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된 선비 이덕무

책이 된 선비 이덕무 ㅣ 보림 창작 그림책
김세현 그림, 이상희 글 / 보림 / 2017년 8월

실용주의 사상에 뒤늦게 관심이 생겨 정약용, 홍대용, 박제가 등과 관련된 책을 읽다 이덕무란 인물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내로라하는 학자들인 박지원에게 인정받고, 정약용, 김정희 등에 영향을 끼칠 만한 인물임에 더욱 비범하게 느껴졌었는데

그의 올곧음과 바른 생각의 근간이 책읽기라는 점을 잘 표현한 그림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책은 책만 읽는 바보란 타이틀에 걸맞는 인물 설정에만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덕무란 인물에 대한 배경지식을 얻기는 힘든 구성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인물에 대한 궁금증 해소를 도와주려는 듯이 작품 말미에 주인공 이덕무란 인물에 대한 설명을 수록해 주었지요.

단순히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얕은 주제를 풍기고만 있는 책이 아니라는 단서가 되는 부분이 되기도 합니다.
 

선비의 기개가 보이나요? 실제로 이덕무는 호리호리하게 큰 키에 단아한 모습, 맑고 빼어난 외모셨다 합니다.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독서에 정진하시는 모습이 그의 올곧은 내면의 모습까지 전달해 주고 있는 듯 합니다.
 

마음 맞는 이들과 나누는 책 이야기.. 이 장면이 어찌나 멋스럽게 느껴지던지요.

단순히 혼자 읽고 생각만 하는 독서라기 보다 읽은 내용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상황 설정에

하얀 눈이 쌓인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저도 마음 맞는 지인들과 독서모임을 통해 책 이야기를 자주 나누고 있는데, 이 그림과 같은 멋스러움은 느낄 수 없지만 그림 속 이들이 느끼는 큰 즐거움은 공감할 수 있을 듯해요. ^^
 

이 책을 젤 처음 발견하고 가장 관심 끌었던 점은 주인공이 이덕무였기 때문이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인물은 잠시 잊고 그림 감상에 빠지게 되었답니다.

뒤늦게 동양화 보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한 장면 한 장면이 매혹적이었답니다.

그린이 김세현 화가는 <만년샤쓰>와 <준치 가시>,<엄마 까투리> 등의 작품에도 그림을 그리셨던 분이셨어요.

이 그림들도 인상깊게 보았던 기억이 남아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책이 된 선비 이덕무> 그림이 가장 마음에 와 닿네요.

그림도 좋지만 새겨진 붓글씨의 멋스러움이 마음에 새겨지네요.

가난한 환경 탓에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굶주림 속에서도 책읽기를 천명으로 여기며 게을리 하지 않은 모습과 책 읽는 즐거움을 한 권의 책에 글과 그림으로 잘 담아낸 것 같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