고 노력한 것 같다.

운명에 굴하지 않고 꿈을 움켜쥐어 자신의 꿈으로 세상을 바꾼 여성들의 이야기는, 사실 일상의 굴레를 사는 우리에게 얼마나 큰 힘과 격려가 되는가. 자신의 미래가 너무나 눈부셔서 쳐다보기조차 힘들었다던 오프라 윈프리의 말처럼, 나에게도 그녀들처럼 큰 꿈을 이루어낼 수 있는 내재된 힘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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