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이후, 두려움과 설렘 사이 - 생존을 위한 두려움과 더 좋은 삶을 꿈꾸는 설렘 사이
정도영 지음 / 시간여행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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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에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대학시절부터 친하게 지냈던 언니인데 올해 마흔인 언니는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 카페 창업을 준비 중이다. 도서관에서 200원짜리 자판기 커피 마시던 시절에도 유난히 자판기별 커피 맛의 미묘한 차이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던 언니답게, 바리스타 자격증 공부도 하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했던 통화에서 대화를 끝맺던 언니의 말이 떠올랐다. 
 “전혀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말일 거야. 그래도 지금이 참, 행복하다.”

 오랫동안 커리어 컨설턴트로 근무하고 주로 중, 장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직업 컨설팅을 해 온 저자답게 이 책은 현실적이고 현장 지향적인, 구체적인 조언들로 가득하다. 허황된 꿈을 단호히 버리고 현실을 직시하라고, 자신의 능력과 여건을 알고 세상을 이해하면 벌써 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한다. 급여와 여러 조건이 무조건 상승해야 한다는 이직의 조건은 환상이라는 것이다. 제 2의 인생을 꿈꾸는 이들에게 저자는 재취업을 하든, 사업을 하든, '먼저 자신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 다음에 현장의 어려움을 제대로 파악하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저자의 조언은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격려로 와 닿는다.

 인생은 마흔부터, 인생의 이모작, 제 2의 인생... 마흔을 수식하는 화려한 말들은 우리 주위에 넘친다. 하지만 내 주위만 얼른 둘러봐도, 이론과 현실의 괴리는 상당한 것 같다. 마흔 이후 제2의 인생을 위해 변화를 인정하고 함께하는 캐릭터들보다는, 생존을 위한 소모전으로 지쳐가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아직 마흔이 되기는 먼 나지만, 마흔 이후 갈팡질팡하며 막연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너무나 간절하다.

 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고 미리 준비하게 한다. 이십 대 때 나는 서른이 먼 나라 이야기인 줄만 알았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한정된 자원의 절실함에 대해 무뎠었다. 막상 삼십 대를 맞고 보니 '서른'이라는 말 앞에서 왜 그렇게 나는 작아지던지, 그동안 난 무엇을 했던가를 수없이 질문하며 갖가지 불안과 고민에 잠겼던 시간이 떠오른다. 그래서 40대를 맞을 때는 그런 심란한 얼굴 대신 설레는 얼굴을 하고 싶다. 저자의 말대로 ‘변화는 변화하고자 하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다’라고 믿으면서. ‘세상을 불평하기 전에 나의 부정적 요소를 불식시키기 위해 스스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헤아려 보아야 한다.’는 말을 기억하면서. 세상에 대한 불평불만만 가득한 채 나 스스로를 채우는 노력에는 게으른 어른은 절대 되고 싶지 않기에.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실행력은 완전해지기 위한 것이 아니다. 조금씩 더 좋아지는 과정이다’라고. 완전해지기 위해서 뭔가를 실행한다면 우리에게 새로운 변화와 도전이란 얼마나 힘겹고 요원한 과제가 될 것인가. 차곡차곡 조금씩, 즐겁게, 내 가치를 새롭게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싶다. 또 ‘어떤 선택을 하든지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라는 조언도 기억하고 싶다. 평범해 보이지만 정말 맞는 말이다. 실행을 멈추지 말고 계속 해 나가야, 나를 지키는 힘인 브랜드 혹은 시스템이 쌩쌩 활기 있게 가동될 것이니까.

 창업 준비에 여념이 없을 언니를 만나면 이 책을 전해주고 싶다. 언니, 마흔 되어서 새로운 일 시작하게 된 것 축하해. 그거 알아? 마흔 이후, 직장에서 이직을 하면서 혹은 창업을 해서 하고자 하는 일을 통해 마음이 설렐 수 있다면 그 일이야말로 최고의 선택이래. 언니의 멋진 카페에서 같이 수다 떨 날을 손꼽아 기다릴게, 힘 내!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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