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가 재미있어지는 20가지 수학 이야기 세계사가 재미있어지는 이야기
차이톈신 지음, 박소정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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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면 수학, 과학이면 과학, 음악이면 음악, 미술이면 미술 특정 분야만 잘하면 전문적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은연중 지니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교과교육을 비롯 여러 도서들에서 각 영역을 융합한 것을 자주 접하면서 좁았던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역사와 예술을 접목하는 것을 읽은 경험은 왕왕 있었는데 역사와 수학을 맺어준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이 글을 쓴 차이텐신은 수학대학에서 박사생 지도교수로 재직 중이지만 시집, 수필집 등을 출간하기도 하였다 합니다.

이과생이 쓴 문학작품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분이 딱 그러한 영역의 일을 하시는 분 같아 일단 매력적이란 생각을 품고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의 구성은 크게 수학이야기, 수학자 이야기, 재미있는 수학 문제로 나뉘어 각각의 단편 내용으로 꾸려져 있습니다. 소제목을 보고 흥미로운 부분을 먼저 읽어보아도 되는 구성이랍니다.

첫번째 이야기에 나온 대우치수와 낙수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마방진과 관련된 이야기로 언젠가 한번 들어봄직한 이야기였음에도 읽을때마다 늘 새로운건 제 머리탓인 듯 싶긴 합니다.

신령한 거북 등에 나타난 길조를 상징하는 무늬인 낙서를 보면서 미하앨엔데가 이를 착용한건 아닌가 싶었답니다. <모모>에 등장하는 거북이 등에 글자가 나왔던 장면이 떠올랐거든요.

이 부분을 읽을 때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것은 뒤러의 <멜랑콜리아> 작품에 나타난 환방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는 그림 자료가 있다는 것입니다.

철학적 사고를 잘 하는 사람들이 수학과 과학을 잘하였음은 조금씩 이해하고 있었고, 수학의 논리적인 것이 음악과 연관되어 바흐가 수학을 잘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미술과 수학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보니 옛 사람들의 다재다능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교육이 옛것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아라비아 숫자를 정작 아라비아인들이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이름만 낯익었던 유클리드와 오일러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깊었습니다. 수학자를 알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들이 살았던 시대 상황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으니 자연히 세계사와 연관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됩니다.

완전수에 관련된 내용 부분에서 등장하는 식을 보고 이 영역은 내 영역이 아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수포자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겠는 것이 아무리 쉽게 설명이 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이해 안되기에 수포자가 되었을 터이니 공식을 바로 이해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책의 강점은 읽고 싶어지게 만든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세계사와 접목시키지 않고 단순히 수학적 지식을 전달해 주고자 만든 책이었다면 아마 펼쳐 보지도 않았겠지요. 게다가 이 책의 제목을 보면 후학이야기를 통해 세계사가 재미있어진다는 설정이니 수학 공식에 집착하기 보다 이런 이론을 통해 세계사가 재미있어지면 어느 정도 작가의 목적에 도달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사실 완전수는 무척 궁금하지만 수의 영역이 항상 어렵게 느껴져 피하고 싶었던 영역이랍니다.

게다가 오랜만에 마주친 시그마와 소수라니, 하지만 읽는 내내 완전히 무엇인가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고 수학자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기에 재미있었습니다.

디도 여왕의 이야기에서 에서 영감을 받아 쓴 톨스토이의 작품은 줄거리만 대략 알고 있었는데 수학적 관점으로 풀어 쓴 이야기를 읽어보니 재미있었습니다.

수학은 배워봤자 시험대비용 공식일 뿐 실생활에 쓸 일이 없다고 생각하였었는데 이 영역조차 아는 것만큼 보이는 영역이였네요.

숨겨진 수학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배경지식이 제게도 있었더라면 삶이 더 풍요로워졌겠단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막 세계사를 배워야 하는 아이는 수학보다 세계사를 더 싫어하는 녀석이랍니다.

때마침 문명을 공부하였는데 이 책 첫 이야기에서 4대 문명이란 단어를 보더니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역사보다 수학 이야기는 아이가 저보다 더 잘 이해할지도 모르겠어요.

저희집 아이처럼 수학에 관심이 있지만 세계사를 어려워 하는 아이들에게 권하면 더 좋을 책이란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수학을 포기하고 세계사는 어설프게 좋아하는 엄마도 재미를 느꼈으니 각자의 영역을 상호 보충하면서 함꼐 읽어갈 수 있는 책이라 더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세계사, 재미, 수학 제목에서 고를 수 있는 세 개의 키워드 중 제가 고른 단어는 재미였습니다.

세계사와 수학이 주인공이였을 텐데 그럼에도 재미가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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