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의 데이터 햇살어린이 61
이승민 외 지음, 소우주 그림 / 현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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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현북스의 햇살 어린이 책이라 하더라도 아이가 열세 살이 되다 보니 열두 살 이야기는 좀 유치하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을 했더랍니다.

폭넓은 독서 활동을 통해 아이의 성장만큼 엄마의 성장도 더불어 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생각의 크기는 쉽사리 커지지 않는가 보지요.

어린왕자를 생각케 하는 표지와 제목 단숨에 흥미를 자아내지 못했지만 이 책을 덮는 순간 오래도록 여운과 생각의 잔재가 남아 지인들과의 이야기 속에 한참을 인용하면서 되새기곤 하였답니다.

네 명의 작가 이름이 있어 의아했는데, 네 편의 단편작이 수록된 책입니다.

각각의 내용이 미래 내용을 담고 있는 SF 이야긴 듯 싶지만 미래에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상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현재에서도 반드시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할 메세지를 툭 던져 놓은 작품들이라 가치가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책 제목과 같은 <열두 살의 데이터>와 <스파클링 봇>이었습니다.

진로 고민이 한창인 때 왜 하고 싶은 것이 없을까 고민하는 아이에게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주었고, 하라니까 하는 진로 고민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 진지하게 진로를 고민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이미 시작된 4차 산업 시대 로봇의 영역은 어디까지일까 상상해 보았지만 로봇이 직업을 정해주는 세상이 오리란 상상은 해 보지 못했기에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혼자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지는 행동은 무척 힘이 든 행위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의존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직업을 알아서 결정해 준다는 것이 얼마나 편리할까 싶기도 하지요.

운이 좋으면 연예인이나 의사를 노력없이 직업으로 얻을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너는 아무일도 하지 말라고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마냥 놀고 먹고 하는 것이 소원인 사람도 막상 너는 아무일도 하지 않으면 된다고 통보 받으면 기분이 어떨까요?

이식 받은 기계장치로 나의 흥미와 재능을 알아차리고 알아서 직업을 결정해 준다는 설정, 왠지 흥미롭다기 보다는 으스스함으로 다가왔답니다.

자신의 진로를 찾지 못한 친구들이나 자신이 원하는 진로를 위해 달려가는 친구들 모두에게 나에게 주어진 재능과 흥미 그리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자신의 미래 모습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된 이야기였습니다.
 


아빠가 만들어 준 고민을 들어 주는 첨단 로봇은

고민을 말해봐, 그래, 그렇구나, 어떻게 됐어? 이 네 마디만 할 수 있답니다.

처음엔 아이와 너무도 유치한 설정에 이게 뭐야 싶어 웃었는데..

이 이야기가 주는 여운이 너무도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사실 말이 많은 우리 가족, 특히 제가 아이에게 많은 말을 하고 있었는데요.

진정 필요한 말은 이 네 마디만 하면 되지 않았을까 싶었답니다.

엉성한 설명서를 작성해준 아빠지만 아빠는 이러한 마음 읽어주는 방식을 알고 계셨던 걸까요?

귀 담아 들어주기, 마음 읽어주기.. 알고 있지만 실천에 옮기기 어려운 중요한 가치에 대해 깨닫게 된 이야기였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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