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소년 장비 햇살어린이 50
이창숙 지음, 신슬기 그림 / 현북스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만 보고서도 반가움이 앞선 햇살어린이 책이었습니다.

수원 화성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기에 화성이란 단어만 보아도 반가움이 앞선다지요.

하지만 부끄럽게도 화성에 대해서는 정조, 정약용, 거중기, 녹로, 팔달문, 장안문, 화서문, 창룡문, 어차 정도의 단어만 낯익을 정도로 수박 겉핥기 정도의 배경지식을 품고 있었답니다.

가까운 화성을 두고서도 늘 서울 사대문 주변을 맴돌며 선망하곤 하였지요.

화성의 성곽따라 걷기 스탬프 찍기도 완주해 보고, 주변에 있는 화성 박물관과 수원 박물관도 체험했고, 화성 관련된 책도 읽었지만 개념만 따라잡기에 급급했던 것 같아요.
 


화성을 다루는 이야기는 아주 많지만 이 이야기는 관점이 독특했던 것 같아요.

화성의 구조를 다루는 책이나 정조 이야기에 등장하는 화성, 정약용의 업적을 이야기할 때 나오는 화성을 접하는 경우는 많았는데, 화성을 쌓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다룬 이야기는 처음 접해 보았답니다.

지나다 이 돌들을 쌓던 사람들이 많이 죽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하다가도 정약용의 거중기 덕분에 힘을 덜 들였겠지..

정조는 사람들에게 용역의 댓가를 지불한 성군이라는데, 일당 받고 일했으니 화성을 쌓은 백성들은 억울함이 덜 했겠지 싶은 합리화를 하였지만 마음편히 생각하고픈 사라들의 생각이었음을 느끼게 해 주는 이야기였어요.
 


이 글을 쓴 이창숙 작가님은 화성에서 나고 자라셨다 합니다. 작가님도 글을 쓰기 전까지는 화성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고 합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타이틀로 너나 할 것 없이 화성에 대한 관심이 쏠리긴 하였지만 정치적 관점의 역사적 접근이 대다수였지 그 속에 담겨진 백성들의 삶에 대해서는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장비란 별명을 가진 큰남이가 처한 상황을 통해 당시 있을 법한 백성들의 억울한 삶을 엿볼 수 있고, 이를 풀어주기 위한 정조의 마음, 즉 화성을 쌓는 이유와 화성길을 새로 닦는 이유 등은 지금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지도자가 배워야 할 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큰남이를 위로하기 위한 아버지의 마음을 대변한 정약용의 말도 마음에 와 닿았답니다.


중국의 만리장성이나 잘 쌓여진 성곽들을 보면 이유도 모르고 끌려와 희생한 백성들의 넋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허구이지만 적어도 강제 노역은 아니었음이란 짐작과 함께 백성과 지도자, 그리고 설계하고 축조한 건축가이자 과학자들의 공이 한데 어우러져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까지 전해지는 귀한 우리 문화 유산이란 생각이 듭니다.


며칠전 가족과 함께 유럽 여행을 다녀오면서 서양의 역사에 대해 들었습니다.

주로 성벽으로 이뤄진 그들의 역사에 대해 배우며 새로 앎에 대한 즐거움보다 우리에게도 이토록 소중한 문화유산이 있는데 애써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음에 대한 부끄러움이 앞섰답니다.


굳이 우리 나라에서도 멀리 멀리 가면서 역사적 가치를 찾아보려 노력할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우리 것에 대해 깊이 있게 배우고 생각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한번 휙 돌아보고 대부분 알았다고 자만했던 마음을 접고 다시 차분히 화성을 돌아보면서 큰남이와 큰남이 아빠의 모습도 찾아보고, 정조의 뜻과 정약용의 노력의  흔적도 찾아봐야겠단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위인전이나 역사를 통한 것이 아닌 이야기를 통해 전해주는 화성이야기 추천해 드립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