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은빛여우 햇살어린이 54
백하나 지음, 전명진 그림 / 현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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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과 제목만 보고서는 동물들의 우화 같은 이야기련가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이름이 익숙한 백하나 작가님의 글이란 것을 알게 되었지요.

<어느 날 학교에서 왕기철이>를 아이 덕분에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었기에 혹시 이번 이야기도 기묘한 상황이 만들어 지는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작가가 들려주는 본문의 내용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작가의 말 부분을 신경써 읽는 편인데요.

항상 처음에 읽어야 할지 본문 내용을 읽고 나서 읽어야 할지 아니면 수록되어 있는 순서대로 읽어야 할지 많은 갈등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늘 작가의 의도가 궁금하여 먼저 읽게 됩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도 작가의 말을 먼저 읽게 되었는데, 작가는 연암 박지원이 쓴 <호질>을 읽다가 이번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여우의 갓을 가지면 부자가 되고,

여우의 신을 가지면 모습을 감출 수 있고,

여우의 꼬리를 가지면 다른 사람을 홀릴 수 있다.'


여우는 어느 순간 우리게에 신비스런 동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영악하고 깍쟁이 같은 이미지를 품고 있긴 하지만 구미호 덕분인지 사람이 되기위해 무던히도 애쓰는 동물로 생각되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번 이야기는 단순히 이 무더운 여름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으스스한 호러물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신비스런 이야기로 호기심만 자극하는 이야기도 아니구요.

작가가 들려주는 진중한 메세지에 귀기울여야 할 이야기랍니다.

이런 무거운 주제를 너무 진지하게만 다룬다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을텐데 참신한 소재와 이야기 전달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동물과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답니다.
 


 

이야기에 집중하게 해주는데 톡톡한 몫을 해 주는 것이 그림입니다.

저도 사실은 그림에 먼저 집중하게 되었는데요.

아이가 손에 끼고 있는 하얀 장갑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림 속 아이가 이 글의 주인공 태준인데요.

심성도 올곧고 동물도 사랑할 줄 아는 착한 아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욕심 많은 사람의 대표가 되어 재물로 바쳐지게 될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건의 중심에는 형민이가 있는데요.

동물도 괴롭히고 친구들도 괴롭히는 못된 친구랍니다.

도대체 형민이와 태준이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이 책에 등장하는 젤로 무서운 인물 사냥꾼입니다.

사냥꾼의 목적은 다람쥐들이 만든 영원한 생명을 가질 수 있는 황금단인데요.

각각의 설정 속에 전하고자하는 작가의 메세지 하나하나가 그냥 가벼이 넘어갈 내용은 아니란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이러한 각각의 상황들이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로 잘 엮여져 있는 구성이 탄탄하고 읽는 맛을 더해 주었습니다.


마지막 여우는 인천에 있는 국립생물자원곤에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죽은 채 발견된 야생 여우였다고 합니다.

가끔씩 박물관에 박제된 동물들을 보면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곤 하는데, 어느것 하나 쉽지 않은 생각들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회피해야만 할 상황은 아니란 생각이 들어요.

마지막 장면에 마주하게된 태준이와 박제된 은빛 여우의 그림을 보면서 가슴 먹먹함이 밀려왔습니다.

반려 동물이란 말로 많은 동물들이 그래도 인간의 보살핌과 사랑 속에 더불어 잘 살고 있는 듯 보이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동물들은 인간의 욕심에 의해 희생되고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비둘기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사람을 보아도 더이상 피하지 않는 비둘기가 괘씸하게 생각된 적이 있었어요.

동물권에 관련된 이야기를 비롯해 <마지막 은빛 여우>와 같은 책을 자주 접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제가 참 거만했구나 싶더라고요.

스스로는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비둘기를 저보다 아래로 생각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미안한 생각이 들었답니다.

관계맺음의  폭은 사람들 사이에서만 있을 것이 아니라 동물들 더 나아가서는 자연과 함께 더불어 잘 살 수 있도록 확장시키고 생명의 가치에 대해 계속하여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인식시켜줘야겠단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보게 되었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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