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작가인 남편과
국가대표 당구선수인 아내.
책으로 맺어졌다는 두 사람의 행복한 집짓기 이야기.
읽기도 전에
책에 둘러진 띠지에
단란한 가족의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다.
유모차를 끌고 아가와 산책을 하던 중,
수국이 예쁘게 피어 있어서 책을 들이대고 한 컷 찍어 보았다.
나는 아파트 화단을 지나다가
수국과 책을 담은 것이지만,
아마도 부부의 집 화단에는
마음만 먹으면 예쁜 수국을 잔뜩 심을 수 있겠지
싶어 또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ㅡ^
집은 우리를 품어주고,
행복하게 해주고,
꿈꾸게 해준다.
그리고 그 안에는 미래가 담겨 있다.
이지성 차유람 부부의 신혼집은
용인에 있는 타운하우스.
의리의리한 외관과는 달리, 참 추웠다고 한다.
난방비가 어마어마 했고, 그래서 -
집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요소가 단열이라고..
나또한 결혼을 하게 되면서,
부모님의 울타리에서 빠져나와 -
예산에 맞추어 다세대주택 안에 집을 구했었다.
그래도 살림을 채워가고,
막연하게 신혼의 단꿈에 행복했는데,
추운 겨울을 보낸 어느 날..
1층 주차장 바로 위에 위치했던
2층 우리집에 결로로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신혼 살림으로 장만한 장롱 뒤편으로 물이 흐르고...
행복해야할 집이 나를 슬프게 했고, 우울하게 했었다.
집주인은 돈 많은 강남여사님이라,
고쳐주겠다고 했지만,
이미 집에 정이 똑 떨어진터라
우리는 급히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곰팡이와 결로만 없으면 좋겠다면서..
근데, 집주인이나 그 집에 살고 있던 세입자는
결코 솔직하게 말해주지 않기에.. ㅠ_ㅠ
지금도 곰팡이, 결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연애가 그렇다든데...
집도 자꾸 살아봐야 알겠고,
보는 눈이 생기는 거겠지.
집의 불편함을 몸소 겪으면서도,
잘 지어진 다른 집으로 이사갈 생각만 했지.
감히 내가 집을 지어서 살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
이 비범한 부부는 함께 집을 짓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함께 집을 짓는다는 것은 -
단순히 물리적으로 쌓아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부부의 관계도 함께 쌓아올리는 일이리라.
거기에 아이까지 함께 하는 예쁜 집이라니...+_+
일단 집을 짓기로 결정하자 핑크빛 꿈이 몽실몽실 피어났다.
마당 한쪽에 아이 이름이 붙은 화단을 만들어줄 수도 있다.
꽃씨를 심은 다음 싹이 트고 망울이 맺히기를 기다렸다가
활짝 꽃이 피면 기념사진을 찍어줄 수도 있다.
생일에는 친구들을 초대해 마당에서
종일 비눗방울 놀이를 할 수도 있는 자유로운 공간
그런 집을 지어보자!
둘만의 달콤한 공간을 짓는 일도 달콤하지만,
거기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아이와 함께하는 공간을
짓는 다는 건 더 행복한 일이 아닐까 싶다.
어른 둘이야 그저 그런 집에서도
그저 그렇게 살아가겠는데..
아기가 태어나자 욕심이 많이 생기더라.
좀 더 건강하고, 쾌적하고,
아이가 마음껏 놀 수 있는 넓은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부러우면서도,
선뜻 용기는 나지 않는다.
사뿐사뿐 걷는 아가가 참 예쁘다.
지금 여기에서 행복할 것.
now and here!!
우리는 아이가 지금 사람들이 생각하는 잣대와는
조금 다른 기준의 인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버드대나 예일대를 나와
눈높이에 맞는 직장을 찾지 못해 실망하는 삶보다는
아프리카나 분쟁 지역을 돌며
어떤 일이든 씩씩하게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바람과 별과 꽃을 보고 한동안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행복한 집에서
좋은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아이는
이런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집짓기에도 그러했 듯,
아이를 키우는데도 함께 고민하고,
끊임없이 대화하고 노력하는 부부.
아마 이런 인재를 충분히 키워낼 수 있지 않을까.
매매로 나와있는 땅이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알고 싶다면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묻는 것이 제일 좋다.
더 솔직한 이야기는 그 옆 동네 사람들이 해줄지도 모른다.
우리가 집을 구할 때는
부동산 중개인과 집주인, 혹은 세입자의 얘기만 듣고
덜컥 계약을 하게 되는데..
발품을 팔아서 그 동네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결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요즘에는 지역맘카페에서도
이런 정보들을 공유하는 것을 종종 보게된다.
자기가 가진 일에 충실하고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으며
그 자체로의 행복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보내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곳이 파주 교하다.
두 사람이 터를 잡았다는 파주교하.
얼마나 좋은지.. 너무 유명해져 사람들이 몰려오지나 않을까 걱정된단다.
정말 좋은 건 그런 우려가 들기 마련이지.
파주 교하. 한번도 가본 적 없고,
어떤 동네인지도 모르지만...
느릿느릿 조용히, 차분하게 각자의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이 있는
예쁜 도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뒷부분으로 갈 수록
정말 생생한 집짓기 이야기가 나온다.
집이 도깨비방망이 뚝딱~한 것처럼 지어지면
얼마나 좋으랴만..
하나하나, 비교하고 선택하는 일이 만만치 않아보인다.
그럼에도 그러한 결정이 내 손에서, 우리 손에서 이루어져
지어진 집에 더 애착이 가는 거겠지.
집은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
비단 집 뿐만이겠는가..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얼마나 많은지....
책을 좋아하는 부부와
책 속에서 함께 자라는 아이
이 부분이 제일 부럽고도 예뻐보였다.
나는 책보기 싫어하면서,
핸드폰만 보고 있으면서 -
아이에게는 책을 보라고 하는 아이러니;;
이 책에는
두 사람이 집을 짓게된 이유부터,
땅을 고르고,
설계하고, 시공하는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담겨있다.
집짓기에 참여하신 분들의 실명까지 거론되면서 -
실제로 집을 지으면서 놓치면 안되는 문제들을
꼼꼼하게 짚어주고 있어서
내 집을 지어야겠다.
생각하는 분들은 직접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집은 단순하게 생존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작가의 말처럼 -
우리를 품어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래야 내일을 그려보고,
내일을 살게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나또한 언젠간 가족과 함께 지을 우리집을 꿈꾼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