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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인형 ㅣ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25
인졘링 지음, 김명희 옮김 / 보림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이제는 조금 친숙하게 느껴지는 보림의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입니다.
<종이 인형>이란 제목이 참 친근한 소재란 생각을 불려일으켰는데,
숨기고 싶은 성이야기란 작은 타이틀을 읽음과 동시에 표지 그림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게 되었답니다.
우리와 참 다른 문화를 가졌으리라 생각했던 중국 문화에 대해 여러 편의 전작들을 통해 다르지만 비슷한 환경임을 느꼈습니다.
이번 작품의 주제는 참으로 예민한 부분이라 사회적인 제도 차원에서 우리와 다른 성장기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사람의 성장통은 다 똑같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단니의 등장 등 다소 몽황적인 분위기로 표현되어 현실적인 시점에서 무언가 배우려는 의도록 접근한다면 해석이 어려운 부분이 왕왕 있답니다.
따라서 이 책을 성교육 지침서 수준 정도로 읽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주인공 쑤랴오랴오의 성장 과정을 함께 되돌아보며 성에 대해 도덕적 잣대만 들이대어 덮고 넘어가야 한다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음 하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20대 상담교사가 된 쑤랴오랴오는 어느 날 청소년 상담실에 걸려온 전화를 받다 자신이 오래도록 잊고 살았던 단니를 기억하게 됩니다.
아홉살 가슴이 봉긋하게 올라오던 순간부터 절친은 아니었지만 비밀을 공유하게된 추쯔의 이야기, 무시 선생님을 좋아했던 마음, 유부남 L선생님에 대한 절제된 사랑까지 지난 날의 성장통을 고스란히 전달해 줍니다.
마음의 힘든 시절은 종이 인형이었던 단니의 허상으로 올바르게 잘 극복할 수 있었던 랴오랴오 입장에서는 다행스런 성장기 였지만 추쯔의 인생은 서글픈 생각이 듭니다. 훗날 다시 등장한 추쯔의 모습 또한 마음 아프게 다가왔는데요.
동떨어진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있음직한 이야기이기에 마음씀이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중국 소설 속 등장하는 선생님의 흑백 구조는 극명한 듯 한데요. Y선생님의 경우 정말 불편한 맘이 가득했었습니다.
실제 우리 교단 속에도 있음직한 인물이기에 교사의 자질 부분에 대해 생각이 더욱 깊어지게 되었답니다.
가장 이상적인 선생님이셨던 무시 선생님을 보며 잊고 있던 옛 중학교 때 선생님 생각이 났었어요.
대학 졸업하고 회사 생활 할 즈음까지 연락 했었는데, 주인공처럼 선생님께 편지쓰고 꽃 선물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랴오랴오처럼 여자 선생님에 대한 사랑으로 해석하는 것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고, 좋아하는 선생님 수준이었기에 비틀어 해석할 만한 꺼리는 못되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종이 인형 단니를 만났을 때 걱정 인형 정도로 파악했었습니다.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이 주변에 없을 때 나를 위로해 줄 수 있는 인형의 존재. 그러나 실체는 없고 허상으로 된 존재에 의존하는 주인공 또한 측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기에 부모 입장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 소설에서 내 아이 또한 이야기 나눌 존재가 없어 단니를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쯔 입장도 포함하여 모든 아이들의 탈선이나 잘못된 선택들은 어른의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의 모든 잘못의 원인 뒤엔 항상 부모의 잘못이 요인이란 상황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었는데, 아이의 잘못된 행동 뒤에는 어쩔 수 없이 부모의 잘못 때문이란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성조숙증과 더불어 아이들의 2차 성징 시기도 빨라지고 교육의 중요성을 들먹이며 유치원부터 성교육을 시작하곤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숨기고픈 부끄러운 이야기로 치부되고, 부모 조차도 열린 사고로 고민 나누며 이야기할 수 있는 열린 분위기를 만들기 어려운 내용이긴 하지만, 어른들이 먼저 생각의 틀을 넓히고 바른 귀기울임을 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정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친구들을 위하여 진심으로 고민 상담 들어 줄 상담 전화 창구도 많이 개설되었음 하는 바람이 듭니다.
아들을 키운다는 이유로 한동안 모든 관심이 아들 성장에 초첨을 맞추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딸들의 성장 과정에 집중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