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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계
솔해 지음 / 로망띠끄 / 2015년 10월
평점 :
사랑하는 남자가 있는 여자를 단지 자신이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강간을 해
태어난 여주는 태어날 때부터 어머니 인생의 걸림돌이라 어머니 인생이 완전히
어그러져 버렸다고 생각해 속죄를 하는 마음으로 또 새아버지의 작은 배려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새아버지 사업에 도움을 주고자 돈에 팔려 결혼을 합니다.
부인보다는 하녀에 가까운 헌신적이고 봉사하는 생활을 3년동안 한결같이
남편만을 바라보면서 했지만 돌아오는 건 다른여자를 끌어들인 남편이었습니다.
준우는 자수성가 했지만 자신이 평범한 서민 출신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업신
여김을 당하자 유명한 중매쟁이한테 알선을 받아 여주를 만나 돈을 주고 결혼을 해 신분을
얻어냅니다. 그렇게 철처히 비지니스였던 관계가 자신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마웠던 감정이 애정으로, 사랑으로 변해갑니다.
내가 사는 세계는 1부와 2부 그리고 에필로그로 나눠져 있는데 짐작하다시피
1부는 여주시점인 1인칭으로 쓰여져 있고 2부는 남주시점인 2인칭으로 에필로그는
남주와 여주 우리라는 3인칭 시점으로 쓰여져 있는 독특한 형식입니다.
같은상황 같은 말이라도 둘이 어떻게 생각하는 냐에 따라 자신만의 관점으로 보는
시각에 따라 모든것이 달라질 수 있다는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번갈아가는 교차시점이
아닌 1부와 2부가 나눠져 있다보니 책을 덮다가 다시 펼치고 2부를 읽을 때 1부를 다시 읽어야
불편한 점이 좀 아쉬웠습니다.
여주는 어머니와 학대와 구박속에서 최대한 자신을 드러내지 않게 몸을 움츠리면서
살아왔고 사랑을 받아보지 못해서 사랑을 주는 방법을 몰라 무조건 헌신적이고
불평하지 않고 봉사를 하면서 사는게 자신만의 사랑방법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하녀에 가까운 생활을 3년이나 해왔지만 준우가 보는 입장에서는 그건 아내의 도리
였을 뿐이었습니다. 3년동안 자신을 기계처럼 대하는 아내를 보면서 더 이상을
참을 수가 없어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에 다른 여자가 있는 것처럼 연기를 하지만
그걸 계기로 여주가 세상밖으로 나가고 자신만의 편견을 깨면서 세상살아가는 법도
알게 되고 자신이 했던 행동들이 사랑이 아니었음을 알게 됩니다.
여주자신은 돈에 팔려왔다는 자격지심에 자신이 한마디라도 하면 달라질게 없다
생각해 자신보다는 남편준우가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한다는 말로 자신을 잡는 남편을 믿을수가 없습니다. 이에 준우는 아내한테
나 사랑했다면서 무슨 노력을 해왔냐고 니가 해 왔던 살림하는 거 빼고 자신한테
마음 비친적 있었냐고 단 한 번이라도 남편인 적이 있었냐고 소리칩니다. 그러면서
아내가 자신한테 아무런 말도 표현도 하지 않아 아내가 햇던 사랑을 읽을 틈이 없어
그저 자신을 너무나도 싫어하는 줄 알아 비겁하게 자신 또한 마음을 숨기면서 여자가
하고 싶은 대로 놔두는게 배려인 줄로만 알았다고 하는데 이제 더이상 그런 멍청한
배려 하지 않는다고 하고 싶은 대로 사랑할 거라고 하는 장면에 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 저도 모르게 울컥하니 가슴이 찡하면서 뭉클해집니다.
여주의 어머니는 참 뭐라 할수 없이 아픔과 미움을 가지게 되네요.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지만 자신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강간을 당해 아이가 생겨 어쩔수 없이 결혼을
했지만 사랑하는 남자를 마음속에서는 놓칠수가 없어 언제나 품에 안고 살아 자신의
인생을 망처버린 여주를 미워하면서도 열달동안 품어 낳은 아이를 본 순간 예뻐서
귀애라는 이름을 붙어줍니다. 하지만 아이보다는 자신을 더 사랑하고 자신이 살기
위해서 미워하기로 하는 아픔이 있는 여자라서 마냥 욕을 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여주가 우울증 때문에 병원에 다니는데 의사선생님은 꽃을 보고 행복해질거라고
끝날때 꽃한송이를 주는데 그 꽃을 병원 근처에 있는 꽃집에서 사는 지라 그 꽃한송이
들고 있는 사람들을 다른 이들은 피해 다니는데 그게 과연 행복감을 느꼈는지 알수가
없네요.
내가 사는 세계는 우울하고 짠한 아픔이 있는 여주가 자신이 하는 방법이 옳다고 생각했던
틀을 깨면서 남편한테서 상처에 대한 치료를 받으면서 사랑을 아주 천천히 알아가는지라
천천히 둘의 감정선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읽었는데 여주가 짠하고 남주가 여주한테 베푸는
사랑이 애절해서 참 많이 울면서 읽었습니다. 자신을 온전히 있게 해준 어머니 에게 조차
그 존재를 부정 당하고 외면 받고 결국 상처받아서 더 이상 낮춰질 수 없을만치 낮아진
여주의 자존심과 자기비하로 뭉쳐진 그녀의 세계로 들어갈 수 없어 서성이고 있는 남주
자신만의 세계 속에 갇혀 있는 여주가 남편의 존재를 느끼고 사랑함으로써 이제 그녀의
세계가 아닌 그들의 세계에서 행복할 거라고 믿어보면서 책을 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