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장 동네 천천히 읽는 책 36
하종오 지음, 김홍비 그림 / 현북스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시 동네><우리 동네> 등 평소 늘 보던 풍경이지만 새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노래하는 하종오 시인의 동시 <어시장 동네>를 만났습니다.

바다는 언제나 선망의 대상이고 여행의 의미를 품고 있지요.

농촌, 산촌, 어촌은 사회 교과서 교육 과정으로 배우는 내용 중 하나가 아니면, 어촌에서 만날 수 있는 생물들은 과학 과목 중 한 내용으로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행을 통해 만나게 된 어촌에서는 낭만을 꿈꿔 볼 듯도 싶지만 아이의 교육과 연계시켜 체험 학습으로 들어가다 보면 다시금 사회와 과학 과목을 들먹이게 됩니다.

이러한 지식적 접근을 마냥 삭막함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하종오 시인의 <어시장 동네>를 감상하다 보니 우리가 배워가는 모든 지식 속에 사람이 빠져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번 동시에서는 바닷가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바닷가 이웃에는 바다 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바다에 살고 있는 해산물 등 생명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바닷가 주변에 세워진 시설과 더불어 풍경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주된 생활의 공간이 도시이다 보니 어촌은 멀게만 느껴지게 되는 현실이지만 우위를 가릴 수 있는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수평적 이웃 관계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 주는 마음 따뜻해 지는 동시들 모음집입니다.
 


바다가 있는 어촌을 방문하면 언제나 등대가 보입니다.

홀로 우뚝 서있는 모습이 언제 봐도 쓸쓸해 보이는데, 그 쓸쓸함 때문인지 등대가 풍기는 묘한 신비로움에 항상 사진 찍게 되는 배경이 되어주기도 하는 공간입니다.

시인이 부르는 동시 속 등대는 찾아가도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낼 수 없는 안타까움과 동시에 쉼 조차 서서해야하는 안스러움을 느끼게도 하지만,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내며 오늘도 살아내는 우리 부모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마음이 들어 고마움과 동시에 든든함을 느끼게 해 주게됩니다.

늘 보던 등대, 막연했던 느낌들이었는데 특별한 시어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무언가 형상화되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시라는 형식이 주는 큰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문화 사회, 인권에 대한 주제를 많이 다루곤 하는데 차별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한마디 보다 시를 통해 전달하는 효과가 큼을 새삼 느끼게되었습니다.

이제는 어촌에만 국한된 상황은 아니지만 어시장 동네에 살고 있는 여러 인종의 사람들 모두 우리와 똑같은 한국인이라는 시는 우리 마음 속에 잔잔히 새겨지게 됩니다.

이 밖에도 유조선에서 새어나온 기름으로 오염된 바다 등 사회 문제로 이슈될 만한 소재들을 시의 재료로 다룬 시들도 다수 있지만, 갈매기, 오징어, 수평선 등 어촌에서 보이는 것들을 재미있게 표현한 시들도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어촌 마을을 방문할 때 시집을 들고 가 보이는 하나하나에 걸맞는 시들을 소리내어 읽어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듯 싶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