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선물 - 방정환 세계동화 햇살어린이 55
방정환 옮김, 장정희 해설, 지효진 그림 / 현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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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누구나 다 아는 것 같지만 누구도 읽지 않은 책이란 말을 들었습니다.

듣고보니 그렇다고 생각했었는데 방정환 선생님도 저에겐 고전과 같은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참 낯익어 잘 알고 있는 분이라 생각했었는데, 동화 번역까지 하셨음은 알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일제시대에 어린이들이 세계동화를 읽었으리란 생각도 해 보지 못했더랬죠.

책 표지만 대충 훑고는 방정환 선생님이 쓴 <사랑의 선물>이란 동화책이라 생각했습니다.

단발머리 소녀와 예쁜 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하면서 말이지요.
 


하지만 책을 펼쳐보고 알듯말듯한 이야기의 제목들을 보면서 아, 방정환 선생님이 세계동화를 번역도 하셨구나 깨달았습니다.

제목만 보고 예측 되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생각했던 그 동화가 맞으려나 기대하면서 맞춰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예전에 북한 동화를 읽었을때와 비슷한 느낌이기도 하였어요.

목숨, 꿈, 동정 지혜, 죽음, 성공, 소외, 습관, 정직, 원수..

각각의 이야기 속에서 들려주고 싶었던 주제들이 얼핏보면 지금의 어린이들에게도 필요한 주제이기도 하지만 일제시대를 살아내야만 하는 어린이들이 받아들이는 감정은 지금의 그것과는 확연히 달랐을 것이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러다가도 어쩌면 지금의 어린이들도 그들 나름대로 견디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참 오랜만에 보게 되는 세로줄 글입니다.

소파 방정환 선생님께서 이 책을 쓴 이유를 담은 글인데요.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 글이지만 곳곳에 원문의 글을 실어준 것이 참으로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읽는 동화책에서 옛 문체를 접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니까요.

각 동화가 시작되는 첫 부분에 원문을 실어준 것 또한 이런 의미에서 좋았습니다.


생소한 세로줄 옛 글로 이 글을 접했다면 아마도 아이들이 읽어내려가기 어려움을 겪었을 것입니다.

저 또한 세로줄 글을 읽을 때 자를 대고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원문의 글을 살렸지만 지금의 아이들이 읽기 쉽게 풀어쓴 글이라 아이들이 읽는데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명작동화로 재밌게 만났던 신데렐라나 행복한 왕자 등의 글을 우리 나라 전래 동화 읽는 맛으로 표현된 글로 읽는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명작과 전래는 반드시 아이들이 읽어야 하는 책이란 생각으로 한번쯤은 전집으로 다 읽었던 이야기라 생각했는데,

요즘들어 생각되는 것은 아이와 나는 무엇을 읽었던 것일까 하는 생각들이었습니다.

줄거리 익히기에 연연하던지 도덕적 잣대의 교훈을 찾고자 무던히 노력했던 기억 외에 우리가 왜 그 이야기에 귀기울여하는지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하지 않았던 아니 못했던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방정환 선생님이 엮어 놓은 세계동화 또한 이런 관점에서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장정희님의 해설이 깃들여진 덕분에 일제 시대 아이들의 삶과 더불어 삶의 가치에 대해서도 더욱 깊이있게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친근한 그림으로 접근하여 알지만 낯설게 다가오는 이 이야기들에 접근하기 쉬웠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라 더 찾지 않았던 옛 이야기를 방정환 선생님의 글로 다시 만나 제대로 읽어냈단 생각을 하니 뿌듯함이 앞서기도 합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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