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 상
야마다 무네키 지음, 지문환 옮김 / 북스토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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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인의 운명이 어쩜 이리도 안타까울까?

꼬여도 어쩜 그리 배배 꼬였으며 그것이 또 안풀려도 어쩜 이렇게 안풀릴까?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던졌으나 정말 가질 수 없었던 단 한가지가 사랑이었던 마츠코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나도 외로움을 느꼈다.

정말 어릴 적에는 내가 인생의 주인공같아서 천년만년 살것 처럼 느껴졌지만 한해 두해 나이를 먹으면서 이제는 나의 삶의 마지막엔 어떻게 외롭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는데 마츠코의 외로움이 어딘가에 있을지 모르는 누군가의 외로움인것만 같아 슬퍼졌다.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열심히 일으니 초등학생 아들아이가 말했다.

"엄마는 왜 그렇게 무서운 책을 읽으세요? 혐오스러운건 무섭고 싫은거잖아요."


맞는 말이다.

나도 처음에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서 '혐오스런'이라는 단어를 보고 나도 모르게 거부감이 생겼었다.

혐오스럽다는 단어는 너무 싫고 끔찍해서 저주 하고 싶어지는 단어다.

그런 단어를 마츠코라는 여인에게 붙여 놓았으니 그 여인의 삶이 대체 어땠길래 혐오스러운 인생이라고 말했을까?


처음엔 마츠코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 혐오스럽다고 불렸을 지라도 그녀의 삶은 외롭지만 따스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정말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 딱 맞는 말 처럼 느껴진다.

다만 '혐오스런 마츠코'가 아니라 '혐오스런 일생'이 맞는 말일 것이다.


한 여인의 삶이 너무도 파란만장하게 기구해서 어쩜 한 군데의 평화나 안정도 없이 그렇게 시시 때때로 괴로움의 연속일까?

가족에게서 친구에게서 연인에게서 버림받고 배신당하고 내몰려 벼랑끝에 선 카와지리 마츠코.

그녀에게는 수많은 남자가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함께 해 준 사람은 없었다.

그나마 자신의 변해버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남자 아카기 만을 마지막 자신의 마음의 섬 처럼 남겨두었을 뿐.


이 모든 일에 궁금증을 갖고 조사하게 되는 조카 쇼. 고모에 대해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던 그가 고모에 대해 알아가면서 고모인 마츠코를 좋게 생각해주고 그녀의 외로운 삶을 가엾게 여겨주어 조금이나마 읽는 나도 위로가 되었다.

처음에는 끔찍하게 들렸을 유골함의 상자에서 나는 소리 '또르르'가 마지막에는 그렇게 다정하게 들릴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상, 하 두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겉 표지는 파스텔톤으로 따스하게 꾸며져 있지만 내용은 일본 소설 답게 선정적이고 충격적인 이야기가 많이 보였다. 하지만 점점 고립화 되어가는 요즘 시대에 점점 외롭게 될 수도 있는 삶 속에서 사람을 순간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좀더 들여다보고 인간애로 바라봐 주는 관계가 바탕이 되길 바래본다.




덧붙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이미 일본에서 영화로 제작 되었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뮤지컬로 상영중이라고 한다.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 <의문의 일승>에서 딱지 역할을 맡은 전성우씨가 류 역할을 맡았다고 하니 더 관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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