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지금 똥개 훈련 시켜요? 천천히 읽는 책 10
이무완 지음 / 현북스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제목만 보고서는 재미있는 소설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겉표지 그림 칠판에 쓰여진 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아이와 선생님이 함께 쓰고 함께 읽는 교실 일기 모음이었습니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아침독서신문>에 실어줬던 이야기들을 책으로 펴낸 것인데, 선생님의 수고로움 덕분에 자신의 글이 실린 책을 받는 친구들의 마음을 생각해보니 덩달아 므흣하고 선생님께 감사한 생각이 듭니다.


아이가 두 살 때 그림 아닌 글씨를 쓴다는 사실에 감격하여 처음 기쁜 후로, 본인이 글을 쓰겠다고 마늘쫑과 깍두기로 이야기를 만들었을 때의 감동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른 후 아이는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글쓰기를 하려 하지 않았고, 아이에게 일 주일에 두 번쓰는 일기와 한번 쓰는 독서록, 그리고 가끔씩 쓰게 되는 반성문을 성의있게 써줬음 한다는 바람을 내비췄습니다.  다만 짧게라도 아이의  생각과 느낌이 진솔하게 다가와 주기를 바라였건만, 열 줄만 쓰면 된다는 형식에 얽매인 현실에 좌절하고 말았습니다. 말 할 때는 수많은 명언들이 뚝뚝 쏟아져 나와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생각도 예쁘고 언어구사력도 좋은데, 내 아이가 어쩌다 시간에 쫓긴다는 이유로 글 쓰기와 담을 쌓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쓰는 한 줄 한 줄의 이야기들을 독서신문이든 문집이든 만들어 주신다는 것은 참 번거롭고 힘든 일일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 보니 이 한 권의 책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일까란 생각에 가슴 뭉클해 지네요.

온 마음 사랑으로 키운다는 엄마조차도 아이 하나 키우면서 귀 담아 듣지 못하고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많은 아이들과 생활하는 선생님께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욕심이란 것을 알면서도, 따뜻한 말한마디, 세세한 글쓰기 지도 등 많은 것을 기대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선생님 또한 아이들 덕분에 아이들의 글을 읽으며 행복한 마음을 느끼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가끔씩 내 아이의 글을 통해, 다른 아이의 글을 보면서 치유 받고 기분 좋아지는 경험을 왕왕했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쓴 글의 힘이 어떤 것인지 짐작은 하고 있답니다.


수록된 글은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의 글이기에 때로는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틀리기도 했지만 고스란히 담아두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수준 높은 글솜씨에 감탄하게 되네요.

한 편 한 편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저 또한 이 반의 일원이 된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되었네요.

초등학교 3학년인 제 아이는 남자아이지만 엄마와 학교 이야기도 많이 나누거든요.

우리 아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랑 비슷한 상황도 있고, 우리 아이가 읽었던 책 이야기도 나오니 더욱 반갑게 느껴지네요.

우리 아이도 반 아이들과 소통하고 선생님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좋겠다는 꿈을 꿔보아요.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