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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사람 - 웃는 여자 최승혜의 행복웃음 처방전
최승혜 지음 / 들녘 / 2012년 5월
평점 :
"하루에 15초 신나게 웃으면 48시간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한다...(중략)...아마도 누군가는 "그까짓 48시간?"하고 시큰둥하게 반응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죽음을 목전에 두었다고 상상한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를, 혹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딸을 두고 먼저 떠나야 하는 입장이라면, 48시간이 아니라 단 네 시간도 소중할 테니까. 그런 순간순간이 모여서 우리의 일상을 이루고 우리의 삶을 이룬다."(30쪽)
대학생 때 나는 꽤 심각한 얼굴을 하고 다녔던 학생이었다. 뭐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도 있지만, 암튼 안팎으로 아픈 곳 투성이었고 그렇게 내 슬픔 속에 침잠해 있었던 내가 다시 웃음을 찾게 된 계기가 되었던 일이 있었다.
과 선배의 부탁으로 집 근처 영어유치원 보조교사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 것이었다. 이 책에도 나와 있는 내용이지만 애들은 정말 잘 웃는다. 아이들은 하루에 3~4백 번 웃고 어른들은 겨우 일곱 번 웃는다고 한다. 별 것 아닌 작은 일에도 까르르 까르르, 햇살처럼 웃는 천사같은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서서히 내 얼굴이 바뀌어 갔다. 나를 둘러싼 그 당시의 상황은 그다지 변한 것이 없었지만, 주변 사람들이 '요즘 얼굴 환해졌다','뭐 좋은 일 있었냐'하고 묻는 일이 잦아졌고 그러다 보니 좋은 일도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심각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이 책을 읽으며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때 내가 유치원 아이들로부터 웃음을 전염받았듯이, 저자는 '웃음의 자기장'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웃음의 자기장, 즉 웃음은 긍정적인 기운을 퍼뜨리는 것이다. 자석 주위에 자기장이 생기듯, 늘 웃는 행복한 사람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하고,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반대로 세상에는 남의 웃음과 즐거운 마음을 빼앗아가버리는 '웃음 도둑', 더 나아가 남의 웃음을 송두리째 말려버리는 '웃음탈수기'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인생의 반면교사로 삼으며 자기 자신을 돌아보라고 저자는 말한다. 아, 나는 지금 어느 쪽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그때 우울했던 나를 강한 웃음 바이러스로 자연스럽게 전염시켰던 아이들처럼, 웃음의 자기장을 마구마구 퍼뜨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책에는 웃음 치료 이후 인생이 달라진 사람들의 사례가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솔직히 그 중에서는 정말일까 싶은 사례들(웃음요법으로 암 종양이 사라졌다는 것 등)도 있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프랑스 속담에 '모든 날들 중 가장 완벽하게 잃어버린 날은 웃지 않고 지나간 날'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나의 잃어버린 날들을 떠올리며, 이제는 이 귀한 시간을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이 책의 조언대로 오늘부터 잠자리에 들기 전에 감사한 사람 다섯 명을 떠올리며 웃어야지. 생각해보면 내가 감사할 일이, 감사할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존경하는 넬슨 만델라 아저씨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27년간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도 웃음을 결코 잃지 않았다는데. 일단 내 목표는 일상 속에서 웃음의 자기장의 양을 늘리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시련과 고통 속에서도 감사와 웃음을 잃지않을 수 있는 내공을 차곡차곡 쌓는 것이다. 자, 활짝 웃으며 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