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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맥지도 - 대한민국 주류사회 파워엘리트 그룹 인맥관계 해부도
서울경제신문 편집국 지음 / 홍익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인맥’. 정계, 재계, 학계 따위에서 형성된 사람들의 유대 관계. 이 말을 자연스럽게 입에 올리게 될 즈음, 부쩍 어른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전에는 가족, 친척, 친구 등등 나를 둘러싼 자연스러운 ‘관계’였을 뿐인데, 언제부터인가 성공하기 위해선 그 인간관계는 ‘관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다들 입을 모은다. 그렇다. 너나없이 인맥관리의 중요성을 외치는, 소위 ‘인적 네트워크’의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며칠 전 서점에 잠깐 들렀더니, 인맥이 돈이다, 성공하는 인맥관계의 노하우, 인맥경영, 인맥기술... 등등 인맥관리에 대한 책들만 코너가 별도로 만들어져 있을 정도였다(심지어 <인맥에 강한 아이로 키워라>같은 책도 있었다. 이제는 아이한테도 ‘친구랑 사이좋게 놀기’를 ‘인맥 쌓기’로 이야기해줘야 하는 것인가? 왠지 무서워졌다).
528쪽에 달하는 두껍고 방대하고 독특한 이 책은,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정관계 핵심 파워들의 내밀한 인맥관계를 통해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을 발견’하게 할 목적으로 쓴 것이라 한다. 먼저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 50인, 앞으로 한국 사회를 이끄는데 앞장설 인물들의 예상 리스트가 실려 있다. 그리고 2부부터 이명박 대통령, 관료 사회, 차기 대선주자들의 인맥에서부터, 금융 시장, 기업계, 그리고 문화 예술계(예상대로 가장 마지막에 빈약하게 실려 있다)까지 대한민국 사회 전반 각 분야 리더들의 인맥관계들을 그려냈다.
사진을 넣은 간략한 인물소개와 인맥의 흐름도(?)를 도표로 제시하고 설명해주기 때문에 많은 인물들을 다루고 있어도 이해가 쉽다. 하지만 인물 설명에 있어서는 아쉬운 점이 남는다. 언론사에서 만든 책이니만큼 인물 서술에 있어서 자유롭지 않은 한계가 당연히 있을 거라 예상했고 많은 인물들을 다루다보니 분량의 제한도 있겠지만, 인물에 대한 평가가 전반적으로 두루뭉술하고 긍정적인 면에만 초점을 맞춘 듯했다. 기자들이 쓴 책이니만큼 그 인물에 대한 에피소드나 일반인은 모르는 사소한 정보들이 인물 설명에 붙어 나오기도 하는데, 이것은 사람에 따라서 재미있을 수도 있겠다.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익숙한 인물들도 많았지만 이름조차 생경한 인물들도 꽤 있었던 이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는 뉴스나 신문을 접할 때 더 잘 보이고 들리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움직인다는 그들만의 연결고리, 그 철옹성 같은 인맥들을 보며 ‘힘없고 빽없는’ 한 개인으로서 어쩐지 힘이 빠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연, 학연, 혈연으로 얽힌 ‘인맥’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개인적 능력뿐 아니라 인맥관계도 능력의 일부이며 자산이라 믿는 사회, 그런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들을 살면서 많이 봐 와서일까.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