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인의 자녀교육 29 - 가슴으로 사랑하고 머리로 꾸짖는
미리엄 아다한 지음, 이주혜 옮김 / 아침나무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5살 딸아이가 요즘 부쩍 자기 고집이 세졌다.
사소한 일들에도 자기 고집을 좀체 꺽지 않으려 하는 아이... 자연히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지고 자주 화를 내게 되었다. 아이를 감정적으로 대한 날은 스스로 자책하고, 안 그래야지 하면서 다시 화내고 또 자책하는 사이클이 무한반복되고... 

얼마 전 서점에서 우연히 제목이 눈에 띄어 집어들게 된 책, <가슴으로 사랑하고 머리로 꾸짖는 유태인의 자녀교육 29>. 처음에는 유태인의 자녀교육이라니, 특유의 율법에 바탕을 둔 상당히 엄격한 방식의 육아법이 아닐까 하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웬걸, 그들의 방식은 오히려 훨씬 더 온화하고 부드러운, 더 포용력 있는 양육방식이었다. 유태인 부모들은 '행동은 잡아주되 마음은 보듬어주는 방식'으로, 거의 화를 내지 않는다고 한다. "훈육은 아이 스스로 참고 인내하도록 돕는 일"이므로 부모가 분노를 통제하지 않는다면 절대 제대로 가르칠 수 없다고 믿는다는 유태인 부모들. 탓하거나 윽박지르기 전에, 먼저 딸아이의 행동에서 보다 긍정적인 면을 찾고 이해하고자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많은 육아서를 읽었는데, 언제나 내 마음을 움직이는 육아서는 상담 전문가나 저명한 학자가 쓴 글이 아니라 아이를 직접 키워보며 경험해 본 '엄마'가 쓴 것들이었다. 이 책도, 네 아이를 둔 유태인 엄마이자 심리학자인 저자가 그 유명한 <탈무드>와 <토라>에서 찾은 훈육법을, 마치 이웃집 엄마가 자기 이야기 들려주듯 친절하게 잘 풀어낸다. 책에 수없이 밑줄을 그어가며 끄덕끄덕하며 읽었다. 웬지 위로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만 이랬던 것이 아니었구나, 엄마들이라면 누구나 이런 고민을 안고 사는구나, 그리고 앞으로 이런 식으로 나를 변화시키면 되겠구나... 하는, 든든한 길잡이를 만난 기분.

특히 이 책에서 가장 많은 공감과 깨달음을 얻은 부분은 <1장 유태인 부모의 마음가짐_ 아이와 자신 모두에게 너그럽게>였다. 엄마로서의 건강한 자부심을 갖기, 아이에게뿐만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비교와 경쟁을 멈추고 나 자신을 지지하고 인정하기... 나도 알고 있었다. 나의 자책하는 버릇이 '완벽한 엄마'가 되려는 마음에서 나왔다는 것을. 먼저 불완전한 나 자신을 존중하고 아껴야 아이도 긍정적으로 성장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때로 실수를 저지르는 나 자신과 아이에게 더 너그러워지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두고두고 곁에 두고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육아서를 만난 것이 참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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