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끌림의 법칙 - 마음을 훔치는 뇌호르몬의 비밀
한경아 지음 / 일상이상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호르몬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따른 사람의 성격을 스토리텔링의 기법으로 풀어가는 책, 독특하고 흥미진진했다. 처음에는 주제 전달형(?) 스토리텔링에 대한 선입견으로 내용이 다소 빈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자신의 인연을 찾기 위한 ‘스마트 러브’의 회원 여덟 명이 보낸 4박 5일의 여정이 꽤 흡인력 있게 다가왔다.
호르몬은 ‘인간의 힘으로 절대 바꿀 수 없는 유전자와 같다’고 말하는 저자는, 그렇기 때문에 먼저 자신을 알고, 객관적으로 상대의 호르몬을 불석할 때 똑똑하게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보통 성격이나 가치관,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오는 차이를 말하며 그 사람과 서로 맞다, 맞지 않다고 흔히들 말하는데, 그것이 우리 두뇌에서 작용하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서로를 끌어당기고 밀어낸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은 어떤 호르몬 유형일까. 나 자신과 평소 내가 기억하는 내 주변 사람들의 행동과 습관을 등장인물 여덟 명과 비교, 분석해가면서 읽으니까 더 흥미로웠다.
따뜻하고 평화를 사랑하며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는 에스트로겐, 자유분방하고 모험을 즐기는 도파민, 사랑보다는 성공을 갈망하는 테스토스테론, 예의와 질서를 존중하는 세로토닌... 이렇게 4가지의 호르몬이 그 사람의 성격을 결정한다는 것, 그리고 스스로 자신의 호르몬을 분석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과 맞는 인연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에 공감이 갔다. 또한 사람에게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1차 호르몬과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또 하나의 2차 호르몬이 있다는 사실은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등장인물 여덟 사람이 자신의 호르몬을 객관적으로 대면하면서, 자기에게 맞는 이상형의 호르몬을 탐색해가는 과정에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을 확인하는 과정을 즐긴다고 생각한다. 보통 나에 대해서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내 속마음을, 진짜 내 모습을 나 자신도 깨닫고 있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 않은가. 또한 나의 성격을, 또 내 성격을 구성하는 호르몬을 확인하는 과정은 나의 정체성을 깨닫게 하고 자존감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나 자신의 모습이 어떤지, 나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게 했다. 또한 앞으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일궈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호르몬이 다르고, 그에 따라 성격까지 달라진다니 참 신기해요. 지금까지는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 그저 호르몬이 다른 것뿐이니까요. 그 차이를 인정해 줘야 하는 거죠.”(P.110)
단순하지만 다시 새겨볼 말이다. 성격에 옳고 그른 것이 없듯이, 호르몬들도 동전의 양면처럼 각각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자신을 바꿀 수 없다면 자신을 아름답게 봐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P.7)는 말이 맞는 거다. 나도 눈을 크게 뜨고, 내 호르몬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뇌에서 분비된 호르몬이 ‘상대에게 사랑받기 위해 무엇을 조심하고,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니까’(p.187)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