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짱이 패러독스 - 30가지 경제학 이야기
김대환 지음 / 부엔리브로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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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 위기, 유로화 위기...... 우리 주변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경제 현안들, 대충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은 제대로 알고 이해하고 있진 못했다. 일단 경제학 개념이나 용어들 자체에 가까이 다가가기 힘든 높은 벽이 느껴지는 것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개념들은 맞는데 정확하게는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고, 그렇다고 일일이 찾아보거나 할 엄두는 안 나고. 경제학의 기본 원리와 주요한 개념들을 역사적 사실과 저자 자신의 경험, 그리고 우리에게 친근한 우화 등을 예로 들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는 이 책이 그래서 참 반갑게 느껴졌다.

 

반값 등록금은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한미 FTA에 관한 두 가지 시선, 4대강 사업은 국민소득을 증대시켰는가, 정부의 주유소 운영이 기름값을 낮출 수 있을까 등, 평소에 우리가 관심 있어 하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주제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어 좋았다. 특히 저자가 경험하는 일상의 이야기들을 통해 오늘의 우리 사회를 작동하는 경제 원리를 알기 쉽게 짚어주는 점이 와 닿았다.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 벅스를 이용하다가 유튜브에서 음악을 듣는 일이 잦아지는 경험을 이야기하며 외부효과와 그로 인한 비효율성을 없애기 위한 대응들을 설명해주고, 인터파크에서 받은 온라인 쿠폰 하트를 모아서 연극 관람티켓을 받았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사람들이 불확실성을 기피하고 확실성을 지나치게 선호한다는 프랑스의 경제학자 모리스 알레의 알레의 패러독스에 대해 설명해 준다. 역시 뭐든 구체적인 예를 들어서 풀어내줘야 쏙쏙 기억이 잘 되는 것 같다.

 

여러 가지 이론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서도 인상이 깊었던 미국의 수학자 존 내쉬가 발전시킨 게임이론에 대해 설명한 장이었다. 내쉬의 아이디어는 내쉬 균형이라는 개념에 집약되어 있는데 저자는 죄수의 딜레마라는 상황을 이야기하며 이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죄수의 딜레마에서 우리는 각자가 최선의 선택을 했을 때에도 그것이 전체에게 최선이 아닐 수 있다는 교훈을,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응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결론을 얻어 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경제학의 창시자 아담 스미스의 그 유명한, ‘보이지 않는 손으로 인해 각자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면 그것이 사회적으로도 최선이라는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전략적 근거가 된다.

우리의 일상 속에 얼마나 많은 경제 원리와 개념들이 작동하고 있는지 새삼스럽게 깨달을 수 있었다. 나도 일만 하는 개미보다 경제와 금융을 이해하는 베짱이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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