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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아이 - 진짜 소년이 되고 싶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7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이화연 지음, 잼잼코믹스 그림 / 하늘마음 / 2017년 11월
평점 :

분수대 아이란 제목도 흥미를 유발했지만 무엇보다 그림이 눈에 들어왔답니다.
혹시 그래픽 노블인가 싶었지만 그건 아니었고, 그리신 잼잼코믹스(김정혁) 작가님은 웹툰 작가신가봐요.
분수대 아이란 제목만 보고서는 분수대 석상과 관련된 이야길까 싶은 생각은 하였지만,
실제로 분수대에 있던 조각상이 소년이 된다는 판타지로는 상상하지 못했더랍니다.
설정이 어찌나 기발하던지요.
내용은 다르지만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가 생각나면서 오묘한 분위기도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진짜 인간 소년이 되기를 바라는 분수대 아이 제이, 슈퍼문 때문인지 샘 아저씨가 말한 시간의 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바라던 인간이 되었답니다. 다만 잠이 들면 다시 조각상으로 바뀌게 되지요.
시간의 문을 쫓고 있는 홈리스 샘과 함께 다니다가 실제로 제이를 조각한 아빠를 찾으러 갑니다.
세계 조각대회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유명한 스테판 조이는 도박에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제이조차 팔려고 합니다.
설정이 조각상이긴 하지만 현실에서도 도박과 알코올 중독에 빠진 아빠가 아이를 학대하는 경우가 있기에 마음이 먹먹해 지더군요.
분수대 아이 제이를 보러 오는 초록 눈 소녀 해리는 제이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해리의 부모님이 제이를 신고하고 아동보호소에서 위탁 가정으로 보내지는데, 담당 경찰 윌슨이 제이를 데리고 갔지요.
윌슨 또한 가족 문제가 있어 외로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그 외로움이 폭력으로 나온건지 원래 폭력적인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괴로움에 제이는 잠을 청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잠이 들면 다시 조각상이 되어 아무것도 느낄 수 없게 되니까 말이지요.
인간이 되길 원한 조각상 제이는 다시 조각상이 되었음 하는 꿈을 꾸게 됩니다.
인간으로 살고 있는 현실 속 청소년들 중 어쩌면 조각상이 되길 바라는 친구들이 많을지도 모르겠다는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어요.
내 의지와는 달리 사회나 가정의 모습이 아이들을 떠다 밀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요.
사실 이 이야기는 판타지 소설로 재미만 느껴도 충분히 제 역할을 다 하였다 할 것이예요.
그런데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이런 저런 생각들이 떠오르더라고요.
표지그림에 끈끈한 우정을 나눈 샘이 아닌 초록눈의 소녀 해리가 등장한 것은 그만큼 비중이 있다는 말이겠지요?
뒷부분으로 갈 수록 반전이 있는데, 살짝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생각나기도 하였답니다.
흥미로운 소재만으로도 이야기 속에 푹 빠질 수 있는 재밌는 책이었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