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포핀스 (Special Edition)
패멀라 린던 트래버스 지음, 로렌 차일드 그림, 우순교 옮김 / 시공주니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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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을 타고 하늘을 날라 다니는 여자 이야기, 어렸을 적에도 읽어 보았던 기억은 없었는데 이상하게도 이 장면이 익숙하게 다가오면서 메리 포핀스란 이름이 뇌리에 박혀 있었답니다.

책을 읽지 않아도 작가의 이름과 제목쯤은 익숙하게 다가오는데 메리 포핀스란 제목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파멜라 핀든 트래버스란 작가 이름은 너무도 낯설게 다가 왔어요.

근래 TV에서 메리 포핀스 리턴즈란 영화를 방영해 주어 재밌게 보았는데 내용은 비슷하지만 전달 매체도 다르기에 책은 책대로 영화는 영화대로 매력적으로 다가 왔었습니다.

명작을 읽을 때 원화를 바탕으로 된 책을 소장하기를 고집했던 적이 있었는데, 로렌 차일드의 삽화를 통해 만나게 된 이 책 덕분에 시야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 <난 토마토 절대 안먹어>를 비롯하여 로렌 차일드의 그림을 자주 접하곤 하였습니다.

글보다 그림읽기를 좋아하던 아이였기에 그림 작가 전시가 있으면 찾아갈 정도로 그림의 가치를 높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책에서도 그림 보는 즐거움에 흠뻑 빠지기도 하였답니다.

<메리 포핀스>가 1934년에 출간된 책이란 점도 놀라웠지만 30년대를 배경으로 삽화를 설정하여 표현한 점에 더욱 설렘을 느낄 수 있었고, 특히 직물과 종이 등을 잘라 만드는 콜라주 기법으로 표현한 그림들을 허투루 넘길 수가 없었답니다.

줄거리를 전혀 모르는 상태로 단지 우산을 쓰고 날라다니는 여인만 알면서 막연히 그녀가 마녀란 착각 속에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첫 장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스스로의 착각이 너무도 어이가 없었답니다. 메리 포핀스의 직업은 마녀가 아니라 유모였었거든요.

메리 포핀스가 유모로 일하게 된 집은 뱅크스씨 댁인데, 결혼 후 부인에게 했던 뱅크스씨의 질문이 너무도 인상적이이었답니다.

깨끗하고 멋지고 안락한 집에서 살고 싶은지, 아니면 애들 넷을 키우며 살고 싶은지..

하하하. 결국 아내의 선택은 애들 넷을 키우면서 살고 싶다는 것이였 답니다. 요리사, 가정부, 구두를 닦아주는 사람, 유모까지 고용하면서 살 정도라면 애들 넷이란 선택이 그리 어리석은 선택이 아닐지도 모르겠지요.

바람을 타고 등장한 메리 포핀스의 존재를 보면서 이 이야기가 판타지란 것 쯤은 염두해 두고 있었을 터임에도 불구하고 상싱력이라고는 어릴 적 동심을 지니고 있었을 때조차도 결핍이었던 저로서는 이야기의 전개가 너무도 낯설게 느껴졌답니다.

카펫으로 만든 가방 속에서 무궁무진한 세상이 펼쳐지는 판타지적 장면들도 적응하기 힘들었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챕터 하나씩 읽을 때마다 나름읭 교훈 찾기를 시도했던 것 같습니다.

주입식 교육과 읽기 습관의 문제였겠지만 이런저런 교훈적 생각이 떠오를때마다 뭔지 모른 슬픈 감정이 차오르기도 하였습니다.

메리 포핀스가 외출하여 만난 성냥팔이 사나이 버트와의 일화에서 장사가 안되어 차를 사줄 수 없는 상황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장면들, 집으로 돌아와서 아이들에게 해 준 말이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동화 속 나라를 가지고 있다고 하였는데 무언가 나름의 깊은 뜻이 있는 문장이겠구나 싶으면서도 흥! 자리 합리화! 라는 염세주의적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답니다. 순수함이란 찾아볼 수 없는 때묻은 어른의 흔적이라고나 할까요. 아직 이야기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전개된 메리 포핀스의 삼촌 위그 아저씨의 이야도 흥미로웠습니다. 웃긴 생각만해도 몸이 떠오른다는 설정, 아주 심각한 생각 즉 아주 슬픈 생각을 해야 원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는데 나에겐 웃긴 생각이 뭐가 있을까 보다 슬픈 생각이 뭐가 있을까를 먼저 생각해 보게 되었었는데 다행인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아 나름 잘 살고 있는건가 싶기도 하였답니다.

아이들에게는 무조건 친철한 어른이어야한다는 생각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그러해야한다 생각하였지만 유모란 직업이랑 어울리지 않게 메리 포핀스는 쌀쌀맞으며 차가운 여자였습니다.

나름 누군지도 모르면서 바람만 불면 저도 모르게 메리 포핀스처럼 우산을 타고 날아가야지 했던 순수한 생각을 품었던 적이 있었기에 그녀가 매정하게 아이들에게 강압적으로 내뱉는 말투가 거슬리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야기를 끝까지 읽다보면 메리 아줌마는 대책없이 나쁜 사람은 아니였답니다.

나침반 하나로 세계여행을 다녀올 수도 있고, 나만의 동화속 나라를 꿈꿀 수 있으며 모든 동물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이 있는 메리 포핀스와 떠나는 여행, 잠깐의 적응 시간이 필요하긴 하였지만 읽다보면 저절로 빠져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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