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만들어도 괜찮을까 - 생명과학의 딜레마를 고민하는 철학 강의
시마조노 스스무 지음, 조해선 옮김 / 갈마바람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생명을 만들어도 괜찮을까? ‘

어떻게 보면 제목이 주는 도발적인 자세는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이렇게 봐야만 할거다라고 알려주는 듯하다. 실제로 이 책은 이렇게 읽지 않으면 작가의 의도만 쫓아가면서 읽을 수밖에 없다. 비록 작가의 의도를 좇아 읽는 것만으로도 얻는 게 많긴 하지만 이 책은 엄연히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생명윤리 및 철학 관련 책이다.

빠르게 발전하는 생명 공학이 어떻게 생명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하여 문제제기하는 것으로 책은 시작한다. 1장은 신체의 개조, 즉 유전자의 조작 등을 통해 생체 개조가 윤리적으로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지에 대하여 말했다면 2장은 임신 시기 태아를 선별 검사하여 문제 많으면 단순히 낙태시키면 되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3장은 배아 조작을 통한 인간 복제가 윤리학적으로 문제가 없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1장부터 3장까지는 생명의 탄생과 관련된 생명공학과 생명윤리 간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4장은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을 통제하는 세상에서 과연 낭만적이고 윤리적인 삶을 살았을 때 무사할 수 있는지를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라는 책을 인용하여 서술하고 있으며 5장은 마이클 센델의 말 생명은 하늘에서 내려준 선물의 의미를 다루었고, 6장은 임신 중절에 관한 서구, 특히 기독교적인 관점과 일본 내에서의 인식(특히 불교적 관점이 많이 반영된)을 비교한다. 7장에서는 6장과 같은 비교 방법을 이용하여 뇌사와 관련된 인식의 차이를 서술한다. 이것으로 비단 생명의 탄생뿐만 아니라 죽음 등에서도 이러한 생명윤리적 문제는 제기될 수 있고 확장될 수 있음을 저자는 보여주고 싶어한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생명공학은 그 기술과 평소 인간이 가지는 생활방식, 윤리와의 엄청난 괴리, 인식의 차이를 발생시켜 많은 문제를 가져왔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생명은 인간에 의해 조절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성관계를 통한 착상으로 임신시키는 방법만이 생명을 만들어내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게 된 이상,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인식이 무너지고, 그 속에서 생겨나는 인간은 생명을 조절하고 만들어내고 강화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인식으로 인해 기존의 윤리 및 사상은 무너지고, 그 속에서 우생학적 근거를 가지는 불평등이 생겨나게 된다. , 심각한 병이 존재하거나 발병할 확률이 높아지면, 그 생명은 말 그대로 폐기하고자 하는 인식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이러한 불평등을 방치해야 하는지라는 문제를 푸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생명은 하늘에서 내려준 선물이다. 이 중요하고 함축적인 한 문장은 아이가 건강하고 튼튼하며 잘 자라는 아이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해도 그 아이를 버릴 부모가 과연 있을까라는 원초적인 인식에서 시작한다.

또한 생명권이라는 관점 속에서, 비단 태아 및 배아 문제 뿐만 아니라, 뇌사 환자의 장기를 떼어내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화두도 던진다. 최근 뇌사상태에 빠졌던 60대 남자가 기적적으로 소생한 뉴스가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0.1%의 소생 가능성을 인정해야 하는지, 이것은 거의 힘들다고 판단하고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장기 이식을 진행해야 하는지를 두고 벌어지는 인식차를 7장에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저자는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과 생명 윤리 문제의 복잡성, 다양성 속에서도 생명의 중요성을 어떻게 윤리적이며 논리적으로 풀어가야 하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결국 결론은 생명은 소중하며, 하늘의 선물이라는 것이 결국은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한다

저자는 이 어려운 주제를 200쪽이라는 명확한 한계 속에서 깔끔하게 문제제기 및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군더더기를 빼고 핵심적인 내용만 서술하고 있다. 따라서 iPS 세포(유도 만능 줄기 세포, NIPT(비침습 산전 유전자 검사), ES 세포(배아 줄기세포) 등의 용어를 좀더 이해하고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기술에 대하여 인간이 처음으로 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감이 있을 수밖에 없고 필연적으로 사회 문제를 발생시켰다. 하지만 생명은 단 하나뿐이고 인생도 단 한번뿐이기 때문에 생명의 소중함은 그 어떤 것 과도 비교할 수 없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선을 넘어서는 안되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고 이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나갈 방법도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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