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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2 : 사랑 편 -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하지만 늘 외롭다고 말하는 당신에게 주고 싶은 시 90편 ㅣ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2
신현림 엮음 / 걷는나무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부터 끌렸다. 곧 다섯 살이 되는 딸아이가 앞으로 크면 함께 하고 싶은 백만 가지(?)쯤 되는 일들 중, “함께 시를 읽는 시간을 자주 가지기”는 그 중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지금은 그 전 작업으로 동시를 많이 읽어주고 있다^^). 나는 스무 살 때 만난 선생님의 영향으로 시와 친해지기 시작했다. 그 분 댁에는 시집만 따로 꽂아두는 책장이 따로 있을 정도였고, 놀러갈 때마다 차를 대접해주시며 시를 읽어주시곤 했다.
시를 읽는 게 재미있고, 뭐랄까 시를 읽을 때 내 안의 뭔가가 끓어오르는 그 느낌이 참 좋다. 시를 읽을 때마다 자주, 내가 문맹이 아니라는 사실에 마구 감사하고 싶다. 그래서 딸아이가 어느 날 가슴 저리는 외로움을 느낄 때, 자기 외로움 속에 꽁꽁 갇혀만 있거나 자기 연민에 빠져서 허우적대거나 하는 대신, 시 한편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시를 읽으며 스스로를 따스하게 보듬을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살아오면서 최악이라 느꼈던 순간에도 시의 도움을 받아 마음을 달랬듯이...
사랑이 떠나가 마음이 아플 때 신현림 시인을 울리고, 다시 사랑할 힘을 주었다는 시들과 그에 어우러진 편안한 그림들이 참 잘 어울린다. 그동안 내가 읽고 모아온 시집들은 거의 다 개별 시인들이 자기 이름으로 낸 시집들이라... 이렇게 한 주제별로 엮은 구성이 밀도가 좀 헐렁한 듯한 느낌은 있지만, 시와 아직 친해지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더 친근하고 좋을 것 같다. 뒤쪽에 따로 시인들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 점도 참 마음에 든다.
저마다 진지한 목소리로 사랑을 노래하고 있는, 신현림 시인이 정성으로 모아 엮은 국내외 시인들의 90편의 시들. 사랑을 간절히 원하고, 사랑에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뻐하고, 사랑의 먹먹한 아픔에 가슴앓이를 하는 목소리들... 시간과 공간을 벽을 뛰어넘어 우리가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보편성. 이것이 문학이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인간이 동굴에서 살며 사냥을 하던 시대에도,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우주여행을 준비하는 시대에도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랑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일은 무한반복으로 언제나 “진행 중”이라는 그 진실.
미래의 어느 날, 아마도 햇살이 따사롭게 간질거리고 있을 어느 날, 딸과 머리 맞대고 이 시들을 읽으며 해 줄 말들을 상상해 본다. 너는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이 세상에 온 거야, 마음을 다해 사랑할 때밖에는 삶이 아니란다... 그러니까 마음껏, 후회 없이 많은 것들을 사랑하렴. 엄마는 언제나 네 사랑을 힘껏 응원하고 있을 거야.
문득, 톨스토이 할아버지가 “전쟁과 평화”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던 것이 떠오른다.
“내가 아는 모든 것은, 오직 그것을 사랑했기 때문에 안다(Everything that I know... I know only because I love)."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